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대란 베이징, 배출가스 기준미달 차량 퇴출한다
적발 시 4시간마다 벌금 100위안…유럽보다 기준 엄해
▲베이징(北京) 당국이 스모그 문제 개선을 위해 15일부터 일정한 배출가스 규제 기준에 미달하는 자동차의 시내 운행을 금지한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의 미세먼지 상황. (사진 = 연합뉴스)
심각해진 스모그 때문에 14일(현지 시각) 또다시 황색경보가 발령된 베이징(北京)이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자동차 규제를 강화한다.
13일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유해물질 배출 수준이 베이징 환경 당국의 기준에 미달하는 자동차의 베이징 시내 운행이 15일부터 전면 금지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 중 ‘국(國) III’의 단계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휘발유 및 경유 경량자동차(승용차 및 5톤 이하의 트럭)는 평일 베이징 시내의 제5 순환로 진입이 금지되며, 이를 어겼다가 적발되는 차량에는 4시간마다 100위안(약 1만 664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연례 정기 검사나 불시 점검에 통과하지 못한 자동차 역시 도로에서 퇴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신차에 적용하는 배출가스 규제 기준의 단계는 ‘국 V’이다. 국 V는 유럽의 유로6에 해당하는 기준이며, 중국에서 가장 엄격한 단계다. 그런데 현재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국 V보다도 더욱 엄격한 ‘베이징 VI'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이 처음 국 I 단계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도입한 것은 1999년이며, 2004년부터 국 II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유젠화 베이징 환경 보호국 수석 엔지니어는 “연식이 오래됐거나 유해물질 배출량이 많은 ‘옐로라벨’ 차들을 모두 솎아내고 나니, 지금은 국 II와 국 III 인증 차들이 오염물질의 대부분을 뿜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유 수석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운행되는 전체 차량 중 오염도가 높은 휘발유 차는 10%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이 차들이 질소산화물의 30% 이상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의 25% 이상을 뿜어댄다.
베이징 환경 당국에 따르면, 베이징의 자동차는 모두 570만 대 정도로, 이들이 연간 뿜어내는 오염물질은 50만 톤에 달하며 인근 지역의 유해 스모그와 관련된 초미세 물질의 31%를 배출해 초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베이징은 10년 동안 심각한 스모그 문제에 시달려 왔고, 공기질 개선을 위한 일련의 규제들을 실시해 왔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공장들을 이전시키고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들을 축출했으며 꾸준히 대중교통체계를 정비하고 친환경차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책들을 내놓았다.
베이징의 시정 개혁 개발 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베이징 지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73㎍/㎥로 전년 대비 9.9% 낮아졌다.
한편,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 기간 폭죽놀이로 인해 스모그 대란에 시달렸던 베이징은 14일 또다시 나빠진 스모그 현상으로 인해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황색경보는 적색(1급), 주황색(2급), 황색(3급), 청색(4급) 중 3단계에 해당하며, 초미세먼지 농도가 150~200을 넘기는 심각한 수준일 때 발령된다.
이날 베이징 환경 당국은 실외 건설 현장의 작업을 중단시키고 차량 2부제 통행 제한에 돌입했다.
윤지원 yune.ji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