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강아지, 고양이, 다람쥐 등 여러 동물들이 화면 위에서 뛰논다. 그리고 이 동물과 함께 뛰노는 한 인물이 보인다. 이 인물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동물들도, 이 인물도 행복해 보인다.
신한갤러리 광화문이 김희조 작가의 '행복을 위한 제안'전을 마련했다. 작가는 우리 주변의 반려동물을 엄마가 양육하는 아이들에 비유해 다양한 상황을 화면 위에 펼친다. 마치 동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그림들은,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또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통해 행복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상 이 시대에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전업주부, 워킹맘 등 형태는 다양하지만 고달픈 건 똑같다. 바쁜 일상 속 아이들과 제대로 시간을 보내기 힘든 엄마가 많다. 장서윤 큐레이터는 "엄마로 살아가는 삶은 언제나 행복할 수가 없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은 잠시라도 일상에서 탈출하고 자유롭고 싶다고 말한다"고 현실을 짚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작가는 모두가 함께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희망과 행복을 찾는다고.
장 큐레이터는 "그림 속 반려동물들은 아이의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온다. 강아지처럼 애교 있는 모습으로 놀자고 조르기도, 고양이처럼 새침하게 숨어 있기도, 오리처럼 꽥꽥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 속 작가는 행복하다. 일상에서 탈출하기보다 애정과 노력으로 아이와 함께 하며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결국 일상을 판타지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아는 현실이자 전쟁과도 같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행복. 그리고 그 행복을 통해 일상을 판타지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작가는 믿는다. 장 큐레이터는 "작가는 반복되는 일상을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보석 같은 순간이라 생각하고, 조금씩 생겨나는 행복한 순간들을 계속 이어가며 삶을 유지해 나간다"며 "소소한 판타지로 매일 매일을 채워가는 작가의 화면을 통해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신한갤러리 광화문에서 3월 4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