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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소형 SUV]‘원년 킹’ QM3 컴백에 현대기아 “우리도 첫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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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5호 윤지원⁄ 2017.03.06 10:05:12

▲유럽 소형 SUV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에 오른 르노자동차의 ‘캡쳐’.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소형 SUV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2013년 전체 판매량이 1만 1998대에 불과하던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지난해 11만 대를 돌파하며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국산 완성차 업체들뿐 아니라 수입차 업체들까지 소형 SUV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판단하고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체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세계적으로 SUV 인기가 수년 째 지속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지난해 소형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나 성장한 11만 621대나 되었다.

국내에 소형 SUV 시장이 열린 것은 2013년 2월, 한국지엠이 ‘트랙스’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이 분야의 첫해 국내 판매량은 수입차들을 포함해 1만 2천 대 정도에 그쳤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SUV ‘QM3’.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소비자들로부터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소형 SUV는 르노삼성이 QM3를 내놓으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캡쳐’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QM3는 2014년 1만 8천 대 이상 팔리며 소형차 시장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이는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주춤거리던 르노삼성이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QM3의 인기로 소형 SUV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 본격적으로 시장에 불을 붙인 것은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였다. 2015년 출시된 티볼리는 그해 4만 5021대나 팔리며 전년 국내 전체 소형 SUV 판매량인 3만 2932대까지 뛰어넘었다. 이후 티볼리는 소형 SUV 시장에서 1위를 놓지 않고 독주했고, 르노삼성보다 더 암담했던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었다. 

티볼리는 2016년에도 5만 6935대나 팔렸다. 글로벌 판매량 또한 전년 대비 34.7% 증가한 8만 5821대에 달했으며, 이는 쌍용차 전체 판매량의 55%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쌍용차는 2002년 이후 14년 만의 최대 실적이자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3조 6285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80억 원을 달성하며 2007년 이후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소형 SUV의 최강자에 오른 쌍용 ‘티볼리’. (사진 = 쌍용자동차)


본격적으로 불붙은 소형 SUV 시장에 기아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를 내놓으면서 활기를 더했다. 지난해 출시된 니로는 1만 8710대가 팔리며 1만 5301대가 팔린 QM3를 넘어 2위에 올랐다. 한국지엠의 트랙스도 지난해 10월, 3년 만에 부분변경을 적용한 신형 모델 ‘뉴 트랙스’를 선보이며 판매량을 끌어 올렸다. 트랙스는 9월까지의 국내 판매량이 7585대에 그쳤으나, 뉴 트랙스 출시 이후 4분기에만 6천 대 이상을 팔아 결국 1만 3990대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다른 국산 소형 SUV들 역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르노삼성의 QM3 판매량만 줄어들었다. SM6와 QM6의 판매량이 급증해 르노삼성의 전체 매출은 크게 상승했지만 QM3는 2015년 2만 4559대가 팔렸던 것에 비해 37.7%나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스페인에서 수입한 물량이 모두 소진되어 1월 판매량이 192대에 그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QM3의 국내 판매량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기아차의 니로와 한국지엠의 뉴 트랙스의 등장을 꼽고 있다. 소형 SUV 시장을 형성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3년 째 동일한 디자인을 유지하며 컬러만 다양하게 늘린 QM3에 비해 니로와 뉴 트랙스의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이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처음으로 연 한국지엠 ‘트랙스’의 2016년 부분변경모델 ‘뉴 트랙스’. (사진 = 한국지엠)


2017년, 신차들의 한판 승부 예고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올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올해 국내 시장에 소형 SUV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을 뿐 아니라 기아차 역시 니로 외에 추가로 새로운 소형 SUV를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대차가 5월 경 ‘코나(Kona)’라는 이름의 소형 SUV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로 확정했다. 코나는 지금까지 ‘OS’라는 프로젝트로 알려진 현대차의 신형 소형 SUV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부터 코나를 생산하기 위해 울산 제1공장에 2000여억 원을 들여 시설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코나는 신형 i20, 액센트 등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소형 SUV를 내놓지 않고 있었지만, 현재 인도·브라질·러시아 등에서 ‘크레타’를 판매하고 있고, 중국에도 ix25를 발매 중이다. 특히 크레타는 작년 인도에서만 9만 2천여 대가 팔린 효자 상품이다. 그런데 현대차의 전망과 달리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불과 3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은 현대차가 한때 무시했던 소형 SUV가 구원의 동아줄로 변할지 두고 볼 일이다. 

기아차 역시 새로운 소형 SUV ‘스토닉(가칭)’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출시한 니로가 단숨에 판매 2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키우고 점유율도 늘여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던 만큼 소형 SUV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입장도 동일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티볼리가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독주했지만, 더 크고, 연비 좋고, 잘 달리는 신차가 출시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현대·기아차 소형 SUV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경쟁에 가세한다. 푸조는 기존의 인기 모델인 ‘푸조2008’에 차량 전면부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개선한 ‘뉴 푸조 2008’을 지난달 출시했다. 포드코리아도 지난달 부분 변경 모델인 ‘2017 뉴 쿠가’를 내놨다. BMW는 다음달 완전 변경된 2세대 ‘MINI 컨트리맨’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소형 SUV는 아니지만 배출가스 문제로 판매가 중단되었던 닛산 ‘캐시카이’와 폭스바겐의 ‘티구안’ 판매가 재개되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기아자동차가 2016년 출시한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사진 = 기아자동차)


원년 멤버 트랙스·QM3, 어디까지 달릴까

트랙스는 2013년 처음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열어젖힌 선구자지만 QM3, 티볼리 등의 후발주자들에 밀려 내내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트랙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 2천 대 가량 팔리는 데 그쳤지만 수출은 22만 대에 달할 정도로 내수와 수출에 불균형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디자인을 개선하고 쉐보레의 패밀리 룩을 입은 뉴 트랙스가 출시된 이후 인기가 크게 늘었다. 1월에는 1436대가 팔리며 티볼리에 이어 2위에 올랐고, 2월에도 판매량이 28% 더 늘었다. 또한, 티볼리와 QM3보다 파워트레인의 안정감과 주행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점차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국내 성적이 가장 저조한 소형 SUV는 QM3이다. 하지만 3월부터 추가물량을 들여오면서 연초 판매 감소분 만회를 위해 물량을 대폭 늘렸다. 르노삼성은 우선 1~2월 계약물량 위주로 차량을 출고할 계획이며, 이후에도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르노삼성의 자신감은 QM3의 유럽 판매 모델인 ‘캡쳐’가 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캡쳐’는 현재 유럽 소형 SUV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하고 있으며, 유럽 자동차 리서치 기관인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 기준으로 유럽 베스트셀링카 10위 안에 포함된 유일한 소형 SUV이기도 하다.

또한, 올해에는 드디어 4년만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가 예고되어 있다. 르노자동차는 3월 9일 개막되는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성능과 사양 등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신형 캡쳐를 발표할 예정이며, 국내에는 10월에 도입될 예정이다.

신형 캡쳐의 상세 제원과 이미지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알려진 정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기존보다 차체 길이가 5mm 더 짧아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신차를 출시할 때 전보다 조금이라도 크기를 늘려 실내 공간의 여유를 확보하는 경향과는 반대되는 선택이다. 이는 소형 SUV를 찾는 사람들이 주로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디자인 측면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 더욱 깜찍하고 콤팩트한 외관을 내세운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황은영 르노삼성자동차 홍보·대외협력본부장은 “캡쳐는 지난해 전년대비 11%의 성장률로 유럽 자동차 시장의 전체 성장률인 6.5%를 크게 넘어섰다”며, “올해 신규 경쟁모델 출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도 QM3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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