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부산 강우권 기자) 새해를 맞아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 민선6기 2년 6개월을 지난 소감과 올해 부산시의 주요 과제를 물어봤다.
- 민선6기 2년 6개월 동안 부산시정을 이끈 소감은?
“취임 일성으로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듯이 당장에 눈앞에 보이는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부산의 비전을 마련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10년, 20년, 50년을 내다보는 부산의 융성, 이런 것을 위해 임기 동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물을 뿌리고 밭을 가꾸는 그런 심정으로 정책을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런 노력들이 당장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부산이 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비전과 목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 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어떻게 하면 정체돼 있는 부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을지 쉬지 않고 고민하며 열심히 뛰어다녔다. 여러 도시 문제의 근본 원인이 ‘일자리’ 부재에 있다고 판단하고 시의 모든 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집중했다.
TNT2030 플랜을 수립하여 인재 양성과 기술 혁신으로 도시의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서부산권을 집중 개발해 동서 균형 발전을 통해 부산이 제대로 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도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 지난해 가장 큰 성과와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지난해 가장 큰 성과라면 김해 신공항 건설을 정부로부터 확정 받은 사실을 들 수 있겠다. 가덕도 신공항은 안 되었지만 차선이라도 우리가 가장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 유치 원동력은 시민의 진정성과 절박함이었다. 올해엔 신공항의 밑그림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는 만큼 김해 신공항이 시민들이 염원하는 24시간 뜨고 내리는 안전한 공항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쉬웠던 점은 재난에 대한 미숙한 대응이었다. 강력한 지진에 이어 원인 모를 가스 냄새, 태풍까지 겹치면서 안전에 대한 불안이 그 어느 해보다 커졌음에도 우리 시의 대응은 시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불안이 온갖 괴담으로 퍼지고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시민 안전과 관련된 문제만큼은 ‘타이밍과 신뢰감 있는 액션’이 가장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
- 정유년 새해에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민선6기 출범 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그려온 글로벌 도시의 큰 그림을 가시적인 성과로 시민들에게 안겨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2030 등록엑스포의 국가사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김해 신공항과 2030 등록엑스포가 부산의 새로운 미래를 담보하고 재도약을 이끌 핵심 매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신공항 건설을 위한 사전 단계인 공항개발 기본계획이 정부 주관으로 수립되는 만큼 우리 시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 소음 지역을 최대한 포함해 주민 이주대책에 반영하겠다. 활주로 길이도 현재 계획보다 600m 늘어난 3800m로 건설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 협의 하겠다.
지난해 정부(산업통상자원부)에 공식 유치 신청을 한 2030 등록엑스포는 올해 8~9월경에 국가사업 여부에 대한 정부 승인이 있을 예정이다. 등록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불릴 만큼 경제적 효과(직접투자 4.4조 원, 경제적 효과 49조 원, 일자리 창출 54만 개 예상)가 매우 크며, 부산이 유치한다면 국내 첫 사례가 될 것이다.”
-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계획은?
“2016년에는 좋은 일자리 창출 실적 5만3000여 개로, 목표 5만 대비 107.7%를 달성했다. 좋은 일자리란 1년 이상 고용이 보장되고, 고용보험 등의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안정된 직장이다.
일자리 창출의 세 가지 방안으로 첫째, R&D 투자와 규제개혁을 통해 지역 내 기업이 생산성 높은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둘째, 대기업 등 좋은 기업들을 역외로부터 적극 유치하며 셋째,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민선6기 공약인 좋은 일자리 20만 개(매년 5만 개) 창출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해 12월 5일 ‘서부산권 균형발전 주요 프로젝트’ 사업장인 사상~하단간 502정거장 이전 예정지(감전동 새벽시장)를 시작으로 사상스마트시티내 위생사업소 등 5개소의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 = 부산광역시
- 김해 신공항 결정 이후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은?
“곧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C 통과기준 범위 내 총사업비(공사비, 접근교통망 등) 증액을 위해 노력하겠다. 국토부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예비타당성조사, 공항개발 기본계획,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2021년 착공, 2026년 완공 예정이나, 단 1년이라도 조기 개항될 수 있도록 국토부와의 긴밀한 협조하며 총력을 다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김해 신공항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일부 중앙부처 책임자들에 대해 세밀한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활주로 보완(길이 3.8㎞, 폭 60m 확장), 에어시티 조성, 연계교통망 구축 등 시와 직결되는 현안에 대해서 빈틈없이 대응하겠다.
정부는 신공항 결정 시 장래에 870가구 정도가 소음영향권에 추가 편입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확한 소음영향 가구수는 개항 후인 2026년경에 현장조사를 통해 정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왕에 김해공항 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소음피해를 겪어왔기에 각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 ‘서부산 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지난해 11월 공개했는데, 향후 추진은?
“민선6기를 시작하면서 낙동강을 부산 미래발전의 새 중심축으로 삼아 ‘위대한 낙동강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실천 전략으로써 2015년 12월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플랜’ 을 완성해 발표했고, 지난해 8월에는 세부 실천계획을 마련했다. 또한 11월에는 동서간의 균형문제 해결을 목표로 서부산 청사 및 서부산의료원 건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부산권 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플랜의 선도사업인 서부산청사와 서부산의료원 입지 결정으로 개발사업의 추진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서부산청사는 작년 건립타당성 용역의 착수에 이어 올해에는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서부산의료원은 올해까지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을 수립, 2018년에는 민간투자자를 공모해 본격 추진한다.
- 지난해 정부에 2030 등록엑스포 유치 신청을 했는데, 현재 진행은?
“국가사업 승인 절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에 심의를 하고, 올해 초쯤 되면 기획재정부로 넘어가 국제행사 심사 대상 예정에 있다. 이미 기재부가 등록엑스포 이후에 건물 등의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별도의 계획서 제출을 요청해와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 올해 8~9월경, 기재부가 공식적으로 국가사업으로 승인 해주기를 희망한다.”
- 부산형 복지시책인 ‘다복동 사업’의 의미와 성과는?
“다복동 사업은 주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복지 洞’을 만들자는 것이다. 분산된 복지서비스 제공체계를 洞으로 일원화,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복지 중복을 방지하는 사업으로서 이웃이 이웃을 돕는 체계를 구축해 ‘洞 단위 복지공동체’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52개 다복동 활동을 모니터한 결과, 효율성 있는 사업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5년 같은 기간 대비 복지사각지대 발굴이 4배 늘었고, 방문상담 4배, 통합사례관리 3배, 복지서비스연계 3배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132개 동, 내년에는 205개 전 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 지난해 태풍과 지진 등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재난에 대한 대응책은?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 대지진 때 특히 명지 주민들이 많이 놀란 것을 확인했다. 경주 지진 발생 이후 재난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매뉴얼도 새로 구성, 7개 방송사와 협약 체결을 통해 기상청의 재해-재난 경보가 발효되면 대피요령 전달 체계를 완비했다.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안전한국 훈련(5월), 방사능 방재훈련(6월), 을지연습(8월), 안전부산 훈련(9~11월) 같은 실전대응 훈련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지진재난에 대비해 내진보강 사업 추진(155억 원) 및 지진재난 조기경보를 위한 관측장비 확대와 더불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재난문자서비스는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부산시민께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2년 6개월 시장 역할을 열심히 수행해 왔지만 오해도, 비판적인 이야기들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겸허히 수용하겠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시민의 도움과 참여, 협조 없이는 제대로 된 정책이 수립될 수도 없고 그 결과가 잘 나올 수도 없다는 점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이 참여해 집행하고 또 그것이 결과물로 이어지는 과정까지도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정이라야 시민 행복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올해에도 시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격려와 지지를 당부 드린다.”
부산 = 강우권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