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소울아트스페이스는 개관 11주년을 맞아 기념전시 '예술가의 눈'을 12월 2일부터 연다.
'예술가의 눈'은 소울아트스페이스가 개관한 이래 지난 11년간 선보인 170여 회 전시를 아우르고자,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김경민, 김정수, 안성하, 한성필, 황선태 작가를 초대했다.
조각가 남편 그리고 세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작가 김경민은 소소한 일상 속 기쁨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는 한 가족이 한쪽 팔과 유쾌한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좋은 하루! 굿 데이(good day)!'라고 외치는 조각상을 출품했다.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도 작가 특유의 따뜻한 정서와 친밀함 그리고 행복이 돋보인다.
작가 김정수는 커다란 바구니 위로 소복하게 담긴 진달래 꽃잎 작품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로 떠난 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그는 어린 시절 진달래 꽃잎을 뿌리면서 자식을 축복하던 어머니의 기억을 담아 해당 시리즈의 작품을 시작했다. 온화한 진달래 빛을 통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며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의 사랑과 희망 그리고 축복의 메시지를 작품에서 읽을 수 있다.
안성하 작가는 사탕, 담배꽁초, 코르크 등을 확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해 그린다. 실제보다 과장돼 보이는 흰 배경 위 투명한 유리잔 속에 담긴 색색의 사탕을 통해 작가는 달콤함이 주는 순간의 행복과 그 이면의 고통, 중독성을 이야기한다.
한성필 작가는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을 복원하기 위해 설치한 실물 크기의 가림막을 발견하고, 실재와 재현의 경계를 혼동했던 경험을 통해 파사드 연작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정교하게 재현된 가림막을 촬영해, 현재와 미래 사이의 미묘한 공간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황선태 작가는 창문을 통해 유입된 빛과 그림자를 표현해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나른한 오후를 표현한다. 불투명하고 매끈한 회색 유리 위로 나타난 모던한 초록색 윤곽선이 인상적이다. 작품의 스위치를 켜면 작품 전체에 은은한 빛이 들어와 따뜻한 입체적 공간감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