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북촌에 있는 원앤제이갤러리는 7월 28일~8월 18일 퍼포먼스 형식의 전시 ‘떨어지는 계란’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 조은지는 10명의 퍼포머(공연하는 사람)와 함께 네 개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세 개의 방에서 한 무리 또는 개인에 의해 각각의 퍼포먼스가 동시에 시작된다. 갤러리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은 계단을 내려갈 것인지, 올라갈 것인지, 머물러 바라볼 것인지, 움직이며 관람할 것이지 선택해야 하며, 그 선택에 따라 보여지는 퍼포머의 움직임은 달라진다.
조은지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떨어지거나 가라앉는 죽음들’이라고 본다. 그는 그 사건들이 갖는 원인에 주목했다. 낙하하는 사건들은 표면에 드러나는 원인과 달리 보이지 않는 의문스러운 무엇에 의한 작용처럼 보였다.
관객에게 퍼포머 10이 진흙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행위는 계란이 떨어지는 명확한 원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사건의 결말일 뿐이다. 작가는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의 섞이고 해체되는 과정, 주변과의 상호작용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이경민 큐레이터는 “관객들이 방을 돌아다니며 퍼포먼스를 감상하면 진행되는 행위의 새로운 시작 지점이 끊임없이 생성된다. 더불어 한 시간 반 동안 각각 반복되는 퍼포먼스는 연속적일 것이라 짐작되지만, 반복될 때마다 달라지는 퍼포머의 호흡 길이의 차이로 인해 매번 새롭게 보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퍼포머들이 사라진 공간에 남겨진 소리와 사건의 흔적들(하얀 모래 위에 남은 손자국들, 진흙이 남긴 흔적들, 양동이 속 흙탕물, 엷은 발자국)은 그 전의 과정을 상상할 수 있는 장치가 돼 움직임을 유추하고 생각을 다른 생각에 연결 짓도록 유도한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