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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세상에 김정향 작가가 내놓은 '수건 손 눈 숟가락'

갤러리 담서 치유와 회복 의미 담은 작품을 11월 21~30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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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11.18 10:26:10

▲김정향, '타니산 견문록 - 새로 짠 수건'. 옻칠 종이에 채색, 106 x 91cm. 2016.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챙기기에도 부족한 세상이다. 주위를 둘러보기 힘들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적, 더 나아가서는 공격적인 태세까지 갖춘 사람들이 많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고 강요하는 세계에서 남을 짓밟고 살아남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데 이런 이기적인 세상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이야기하는 전시가 있다. 김정향 작가가 갤러리 담에서 개인전 '수건 손 눈 숟가락 - 타니산 견문록'을 11월 21~30일 연다.


작가는 그간 작업에서도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위로와 치유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2006년 '환상목욕탕 기행'에서는 대가성의 치유가 아닌, 무조건적인 위로와 치유가 이뤄질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을 끌어왔다.


▲김정향, '타니산 견문록 - 눈 열매만 먹는 새'. 장판지에 채색, 나무와 유리, 25 x 25 x 61cm. 2016.

2015년 '조력자들의 밤'에서는 이야기가 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여성의 몸으로 이 세상을 살며 겪어야 했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경험들이 녹아들었다.


그리고 이번엔 더 현실적인 소재들을 다루는 '수건 손 눈 숟가락'이다. 모두 일상의 보편적 사물들과 신체 이미지다. 그런데 그냥 이 소재들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과거 동서양의 신화와 유물들의 상징을 엮는다. 적극적인 치유와 환상의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새로운 시도다.


작가는 작업 노트를 통해 "모두가 무조건적으로 '먹이고 재우고 배설물을 치워주고 닦아주고 씻어주고' 하는 행위를 통해 타자를 보살피고 안정을 제공하는 조력자가 되기보다는 타인의 조력을 받기를 더 원한다. 이에 상응하는 대가가 없다면 조력의 손은 더욱 찾기 힘든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타자와 끊임없이 얽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그 힘으로 살아간다. 조력의 교류는 반드시 사람과 사람, 면 대 면의 상황이 아닌 예술 작업을 매개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향, '타니산 견문록 - 숟가락 2'. 옻칠 종이에 먹, 37 x 61cm. 2016.

작가의 이 생각은 헛된 상상에 그치지 않고 화면 위에 보다 구체화된 상태로 드러난다. 인간적 따스함이 어우러지는 교류의 현장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일련의 연작들을 통해 각자 마음 깊이 뿌리 박혀 있던 개개인의 아픔과 외로움과 고민을 아무런 편견과 의심 없이 떨어내고 함께 치유와 회복을 이뤄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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