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보통 설 연휴엔 취업과 결혼, 자녀 계획 등을 걱정하는 먼 친척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나 국내로 해외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잡기 바쁘다. 하지만 이번 설은 상대적으로 짧은 연휴 일정으로 집에서 보내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한다.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설 연휴, 집에서 무료하게 보내기 아깝다면 대학로로 발걸음을 옮겨 나 혼자만의 시간 혹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뜻 깊은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설 연휴를 맞아 스스로에게 새로운 자극을 선물하고 싶다면 연극 '벙커 트릴로지'를, 추운 날씨만큼 꽁꽁 얼어버린 연인의 마음을 녹이고 싶다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그리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라면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줄 연극 '꽃의 비밀' 등 대학로에서도 색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들을 추천한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연극 '벙커 트릴로지'
연극 '벙커 트릴로지'는 제1차 세계대전 참호가 배경이다. 아서왕 전설-아가멤논-맥베스 등 총 3개의 신화와 고전을 재해석해 독립된 이야기로 진행하는 옴니버스 작품이다. 전쟁으로 인해 겪게 되는 참담한 현실과 광기, 욕망 등 인간의 본성을 약 20평 남짓한 밀폐된 벙커 안에서 구현해낸다.
김태형 연출, 지이선 각색 콤비로도 관심을 모은 '벙커 트릴로지'는 아서왕 전설-아가멤논-맥베스 각각의 에피소드가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배우 이석준, 박훈, 오종혁, 신성민, 이승원, 임철수, 김지현, 정연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벙커 트릴로지'는 제한된 벙커 속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이다.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또한 자신의 삶 또한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공연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2월 19일까지.
연인과 함께라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5년 9월 트라이아웃 공연 당시 티켓 오픈 3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21세기의 '버려진 구식 로봇들의 일상'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소재. 이 소재를 지글지글한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선율과 어쿠스틱한 소품, 음악을 통해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풀어낸다.
배우 김재범과 정문성, 정욱진이 옛 주인을 기다리며 홀로 살고 있는 헬퍼봇5 올리버 역을 맡았다. 똑똑하고 명랑하지만 관계에 관해서는 매우 냉소적인 헬퍼봇6 클레어는 전미도, 이지숙이 연기한다. 고훈정, 성종완은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 역할을 맡았다.
또한 2012년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2013년 더뮤지컬 어워즈 작곡, 작사상을 수상한 윌 애런슨& 박천휴 콤비가 참여해 설레임과 포근한 감성을 음악으로 아름답게 풀어낸다. 공연은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3월 5일까지.
가족-친구와 함께라면 연극 '꽃의 비밀'
연극 '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북서부 시골 마을에 갑자기 남편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네 명의 아줌마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황당한 상황 속에서 관객의 폭소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여자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힘든 사회구조를 엿볼 수 있다.
"이혼하자"라는 말은 소심하게 남편이 잘 때 밖에 못하고, 늘 술에 취해 노래하는 자스민에 캐스팅된 배종옥. 그는 기존의 우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제대로 망가진 코믹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4년 만에 무대로 복귀한 소유진과 첫 연극 도전에 나선 이청아는 예술학교 연기전공 출신에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으나 지금은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는 모니카로 분했다. 또한 배우 이선주, 구혜령, 조연진, 이동현, 김보정, 최태원, 전윤민, 박지예가 함께 출연한다.
이 작품은 캐릭터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장진식 코미디'가 특징이다. 공연 관계자는 "요즘 같이 답답하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연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2월 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