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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와 시간 속 당신은 무슨 이야기를 만드나요?

누크갤러리, 강연미-권도연 '두 겹의 대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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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9호 김금영 기자⁄ 2016.09.01 16:05:15

▲강연미, '-10°C'. 브로치, 92.5 은, 동, 칠보, 88 x 70 x 20mm. 2016.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같은 장소와 시간을 공유해도 모든 이들의 기억은 자신의 의지대로 다르게 기록되기 마련이다. 여기 작은 입체공간에, 그리고 고요한 평면 위에 이야기를 만드는 두 작가가 있다.


누크갤러리가 강연미, 권도연 작가의 2인전 '두 겹의 대화'를 9월 8일~10월 1일 연다.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에서 시작해 보편적인 이야기까지 풀어낸다. 그리고 또 관람객들은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기억 조각들을 끄집어내 각자의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이번 전시다.


강영미가 만드는 작은 입체공간은 작가의 개인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간간이 찍어 핸드폰에 저장한 사진 등을 보며 작가는 자신의 불확실한 기억과 실제와의 차이를 느꼈다. 기록의 성격을 지녔던 이 사진은 여러 제작 과정을 거치며 처음 의도된 이미지에서 벗어난다. 마지막에는 뜨거운 가마 속 칠보 위, 즉 장신구에 전시된다.


이렇듯 첫 이미지와 달라진 사진의 모습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왜곡되는 우리의 기억과도 닮았다. 지나치며 봤던 한남동 거리의 풍경이 더운 여름날 오후를 연상시키는 '한남동, 여름', 그리고 '30분전'의 도로변 속도제한 표지판은 30분 전 지나친 기억을 더듬게 한다. 이 모습들은 100mm 길이와 40mm 두께보다 작은 장신구 위에서 끝없는 생각과 의미를 전개한다.


▲권도연, '개념어사전 # 환절기'. 피그먼트 프린트, 105 x 105cm. 2014.

권도연의 '개념어 사전' 시리즈는 형상가 의미를 감추고 있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꼭 고요한 머릿속을 스치며 드러나는 아련한 기억 같다. 작가는 버려져 더 이상 본래의 기능을 하지 않는 사전에서 몇 개의 단어와 도표만을 남긴다. 수많은 단어를 품었던 사전은 작가에 의해 새로운 단어와 의미를 부여 받는다.


사전 갈피갈피 존재를 드러내는 아주 작은 이미지들은 잘 살펴보면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이토록 숨은그림찾기처럼 흔히 봐서는 지나칠 수 있었던 이야기들에 접근해 그 존재를 확인하는 작업에 집중한다. 거기서 또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누크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에서 어느 순간의 기억 한 조각과 또 다른 기억의 부분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 작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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