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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화 된 젊은 일본의 초상… 갤러리 페로탕, Mr. 개인전 ‘도쿄, 해질 무렵, 내가 아는 도시: 허전한 내 마음과 같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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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12.08 11:29:50

▲Mr.의 서울 전시 아디디어 스케치. (사진=갤러리 페로탕)


팔판동의 갤러리 페로탕 서울은 12월 15일 일본의 네오팝 아티스트 Mr.(미스터)의 다섯 번 째 개인전 ‘도쿄, 해질 무렵, 내가 아는 도시: 허전한 내 마음과 같은’을 연다. 

최근 도쿄의 긴자에서 선보인 패션 브랜드 구찌(GUCCI)와의 협업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서울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Mr.의 설치 작품은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의 어셈블리지(assemblage)와 이탈리아의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에 영향을 받은 작가의 은밀하고 상상력 넘치는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해질 무렵의 도쿄 풍경을 배경으로 어린 소녀들의 얼굴들이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 어수선하게 흐트러진 공간 여기저기에 보인다. 

갤러리 측은 그의 작품이 “오타쿠 문화에 대한 집착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2011년 전국을 강타한 쓰나미와 지진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의 재난을 겪은 전후 일본의 상황에 근거한다”고 전한다. 2014년 미국 시애틀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리브 온: Mr.의 일본 네오팝’의 핵심 작업이었던 ‘나에게 당신의 날개를 주세요: 다르게 생각하기’는 평화롭고 질서있어 보이는 국가의 겉모습 뒤에 일본 시민들의 정서에 잠재되어 있는 불안과 혼돈에서 비롯한 작품이다. 전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무질서와 엔트로피는 이러한 문제적 상황을 반영한다. 

교복을 입고 있는 실물 크기의 소녀상은 이와 같은 혼돈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서있다. 소위 ‘모에(萌え, 일본어로 '싹트다’라는 표현이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등의 캐릭터에 대한 사랑이나 호감을 말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소녀상은 작가의 ‘오타쿠(御宅, 마니아 수준을 넘어 한 분야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사람)’적 정체성을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소녀상과 같이 선보이는 밝고 활기찬 소녀들의 얼굴 그림 시리즈는 영수증 종이 위에 만화 캐릭터들을 그리곤 했던 작가의 초기 시절에 대한 존중을 표하고 있다. 당시의 경제 성장과 소비주의의 급속한 성장을 반영하는 초기 작품들은 Mr.의 필연적인 팝아트로의 진출과 함께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위상이 일본 현대사회에 대해 언급하는 지적인 예술형식으로 부상했음을 말해준다.  

작가에 따르면, 만화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현실적인 문제로부터의 자유, 보다 밝은 미래에 대한 상징, 본연의 젊음과 힘은 심각한 상실과 무기력함 속의 삶에 대처하기 위해서 어떤 형태(종교, 공상과학 등)의 내러티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갤러리 측은 “어린아이 같은 주제와 설치 작품 이면에 감추어진 메시지의 진지함 사이의 충돌은 관객들이 소비하고 숙고할 만한 시각적으로 생생하고 매력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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