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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매출 70%’ 현대차 납품중단… 갑을그룹 2조 매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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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1호 유경석 기자⁄ 2017.02.07 10:07:24

▲갑을오토텍 공장 전경. 사진출처 = 갑을상사그룹

(CNB저널 = 유경석 기자) 노사관계 악화로 직장폐쇄된 갑을오토텍(주)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버스용 에어컨 등 그간 갑을오토텍이 납품하던 제품의 공습선을 두원공조 등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납품은 갑을오토텍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던 곳으로, 공장이 정상가동 되더라도 경영정상화는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갑을상사그룹의 올해 매출 2조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일 갑을상사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등에 따르면 갑을오토텍과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간 납품계약이 지난해 7월 이후 중단됐다. 갑을오토텍은 버스용 에어컨시스템 등을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던 곳으로, 현대기아차는 갑을오토텍의 연 평균 연매출 2800억 원 중 2000억 원에 이를 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갑을오토텍이 지난해 7월 직장폐쇄 됐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 측은 노조의 장기간에 걸친 파업과 노조가 공장을 점거해 관리직 사원들의 생산지원 업무를 저지한 데 따른 것이라며 노조의 책임으로 돌렸다. 반면 노조는 전방위적으로 불법대체 생산 중인 상태에서 직장폐쇄는 의미가 없고, 노조를 공장 밖으로 내몰아 노조를 깨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으며, 현재까지 팽팽하게 대치 중이다. 노사문제의 해결은 단체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극한 대립 속에 노사간 대화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그간 2800억 원 수준이던 갑을오토텍의 올해 매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에서 외주업체에서 생산한 상품 매출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1470억 원으로 예상될 만큼 성적이 나쁘지 않았으나 직장폐쇄 후 상품 매출에만 의존하며 매출액은 당초 전망치를 크게 빗나갔다.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선보인 ‘2017년형 에어로시티’의 외관. 국내 최초로 출입문 초음파 센서 및 끼임 방지 터치 센서 등 안전사양을 적용하고 뒷문 구조를 개선하는 등 승객과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사양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갑을오토텍은 ㈜만도의 전신인 만도기계㈜의 차량공조사업본부로 시작해 2009년 12월 당시 갑을상사그룹에 편입됐다. 종업원 700여 명, 연 매출 2800억 원 내외의 글로벌 공조전문 중견기업이다. 자동차 공기조절장치를 비롯한 응용 열교환기 제품 생산공급이 주력 사업으로, 국내 및 해외 자동차업체와 거래 관계에 있다. 

현대기아차,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이후 두원공조 등으로 납품업체 변경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7월 갑을오토텍 직장폐쇄 이후 두원공조 등과 버스용 에어컨-쿨링 유니트 아세이 생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갑을오토텍이 생산하던 제품을 쟁의행위를 이유로 엘티에스에서 대체생산했다면, 이는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기간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위해 신규채용하거나, 대체생산 또는 도급·하도급을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갑을상사그룹 관계자는 대체생산과 관련 “두원공조와 현대기아차 간 계약에 의한 것으로, 제3자간 거래여서 (갑을오토텍 차원의) 입장을 밝힐 위치가 아니다”면서 “만약 갑을오토텍이 중간에서 마진을 챙겼다면 (관계당국 등에) 걸렸을 것”이라며 갑을오토텍과 관련성을 일축했다. 

이에 따라 갑을상사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갑을상사그룹은 최근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에서 2017년 신년회를 열어 올해 전 계열사 흑자 실현과 매출 2조원 및 당기순이익 610억 원의 사업계획 목표를 발표했다. 저성장 경기 상황 속에서 안정위주의 효율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갑을오토텍 노조의 천안법원 앞 선전전 모습. 사진 = 민주노총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앞서 갑을상사그룹은 2015년 매출 1조 9000억 원과 당기순이익 250억 원에 이어 2016년 매출 1조 8000억 원과 당기순이익 210억 원이 예상돼 2년 연속 흑자 기록을 기대했다. 

갑을상사그룹은 전체 연매출 2조 원 중 동국실업, 갑을오토텍, 중국 염성동국, KDK오토모티브 등 자동차 부문에서 1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 갑을오토텍과 현대기아차 간 납품 계약이 중단되면서 2800억 원의 매출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갑을오토텍의 연매출 2800억 원은 갑을상사그룹 전체 매출 2조 원의 14% 수준에 이른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갑을상사그룹은 “전 계열사의 노력으로 갑을오토텍 매출 감소분은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동차용 전장 부품 및 전선소재 제조 전문회사인 갑을메탈이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강력한 체질 변화로 2016년 영업이익 약 91억 원, 당기순이익 30억 원의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영업손실 약 45억 원, 당기순손실 120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로, 무상감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메탈사업부 영업력 강화 및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회사는 4분기에만 영업이익 약 24억 원, 당기순이익 12억 원을 기록하는 등 고무된 분위기를 이어받아 2017년도 역시 연속 흑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소재 전선회사 ‘SH-VINA CABLE’ 인수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 대상인 ‘SH-VINA’의 지분을 갑을메탈 주도로 박효상 부회장이 관리하는 갑을상사그룹 컨소시엄이 100% 지분 참여로 M&A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갑을상사그룹은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동차 부품업계를 선도하는 동국실업이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SUV에 센터콘솔을 공급하며 하이브리드카 단일 모델로 월 기준 최다 판매를 기록한 ‘니로’의 판매 돌풍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미 내장부품인 고품격의 크래쉬패드(Crash Pad)와 글로브박스(Glove Box)를 ‘제네시스 EQ900’에 공급하며 실내 전면에서 수평형으로 안정된 느낌과 함께 넓은 공간을 돋보이도록 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공조전문기업 갑을오토텍은 최근 인도법인 주소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 푸네(Pune)에서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의 항만도시 첸나이(Chennai)로 옮기면서 인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갑을상사그룹 “타 계열사 노력으로 매출 목표 달성 가능”

갑을오토텍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다임러 인도 상용차(Daimler India Commercial Vehicle: 이하 DICV)와 메르세데스-벤츠 중형트럭 아테고(Atego)에 적용할 트럭용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수주하며 협력개발 중이다. 지난해 인도 시장뿐만 아니라 2018년부터 다임러 유럽 및 브라질 공장으로도 공급할 예정이어서 향후 갑을오토텍 해외매출 부문에서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갑을오토텍의 ‘엔진구동 버스 에어컨’은 기존 차량 엔진과는 독립적으로 버스 에어컨만을 구동하기 위한 엔진을 장착해 구성된 버스 에어컨으로, 하루 종일 냉방을 해야 하는 중동 지역의 악조건을 견딜 수 있는 제품으로 호평 받고 있다. 실제 50도 이상의 고온과 모래먼지에 항상 노출돼 있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과 인도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카타르의 수출 물량은 2015년 대비 2배를 넘어서는 등 또 다른 중동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갑을상사그룹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 2조원 달성과 당기순이익 610억 원은 갑을오토텍이 정상화되도록 해 운영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다만 갑을오토텍이 정상화되지 못하더라도 다른 계열사들이 매출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7 갑을상사그룹 신년회 모습. 박유상 갑을상사그룹 고문이 각 계열사 임원들에게 2016년 성과를 점검하고 2017년 목표 달성에 총력을 경주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사진 = 갑을상사그룹

갑을오토텍(주)는 어떤 회사? 

갑을상사그룹은 1955년 동국실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섬유 수출 산업을 이끌어 오던 갑을그룹으로부터 1987년에 분리돼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갑을상사그룹은 현재 자동차부품 사업과 전선·동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강관·건설·환경·섬유 등 사업을 하고 있다.

형인 고 박재갑 회장과 동생인 고 박재을 회장이 1957년 대구에서 신한합명회사로 섬유사업을 시작했고, 형제의 이름 끝자로 사명을 지어 1974년 갑을견직㈜, ㈜갑을을 세워 갑을그룹의 토대를 만들었다. 

고 박재갑 회장이 1982년 타계하자, 고 박재을 회장이 갑을그룹을 맡아 경영했고, 1987년 고 박재갑 회장의 장남 박창호씨에게 물려줬다. 갑을상사그룹으로 독립하면서 갑을합섬, 동국실업, 갑을건설, 갑을상호신용금고 등을 이끌게 됐다. 

1991년 고 박재을 회장이 타계한 이후 25년간 갑을상사그룹을 이끈 박유상 부회장(장남)이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2015년부터 박효상 부회장(차남)이 그룹 전체 경영을 맡고 있다. 박한상 사장(삼남)은 전선·동 소재사업, 건설, 의료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2015년 갑을상사그룹 매출은 2조 원이며, 이중에 동국실업과 갑을오토텍, 염성동국(중국), KDK오토모티브(독일, 체코, 스페인) 등 자동차 부품사업에서 1조 원을 올리고 있다. 

갑을상사그룹은 해외 글로벌 시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 중으로, 2020년 전체 매출 5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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