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다른 꽃 모양을 한 주황색 투명 아크릴이 빛을 투과하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대안공간 루프 지하 전시장에 설치된 이 작품 제목 ‘하나비(花化)’는 일본어로 불꽃놀이를 뜻한다. 어두운 밤하늘의 화려한 불꽃놀이처럼 작품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황홀경을 선사한다.
신진작가 이소윤의 개인전 ‘화화 花火 火花’이 대안공간 루프에서 진행 중이다. 이소윤의 이번 전시는 소통의 한계와 딜레마를 이야기하던 이전 작업이 되레 또 다른 오해와 난독을 낳은 것에 대한 자기성찰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소통의 극치’ 상태에 대해 온갖 꽃과 보석으로 휘황찬란하게 장식돼 삼라만상이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뜻하는 불교 용어 ‘화엄(華嚴)’을 떠올렸다고 한다. “마치 야생화의 군락지와 같이 오만가지 꽃들이 어떠한 우열과 갈등 없이 각각의 고유성을 간직한 채, 상생하며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을 시각화해 조화와 소통의 최상의 경지를 표현했다.
전시장에는 설치 작품 ‘하나비’ 이외에도 △거울 표면 위에 글을 덮어써 읽을 수 없는 ‘사랑할수록 더 멀어져간다’ △수만 가지 꽃들을 배열해 만든 만화경 이미지 ‘아름다운 엔딩 위하여’ △무지개의 7가지 색을 각 한 점마다 담은 회화 작품 ‘유 아 올 파트 오브 더 세임 레인보우(You are all part of the same rainbow)’ 등 다양한 평면 작품을 1층과 지하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2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