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끝없는 변이와 증식의 메아리, ‘에코시스템: 질 바비에’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4월 13일~7월 31일

  •  

cnbnews 윤하나⁄ 2016.04.25 17:03:03

▲질 바비에, '조용한 남자 -연구/ Still Man – Study'. 유색 천연수지, 58 x 40 x 30cm, 2013.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들 중에는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새롭게 고안해 자신만의 창조적 논리체계를 구축하는 작가가 있다. 특히 남태평양 바누아투 공화국 출신 작가 질 바비에(Gilles Barbier, 51세)는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하나의 생태계(Echo System, 메아리 체계)를 만들어낸다. 


항상 인공두뇌학(Cybernetic)과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았던 질 바비에는 1970년 고안된 존 콘웨이(John Conway)의 소프트웨어 '생명게임(Game of Life)'의 원리를 자신의 작업 체계에 적용했다. 세포 자동자(Cellular Automaton)의 대표적 예인 존 콘웨이의 생명게임은 임의적으로 배열된 세포들이 기본 법칙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 소멸하면서 삶과 죽음 그리고 증식의 퍼즐을 만들어낸다는 개념이다.


▲질 바비에, '생명 게임 The Game of Life'. 마일러에 연필, 포스카펜, 혼합 매체, 각 112 x 105.2cm(6개). 2010-2011.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는 이를 자신이 고안한 동명의 작품(생명게임)에서 실현한다. 일종의 보드게임인 이 작품에는 '인간 주사위'가 등장해 일련의 형태와 사건을 연출한다. 이 인간 주사위는 유명한 소설가 루크 라인하르트를 모델로 했다. 주사위가 나타내는 결과에 따라 모든 결정을 한다는 소설의 주인공처럼, 인간 주사위는 해당 메시지가 있는 체스 판 위의 네모 상자를 찾아 무작위로 작동된다. 길 위 바나나껍질, 지렁이, 뇌 등 미끄러운 것을 떨어뜨리고 갈 수도, 주사위 숫자 알고리즘에 맞춰 이동할 수도 있다. 도착한 장소엔 작가가 고안한 구체적이지 않은 문장이 나타나고 이 문장으로 인해 예술작품이 스스로 만들어진다.


질 바비에는 1992, '생명 게임'의 첫 번째 버전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상징적인 대형 기계 장치를 구상해,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모든 과정에 이 장치를 활용한다. 이 첫번째 '창의적인 기계 장치'를 통해 사전모사 연작이 탄생했다. 1992년 보자르 미술학교를 졸업한 직후 자기만의 작업방식(시스템)을 고안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문장에서 질 바비에는 일요일에 일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일요일은 일반적으로 쉬는 날이기에 그는 창의적이지 않은 작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 사전모사 작업은 일러스트가 들어간 불어 사전을 2m x 2m 크기의 대형 도화지 위에 필사한 것이다.

또한 실수가 생길 때마다 대형 도화지 옆에 마련한 작은 실수 목록에 모든 실수를 별도로 기록했다. 1992년에 시작된 이 작업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현재까지 알파벳 A부터 M 페이지까지 필사했다고 한다.


▲사전 모사 3연작의 설치 풍경.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이렇게 질 바비에는 작품들이 스스로 발전하고 연장되는 것, 즉 자가생성되는 작품을 창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하는 데 집중했다. 이런 장치를 통해 메아리(에코, Echo)를 갖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에코 시스템인 이유가 여기 있다.


▲질 바비에, '질 Gilles(Pawn - The Game of Life)'. 천연수지, 스티로폼, 의류, 액세서리, 유화물감, 104 x 72 x 57cm. 2010.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얼굴을 꼭 닮은 미니어쳐 작품들도 많이 눈에 띈다. 질 바비에는 이렇게 자신의 축소판을 만들어낸 이유를 "다양한 몸으로 다양한 곳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희망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체스의 졸(卒)인 폰(Pwan)이 된 작가의 미니어쳐는 실제로 턱시도, 공주 옷, 하와이 휴양지 셔츠, 기모노, 삐에로 등 다양한 옷을 입고 있다. 이 졸들을 이용해 전시장에 설치된 체스판 위에서 체스 게임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국립현대미술관과 프리쉬 라 벨 드 메가 공동주취한 이번 전시는 413~731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