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김금영 기자) 정유년. 빨간 색을 뜻하는 정(丁), 그리고 12간지 중 닭을 뜻하는 유(酉)가 만나 ‘붉은 닭’의 해를 열었다. 닭은 예로부터 어둠에 광명을 불러오는 존재였고, 12간지 동물 중 유일하게 날개가 있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심부름꾼이자, 액운을 물리치고 행운을 부르는 동물이었다. 이에 붉은 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내세운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설을 맞아 선물이나 이벤트 등 고객들의 눈길을 끌려는 마케팅이 커피 업계에서도 한창이다.
스타벅스 “디자인과 내구성 갖춘 제품에 럭키백까지”
스타벅스는 요즘 커피를 마시려는 손님뿐 아니라 쇼핑을 하러 오는 사람들로도 붐빈다. 이들이 주목하는 건 귀여운 닭 모양의 머그컵, 닭 그림이 입혀진 텀블러, 토트백 등 총 23종의 상품이다. 특히 인기가 많은 건 달걀 형태의 몸통에 닭의 머리가 뚜껑으로 씌워진 머그컵. 이밖에 심플한 형태를 좋아하는 고객을 위해 머그에 닭 그림이 그려진 상품도 있다.
매년 초 12간지 관련 상품을 소개해 온 스타벅스가 올해 정유년을 맞아 붉은 닭을 모티브로 한 한정판 상품을 내놓았다. 고급스러운 색감으로 붉은 닭을 멋스럽게 표현하는 동시에 정유년 새해의 시작을 축하하는 의미도 담았다.
특별히 이번엔 디자인과 내구성에 신경을 기울였다. 스타벅스 측은 “글로벌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매장이 있다. 각 매장은 그 나라의 특색과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 닭 MD 상품은 12간지의 이야기가 보편적인 아시아 지역에 출시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스타벅스코리아는 공통 디자인 비율 20%, 자체 디자인 80% 비율로 이번 상품 디자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국내 고객의 취향 및 선호도를 반영하기 위해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디자인 팀이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 귀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위해 기획 및 준비 과정을 약 1년 정도 거쳤다”고 밝혔다.
닭 머그는 불티나듯 팔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품 관련 정보를 구하는 글들도 속속 보인다. 스타벅스 측은 “12간지를 주제로 한 다른 시즌 때보다 올해의 닭 MD 상품이 유독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짚었다. 이어 “스타벅스의 고객층 중 약 70~80%가 20~30대 여성으로 비율이 높은데, 이 고객층이 상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이 예쁜 이유도 있지만, 상품 내구성에 있어서도 호평이 많다. 스타벅스는 커피 관련 상품을 한시적이 아니라 꾸준히 제작해 왔다. 제작 노하우도 쌓이고, 여기에 고객의 신뢰도 쌓이다보니 꾸준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설을 대비해서는 럭키백이 설 선물로 주목받았다. 스타벅스는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된 럭키백을 2007년부터 매년 꾸준히 선보여 왔는데, 올해 럭키백에는 인기 상품인 닭 MD 상품을 포함시켰다. 복주머니 형태의 파우치, 손잡이 부분을 붉은 닭으로 멋스럽게 형상화한 머그 리드, 워트 보틀 등의 신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스타벅스 측은 “신년 선물로 럭키백 또한 반응이 좋았다. 1월 12일 출시 당일 1만 2000개가 모두 완판됐다”며 “실용성과 예쁜 디자인을 모두 갖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차별화”
CJ 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붉은 닭(rooster)을 모티브로 한 ‘루스터 컬렉션’ 제품 8종을 선보였다. 텀블러, 머그컵, 파우치 등 한정판 MD제품을 출시했다.
특별히 이번 컬렉션은 피규어, 깃털 패턴 등 제품별 각기 다른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루스터 텀블러는 귀여운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닭과 병아리가 함께 노니는 모습이 텀블러에 담겼다. 또한 깃털(feather) 이미지를 패턴화한 패더 텀블러까지 2가지 종류를 갖췄다.
커피 혹은 차(茶)를 넉넉히 담을 수 있는 패더 머그컵은 입체적인 느낌을 더했다. 컵 뚜껑에 닭 모양의 작은 피규어가 달렸는데, 이를 손잡이로도 사용할 수 있다. 파우치도 마련했다. 입체적인 깃털 패턴이 돋보이는 작은 가방인 루스터 파우치는 100% 면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투썸플레이스 측은 “행운 가득한 2017년을 시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루스터 컬렉션을 출시했다”며 “올해를 상징하는 붉은 닭 디자인을 제품에 반영해 신년 맞이 선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엔제리너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
엔제리너스는 2015년 양 머그를 시작으로 12간지가 들어간 MD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새해 희망 메시지를 담은 머그 2종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머그 2종은 2017년 정유년을 상징하는 행운의 붉은 닭을 모티브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담았다. 또한 여기에 희망찬 캘리그라피 ‘그대는 꽃입니다’와 ‘수고했어 오늘도’ 문구를 삽입해 따뜻함까지 담아냈다.
엔제리너스는 합리적인 가격을 강조했다. 엔제리너스 측은 “머그 가격을 5000원으로 책정했다. 타 MD 상품들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 받고 있다”고 밝혔다. 출시된 머그는 현재까지 총 총량 대비 78%가 팔리는 등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이벤트를 함께 진행 중이다. 제조 음료 1만 5000원 이상 구매, 또는 엔제리너스커피 앱카드 3만 원 이상 충전 시 머그를 무료로 증정하는 ‘신년머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프로모션은 1월 31일까지 운영된다.
엔제리너스커피 측은 “행운을 부르는 붉은 닭과 함께 2017년 정유년은 행복하고 희망적인 새해가 되길 하는 바람으로 신년 머그를 실속 있는 가격으로 준비했다”며 “엔제리너스커피와 함께 행운 가득한 2017년 맞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커피빈 “실용적 용도의 세뱃돈 봉투”
타 커피 브랜드가 머그, 텀블러 등 상품 출시에 집중했다면 커피빈은 세뱃돈 봉투 마케팅에 닭 이미지를 결합시켰다. 커피빈코리아는 정유년을 맞아 이색 세뱃돈 봉투 세트를 출시, 전국 300여 개 커피빈 매장에서 한정 판매를 진행 중이다.
‘2017 세뱃돈 봉투 세트’는 커피빈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품이다. 봉투 종류는 ‘큐트 화이트’와 ‘퍼플 다이아’ 두 가지다.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큐트 화이트 봉투는 정유년 붉은 닭을 주제로 귀여운 이미지의 달과 병아리 캐릭터를 삽입해 동심을 자극한다. 여기에 커피 원두와 눈꽃 모양이 어우러진 앙증맞은 패턴도 더해져 특히 아이들과 젊은 연령층이 좋아할 수 있게끔 디자인했다.
퍼플 다이아 봉투는 좀 더 높은 연령층을 공략했다. 높은 닭의 벼슬에서 모티브를 딴 기하학 형태의 독특한 패턴이 특징이다. 봉투 앞뒷면에 새겨진 패턴은 세련미를 더해 어른들에게 전하는 세뱃돈 봉투로 추천한다. 또한 두 종의 봉투 각각에 금전과 행운을 상징하는 금박과 은박 코팅을 포인트로 입혔다. 이는 붉은 닭이 지닌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봉투를 질감과 광택력이 뛰어난 수입지로 제작해 쉽게 찢어지지 않게끔 신경을 썼다.
커피빈 측은 “구정을 맞아 세뱃돈을 넣을 봉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워낙 천편일률적인 흰 봉투가 많다. 이 가운데 이색적으로 자신만의 컬러나 개성을 넣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니즈(needs)가 눈에 띈다. 그래서 올해 특별히 세뱃돈 봉투를 선보이게 됐다. 머그나 텀블러 등 상품 출시가 주로 이뤄지는 커피 업계에서도 이색적인 기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봉투 디자인은 닭의 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리고 여기에 커피빈을 상징하는 퍼플 컬러를 넣어 세련된 봉투를 디자인 했다. 예쁜 디자인과 실용적인 가격에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다”며 “이번 구정 때 커피빈의 이색 세뱃돈 봉투를 주고받는 모든 이들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파스쿠찌 “두자 작가와의 스토리 입은 아트 컬래버레이션”
SPC그룹의 파스쿠찌는 닭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기획으로 눈길을 끈다. 일명 ‘행복이 복(福)닭복(福)닭’ 이벤트로, 신진 작가 두자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거쳤다.
SPC그룹은 재능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고객들에게 감각 있는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디자인 컬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 일환이 지난해 1월 선보인 ‘보(BO)원숭이’와 5월 선보인 ‘베어브릭’ 협업 제품이다. 보 원숭이는 신진 작가 정웅이 알파벳 ‘BO’를 원숭이 얼굴 모양으로 형상화해 창작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일본 메디콤 토이사에서 2001년 출시한 곰 모양의 장난감 베어브릭과도 협업을 통해 베어브릭 디자인을 적용한 특별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올해엔 세 번째 프로젝트로써 정유년을 맞아 두자 작가와 닭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내세웠다.
두자 작가는 ‘마이 몬스터(My Monster)’라는 의미를 지닌 마몬 캐릭터를 ‘아트토이 컬처 2016’에서 선보인 바 있다. 늘 동일한 표정과 독특한 헤어스타일, 통통 튀는 색감, 통통한 엉덩이, 그리고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외형이 특징이다. 마몬은 ‘모든 사람은 미쳤다. 다만 그 모습을 다 받아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뿐이다’라는 메시지를 가졌다.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차마 밖으로 잘 내놓지 못하는 사랑스러우면서도 거친 내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회 속 숨어있는 별난 문화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캐릭터다. 한 마디로 가식 없이 진실하면서도 가끔은 신나게 미친 짓도 할 수 있는 캐릭터.
이 마몬 캐릭터가 SPC그룹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기존 마몬 캐릭터는 머리에 장식물이 있었는데 정유년을 맞아 닭이 모티브가 되면서 볏을 달았다. 그리고 브랜드를 나타내는 의상을 입혔다. 캐릭터도 다양화 됐다.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찌, 잠바주스, 삼립, 빚은 등에 맞춰 7가지 캐릭터가 탄생했다. 캐릭터의 이름은 각 브랜드의 줄임말인 파바, 베라, 던도, 파쿠 등으로 지어졌다. 이 캐릭터들은 각 브랜드의 대표 홍보대사와도 같다. 신년 메뉴 소개에도, 홍보 포스터에도, 브랜드 소개 영상에도, 종이컵에도 얼굴을 비춘다.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에 스토리까지 부여해 흥미를 끈다. 예컨대 파스쿠찌를 지키는 파쿠의 경우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돌아와 현재 무직 상태다. 파바로티를 존경하며 3단 고음 ‘꼬끼오’ 창법으로 돼지 멱을 딴 이력이 있다. ‘인생은 에스프레소처럼 쓰고 깊다’며 고뇌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헤어스타일에 민감해 볏이 헝클어진 날엔 빨리 귀가한다. 낮에는 차가운 도시 닭이나, 밤에는 닭살스럽게 변하는 요물형이다. 새해 소망은 ‘바리스타로 제2의 인생 살아보기’다. 커피 전문점인 파스쿠찌의 색이 들어간 캐릭터 설정이다.
스토리텔링은 고객으로 하여금 해당 브랜드에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중요 요소다. 특히 귀여운 캐릭터에 친근감을 더해 홍보 효과까지 있다.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SPC그룹의 해피앱 스탬프 투어 이벤트가 그렇다. 각 브랜드 별로 지정된 22종의 신년 제품 중 하나를 구매하고 해피앱을 제시하면, 해피포인트 적립과 함께 자동으로 마몬 캐릭터 온라인 스탬프가 찍힌다. 스탬프를 총 12개 이상 찍으면 자동으로 이벤트에 응모되고,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한다.
마몬 캐릭터가 반영된 상품도 출시됐다. 파리바게뜨에서는 행운의 복 달걀이 인기다. 1만 원 이상 구매 시 마몬 피규어가 들어 있는 행운의 복 달걀을 1000원에 제공하는데, 마몬 피규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빵과 커피를 사는 고객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던킨도너츠는 도넛과 음료를 포함한 모든 제품 중 1만 2000원 이상 구매 시 마몬 알람시계를 3000원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1월 20일부터 시작한다. 마몬이 여기저기서 바쁜 모양새다.
SPC그룹 측은 “SPC그룹은 고객의 마음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감동을 주고자 하는 차원에서 단순 경영이 아니라 감성이 녹아 들어간 디자인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디자인 컬처 프로젝트도 이런 취지에서 진행됐다. 신진 작가와 협업을 거쳤는데, 감성이 입혀진 디자인에 고객들의 반응 또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신년 그리고 설을 맞아 가족적이고 귀여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캐릭터를 찾다가 이번엔 두자 작가에게 협업 제안을 하게 됐다. 고객들이 귀여운 캐릭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SPC그룹은 실력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디자인 컬처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자 작가는 “SPC 측에서 제안을 받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초콜릿 퐁듀 풀에서 수영하는 던도, 스쿠터를 타고 파리의 거리를 다니는 파바 등 재미있는 설정들을 생각했다”며 “좋은 기회를 얻어 즐거운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내게도 뜻 깊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마몬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더 다양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