학고재 갤러리는 4월 13일~5월 15일 진 마이어슨 개인전 ‘노 디렉션 홈’을 연다
작가 진 마이어슨은 잡지, TV 등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사진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왜곡하고 재구성해 평면회화로 표현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4m에 이르는 대작 ‘스테이지다이브(Stagedive)'등 신작 11점을 선보인다.
내용은 찌그러지고 뒤틀려 있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이어진 듯한 도시 풍경들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곡선들과 다양한 색으로 구성된 이미지는 복잡해 보이지만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점을 찾아 헤매게 한다.
작가가 창조한 귀착점을 찾아 떠돌게 되는 세계는 한국에서 태어나 4살에 미국으로 입양된 그의 인생 배경과, 밥 딜런의 노래 가사에서 차용한 제목 전시 ‘돌아갈 집이 없는(No Direction Home)’과 연관돼 있다.
자신이 탄생한 곳에서 그곳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익히며 자라온 사람들과는 달리 예술가로서의 작업 생활과 더불어 이주를 반복해야 했던 그의 인생은 항상 이방인으로서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특별해 보이는 배경을 가진 작가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에서 이방인과 무한한 자유를 선택할 수 있는 경계에서 안주할 곳을 찾아 떠도는 현대인의 이야기다.
섬세한 붓질로 표현된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는 작가의 음악적 취향과 더불어 리드믹컬하고 속도감있게 표현된다. 과학 기술의 영향력이 엄습하는 현대 미술에서 '그린다'는 행위를 유지는 회화가 제시할 수 있는 하나의 새로운 방법으로도 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학고재 갤러리는 진 마이어슨에 대해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현대 장르로서의 회화’를 제시하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사진 기술의 발전과 함께 회화는 잊힐 위기에 놓였던 적도 있었지만, 고유의 물성과 유일성 같은 것들로 그 명맥을 유지한다. 마이어슨은 그 명맥을 굳건히 하는 새 창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