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별 이어도’는 6권의 시집을 내며 제주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쳐온 김병심 시인의 첫 창작 동화집으로서 시인의 고향 사계리 바다 너머에 있다는 전설의 섬 이어도를 소재로 한 중편동화다. 사진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하는 안민승 작가의 작품과 함께 선보인다.
제주 바닷가 마을에 사는 소녀 별이와 돌고래 인형 파랑이의 우정을 중심으로 평생 물질을 한 해녀인 소녀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어도에 관한 전설과 젊은 세대인 이모들을 통해 듣는 현재의 제주와 바다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동화 안에서 이어도는 현실의 젊은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묘사와 맞물려 전설처럼 마냥 이상향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소녀 별이에게 들리는 이야기들은 제주가 맞닥뜨린 군사기지 같은 문제나 바다가 품은 아픔인 세월호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동화의 형식 그리고 캔버스의 질감이 느껴지는 안 작가의 따듯한 색감의 그림은 오히려 담담한 위로로 다가오는 듯하다.
결국, 이어도의 전설과 현실의 이야기가 겹쳐 끝나며 결국 별이와 파랑이의 인연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힌트를 통해 저자 김병심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소중함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하면 알게 되는 것, 그것을 우리는 인연, 혹은 운명이라 부른다. 바다별 이어도에서부터 시작된 소녀와 돌고래 인형과의 별처럼 빛나는 사랑과 우정을 공감할 수 있다면, 바다 속에서 별처럼 빛나는 섬 이어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병심 지음, 안민승 그림 / 1만 원 / 파우스트 펴냄 / 80쪽
김연수 breezeme@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