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가 이후창이 장은선갤러리에서 개인전 '일루션(Illusion)'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얼음처럼 투명한 유리조각으로 만든 신작 20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구조적 형태의 조각 작업을 한다. 깨지기 쉬운 유리로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만큼 작품들은 견고한 외양을 드러낸다. 꾸준히 유리작업을 해 온 작가는 재료의 물성을 파악해 다채로운 작품들을 빚어낸다. 단순히 유리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게 아닌, 재료 물성을 활용한 철학적인 작품들을 구상하고 만든다.
그 결과로 탄생한 작품들은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조형이 특징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형태를 수직으로 쌓이면서 연출되는 형상이 눈길을 끈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관람자를 비롯해 주변 풍경이 작품이 비쳐진다. 이 작품 표면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형상들은 전시명인 '일루션'과도 연결된다. 즉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이와 관련해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이후창 작가의 작업은 바로 진아(불교에서 말하는 나라는 진정한 실체)를 향한다"고 평했다. 작품이 주변의 모습을 반사하거나, 재료가 같은 재료를 품어내며 만들어 내는 다채로운 조형들은 보물찾기처럼 새로운 실체를 찾아내는 재미를 준다. 전시는 8월 24일~9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