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다란 천장에 매달려 홀의 정중앙을 가로지르며 펼쳐진 종이를 뚫고 인형 얼굴이 튀어나왔다. 인형은 음악에 맞춰 머리로, 때로는 입으로 종이를 찢어내며 전진한다. 한참을 고군분투하며 종이 밖으로 빠져나오려는 인형의 뒤로 그 인형을 조종하는 여성 작가가 뒤따라 등장했다.
공연예술 부문 입주작가 서영주의 퍼포먼스 ‘본 공연: 여기에서’가 인천아트플랫폼의 개막 행사와 함께 진행됐다. 뒤이어 여성 무용수 2명이 등장하는 안무가 김성용의 ‘린치(LYNCH)’가 전시의 서막을 열었다.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은 7기 입주 작가 결과보고전 ‘2016 폴랫폼 아티스트’를 지난 2월 10일 개최했다.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한 7기 작가 및 연구·평론가들(이하 작가) 33팀이 참여해 지난 1년간의 결실을 선보이는 자리다.
시각예술, 공연예술, 연구·평론 총 3분야에 걸친 작가들의 다양한 대표작을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및 C동 공연장, 야외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B동 전시장에는 시각예술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우선 철로 만든 조형물과 그것에 관한 주술적인 영상작업을 함께 설치한 팀 ‘더 바이트 백 무브먼트(이승연, 알렉산더 어거스투스)’, 풀어헤친 긴 머리에 농구 골대를 목에 낀 채 하얀 소복을 입은 여성들의 퍼포먼스 영상을 선보인 신민 작가가 제작한 완성도 높은 비디오 작품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 양유연, 김유정, 최현석, 조원득 등 한국적인 재료를 활용해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들의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저마다의 연구 실적과 비평 과정을 시각·출판 매체를 통해 표현한 연구·비평 작가 5인의 전시가 B동 전시장 1층 한편에, 공연예술 작가들의 영상 작품 7점은 C동 공연장에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들의 대표 작품 일부를 선보임과 더불어 전시 기간 중 ‘올해의 IAP 입주작가 선정’을 진행한다. 심사에는 언론 및 매거진 기자, 기획자 및 평론가, 인천아트플랫폼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 등이 참여한다. 투표를 통해 2017년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 1인(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소정의 창작지원금과 전시·공연·출판 등의 발표 기회가 제공된다.
전시 참여 작가는 다음과 같다.
-시각예술: △고등어 △그레이스 은아 김(Grace Euna Kim, 미국) △김순임 △김유정 △김춘재 △김푸르나 △더 바이트 백 무브먼트(The Bite Back Movement, 한국·영국) △서해영 △손승범 △신민 △양유연 △위영일 △윤대희 △조원득 △쥴리 인선 윤(Julie Insun Youn, 미국) △최선 △최현석이다.
-공연예술: △그레이코드·지인 △김성용 △덕스 씨어터(Dirks Theatre, 홍콩) △배인숙 △서영주 △안명호공미선 △앤드씨어터
-연구·평론: △강제윤 △김홍기 △나여랑 △박준상 △채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