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윤규호 건강 칼럼] 잘못 알고 있는 치과 상식 5

  •  

cnbnews 제487호 윤규호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치과 교수⁄ 2016.06.13 09:42:56

(CNB저널 = 윤규호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치과 교수) 6월 9일은 구강 보건의 날이었다. 젖니를 대신해 평생 사용할 영구치가 6살에 어금니(구치)부터 나온다는 점에서 이날로 정해졌다.

입은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품은 음식물이 들어오는 첫 통로다. 입에서 음식물은 치아에 의해 잘게 다져지고, 혀에 의해 타액과 섞여 소화 작용이 시작된다. 우리 몸은 이렇게 들어온 음식물의 영양소를 통해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입속 건강을 지키는 것은 몸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출발이다. 입속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고,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구강 건강 상식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자연식품 섭취가 입속 건강 돕는다

입속 건강을 지키기는 음식물 섭취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 입에는 ‘자정작용’이라는 좋은 기능이 있다. 씹고 삼키는 등 먹는 것과 발음을 할 때 치아끼리 교합하는 것 자체가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해주는 작용을 한다.

타액은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에 부착되는 것을 막고, 끼인 음식물을 청소하며, 미생물에 의해 분비된 산을 중화한다. 그러나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많이 든 가공식품, 탄산음료 등은 자정작용을 방해한다.

자정작용을 돕기 위해서는 이런 음식을 멀리하고 자연식품과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정제되지 않은 자연식품을 충분한 씹으면 치면을 청결히 할 수 있어 미생물에 의한 우식증(충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건강한 습관이 건강한 치아 만든다

입속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또 중요한 것이 구강 청결이다. 충분하고 바른 잇솔질로 치태를 제거하고 항상 구강을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면 치아우식증(충치)을 예방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잇몸은 칫솔의 자극을 받아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각질층이 발달해 치은염과 치주염에 대한 저항력도 생긴다.

잇솔질은 음식물을 섭취한 직후에 3분 이상 충분히, 잇몸과 치아 사이에 끼인 음식물과 치태를 수직 방향으로 쓸어내리듯 닦아줘야 한다. 치아 겉면뿐 아니라 안쪽 면도 세심히 닦아줘야 하며, 입천장과 혀도 깨끗이 해야 한다. 치아 사이 음식물이 깨끗이 제거되지 않을 때는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 치료는 치아 및 잇몸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사진 = 인제대 백병원

치석은 치태에 타액과 치은 열구액(잇몸과 치아 틈에서 분비되는 액)에 있는 무기질이 치아에 침착돼 돌처럼 끼인 것을 말한다. 치석은 치주염의 주된 원인이 된다. 치석은 잇솔질로 제거되지 않으며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받아 제거해야 한다. 올바른 잇솔질과 정기적인 스케일링 치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치아와 잇몸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정기적 치과 검진은 선택 아닌 필수

대개 치아나 잇몸에 문제가 생겨도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감이 계속돼 치과를 찾을 때는 이미 치아를 보존하기에 늦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치아와 잇몸의 청결이 잘 유지되지 못하는 부위나 병변이 시작되는 부위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확인해야 한다.

또 필요한 치료를 그때그때 받고, 올바른 잇솔질과 구강 관리에 대한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아이의 경우에도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혼합 치열기 때 부정교합의 가능성을 미리 발견하고 적절한 조처를 해주기 위해 정기적 치과 검진이 필요하다. 


잘못 알고 있는 구강 상식 5가지

① 임신 중에는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의 위험성, 후기에는 조산의 위험성으로 인해 응급 치료를 제외하고는 치료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줄어드는 중기에는 대부분의 치과 치료가 가능하다.

임신 중에는 입덧에 의한 잇솔질 횟수 감소와 호르몬 변화로 치은염과 치주염이 잘 생긴다. 충치에 의해 생기는 염증이나 치은에 생기는 염증을 방치하면 이차적으로 더 큰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이것이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치과적인 문제가 있는 상태라면 비교적 안정된 시기인 임신 중기(3~6개월)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안전하고 건강한 임신 기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② 스케일링을 하면 이가 깎여나가 시리고 틈새가 벌어진다?

스케일링은 초음파 스케일러로 치아에 붙어 있는 세균 덩어리인 치석을 제거하는 치료다. 건강한 치아는 단단하므로 스케일러의 진동으로 깎여나가지 않는다. 만약 치아가 스케일링으로 깎여나간다면 충치에 의해 치아가 연화된 상태이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이가 시린 것은 치아에 붙어 있던 치석이 제거되면서 치면이 노출돼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기 때문이고, 염증으로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근이 노출돼 나타난다. 이 사이가 벌어진 것 같은 느낌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이런 증상들은 일시적이다. 이런 불편감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석 제거를 하지 않는다면 모르는 사이에 치주염이 많이 진행될 수 있다.

③ 유치는 영구치로 대체되므로 치료할 필요가 없다?

유치는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보존하고 영구치가 제자리로 올라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 씹는 활동을 통해 턱뼈와 주변 근육의 성장 발달을 촉진하므로 영구치 교환 시기까지 유치를 보존해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만약 심한 우식증이나 외상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유치를 일찍 발치했다면 그 공간을 유지시키기 위한 공간 유지 장치가 필요하다. 영구치열이 완성될 때까지 주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입속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몸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 사진 = 인제대 백병원

④ 잇솔질은 세 끼 식사 후에만 하면 된다?

음식물은 우리 몸의 에너지가 되기도 하지만 구강 내 세균의 영양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는 구강 내 세균 수가 증가한다. 이것들이 끈적한 글루칸이라는 물질에 의해 치아에 달라붙어 충치와 잇몸 염증을 일으킨다.

잇솔질은 이렇게 치아에 달라붙은 치태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꼭 세 끼 식사뿐 아니라 음식물을 섭취하고 난 후라면 반드시 하는 것이 좋다.

⑤ 잇몸 질환은 잇몸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잇몸 염증은 잇몸에 있는 치태와 치석이 주된 원인이다. 일부 잇몸 약에는 비타민과 소염제 성분이 있어 일시적으로 붓고 피나는 증상을 가라앉힌 것 같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잇몸 약은 항생제가 아니므로 세균을 죽이는 작용이 불가능하다.

잇몸 약의 소염작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거나 소실되면 병원을 찾지 않게 되기 때문에 적절한 처치를 받을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잇몸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낫지 않아 치과를 찾았을 때는 치료 시기를 놓쳐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잇몸 염증이 경증으로 치료가 가능할 때 치과를 찾아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를 받아 증상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 박재안 치과 교수)

(정리 = 안창현 기자)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