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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바톤, 텍스트의 재창조 펼치는 고산금 작가 작업 소개

'오마주 투 유 - 자본과 사랑'전을 7월 2일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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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8호 김금영 기자⁄ 2016.06.13 15:19:23

▲고산금 작가.(사진=갤러리바톤)

그저 빽빽해 보이는 텍스트. 이 텍스트가 고산금 작가의 화면 위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창조됐다. 갤러리바톤이 고 작가의 개인전 '오마주 투 유 - 자본과 사랑'을 7월 2일까지 연다.


작가는 텍스트, 보다 엄밀하게는 개별 인간의 사유를 사회 관습적 체계 안에 규정시킨 '인문과학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글자의 수와 글자들 사이의 간격을 기준으로 4mm의 인공구슬을 일일이 손수 패널 위에 배치한다.


그리고 텍스트는 작가에 의해 차용과 변형의 단계를 거치면서 본래의 의미 전달의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 다만 시각에만 반응하는 구조주의적 작품으로 탈바꿈한다. 시각적 조형성과 심미성이 부각되는 것.


갤러리바톤 측은 이에 대해 "차용된 텍스트와의 의미론적-관념적 관계에서 일종의 종결 선언과도 같다"며 "진주구술로 옮겨진 텍스트는 인간의 시각에 기반을 두고 반응하는 보편적이고 중립적인 일종의 새로운 차원의 언어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고산금, 'GB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2'. 4mm 인공구슬, 접착제, 아크릴릭 페인트, 나무 패널, 162 x 116 cm. 2016.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 스위스)는 "기표(signifier)와 기의(signified)의 관계는 자의적(arbitrary)"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처럼 실제 사물과 자의적인 관계를 형성하던 텍스트들은 작가의 작품화 과정을 통해 인공 진주의 군집 형태로 변환된다. 오직 좌표와 단어 개수의 정보만을 남길 뿐이다. 관람객들은 이 화면을 보고 원천이 됐던 텍스트를 짐작하게 된다.


이번 전시 제목인 '오마주 투 유 - 자본과 사랑'은 자본 소득의 실체와 경제적 불평등 현상에 대한 심층 분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서 출발했다.


고리오 영감(발자크),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 등 이 서적에서 언급된 19세기 리얼리즘 소설 중 현대 사회의 자본의 흐름과 일맥상통하는 페이지를 선별해 이를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는 "자본에 대해 인간과 사회가 견지해 왔던 관점을 내 방식대로 환기시켜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갤러리 바톤 측은 "동시대를 살아간 대문호들이 관찰한 돈에 얽힌 인간사와 사회적 함수 관계에 대한 묘사는 작가를 거쳐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는 인공 진주의 연속된 행렬로 표현된다"며 "좌표와 개수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부여받은 단어와 문장들은 현대 사회에서 유동적인 재화가  존재하는 구조적 방식과도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엄밀히 매개의 수단에 불과한 자본의 비정상적인 증식과 침투, 비물질적 주체가 가진 비이성적인 권력의 심화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은연 중에 내포한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회화과 학사와 미국 프랫 대학교(Pratt Institute)에서 미술 석사(MFA)를 마치고 국립현대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성곡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가졌다.


▲고산금, 'GB 경향 신문(The Kyunghyang Shinmun)'. 4mm 인공구슬, 접착제, 아크릴릭 페인트, 나무 패널, 60 x 87 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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