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경쾌한 컬러밴드 작업으로 알려진 하태임 작가의 21번째 개인전 '하태임되기 2'가 7월 8일까지 에이루트 아트플랫폼에서 열린다.
'하태임되기(Being HA TaeIm)'란 전시 타이틀은 영화 '존 말코비치되기(Being John Malkovich)'가 모티브다. 이 영화는 머틴 - 플래머 빌딩의 7과 1/2층에 있는 통로로 사람이 들어가면 존 말코비치의 두뇌에서 15분 동안 머물 수 있다는 설정을 가졌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관람자들이, 마치 작가 하태임의 머리 속에 들어오는 듯한 구성을 취한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통해 작가 하태임의 생각과 시야를 느껴보자는 취지다.
작가는 "나의 작업은 단위체인 컬러밴드들이 서로 중첩될 때 발현되는 사이와 사이에서 빚어지는 틈새의 빛깔들을 유도한다. 파랑과 빨강 외의 맑고 투명한 보색 대비와 유사 대비를 통해, 패턴이 배열되면서 일어나는 틈새를 연출함으로써 색과 색이 충돌하고 흡수되는 사이를 표현한다"고 자신의 작업을 설명했다.
이어 "이들의 틈새 연출 방식들은 모두 그리는 행위를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중첩과 교차, 그리고 병렬에 의해 처음의 것들이 해체되고 흔적으로 잔존되는, 요컨대 그리기와 지우기의 간극(crack)을 연출하는 데 목표를 둔다"고 밝혔다.
작업은 색이 중심이다. 작가는 "나의 그림에서 색은 생명이며 동시에 빛이다. 색은 컬러밴드(색띠)라는 단위요소로 화면에서 유동하며, 존재로서 빛이 나기를 희망한다. 색의 형태는 신체의 자연스런 행위를 담고 유연한 만곡패턴들로 화면에서 방향성과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에이루트 측은 "하태임은 그리는 행위 자체를 그리는 작가다. 지우는 행위가 남긴 흔적을 작품에 담아 새로운 그리기로 전환시킨다"며 "이 작품들은 자신 안으로 들어와 시야를 공유하자고 감상자들을 이끈다. 하태임 회화가 제공하는 암시와 은유 속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하태임 작가와 서수한밴드의 협업 '쓸모있는 회화2'도 선보인다. '화가가 액자를 만들고, 그 액자에 끼워지는 작품이 관람자라면 어떨까'라는 의도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하태임의 컬러밴드가 '쓸모있는 회화'와 결합한 작품은 총 10개의 에디션으로 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