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대표이사 어진)이 운영하는 비영리 문화공간 갤러리AG가 김서진의 개인전 '랜드이스케이프(LandE-scape)'전을 6월 30일까지 연다.
유년기 시절 갑작스러운 미국 이주로, 이국과 모국 사이에서 혼란을 겪어야 했던 작가는 반복적인 이별과 재회 속에서 끊겨진 시간과 분절된 공간의 감정 조각들을 붙여나가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명은 '풍경(landscape)'을 뜻하는 단어에 '전자(electronic)'를 상징하는 알파벳(E)을 합성한 것이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라는 새로운 전자적 현실에 관한 풍경으로서의 의미이자, 이방인으로서 타국에서 경험한 현실적 경계의 모호함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현실의 풍경과 흡사한, 컴퓨터 게임 속 가상공간을 소재로 한다. 게임 속 가상공간의 풍경은 실제 풍경과도 닮아 있어 현실과 가상세계가 중첩되고 경계없이 넘나들기도 한다. 이 공간 속에서 현대인들은 스스로 위안을 받기도 하고, 다중자아를 경험하기도 한다.
작가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접속가능한 게임의 여러 풍경을 조각내고 재조합해 어딘가에 있음직하지만 존재하지 않으며, 익숙해보이지만 낯선 공간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이번 개인전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회전하는 원형캔버스' 작업이다. 원형캔버스 속 이미지는 반으로 나눠져 있는데, 이 두 공간은 매우 흡사하면서도 상반된 모습이다. 그것은 실재와 실재의 반영(reflection), 즉 허상의 공간을 상징한다. 이 '회전하는 원형캔버스'는 지속적으로 교차하지만 서로 만날 수 없는 두 공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관객이 게임 속 공간이나 장면을 허구적인 공간이 아닌 하나의 특성적 장소로 인지하는 경험을 했으면 한다. 작품을 기존의 산수화나 인상파의 풍경화가 아닌 '관념화'로서 해석해, 우리 삶의 다양한 관계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갤러리AG는 지역주민에게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회사 임직원들에게는 휴식공간과 관람의 장소로 활용할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안국약품이 개관한 감성 문화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