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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드·환율·금리’ 아시아나·대한항공 3중고

항공업계는 아직도 ‘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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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8호 김유림 기자⁄ 2017.03.27 09:52:06

▲항공업계가 환율과 미국 금리 상승, 사드 보복 악재까지 겹치면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항공기. 사진 = 각 기업

(CNB저널 = 김유림 기자) 지난해 저유가로 인해 호황을 누린 항공업계가 연이어 터진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트럼프발 환율 상승에다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발 관광악재까지 겹치면서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롯데와 국방부의 사드 부지 교환 후 중국의 보복이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에 충격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3월 15일부터 현지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한국행 관광상품 판매 금지 지시, 단체 비자 발급 요건 강화 등 사드 보복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국발-한국행 3~4월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10% 가량 줄어들었고, 정기편까지 감축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3월 16일부터 4월 23일까지 중국발 예약 부진 8개 노선 항공편을 총 79회 감편한다. 아시아나항공도 4월까지 중국노선 운항을 일시적으로 총 90편 감축한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도 중국 노선을 대규모로 줄였으며, 아예 운항을 중단한 노선도 발생하고 있다. 진에어는 제주-시안 노선을 운휴키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웨이하이·인촨·칭다오 노선과, 제주-난닝, 대구-상하이 노선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 이스타항공도 청주-선양·닝보·하얼빈, 제주-취안저우 노선을 4월 30일까지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 민항국은 연초부터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모두 거절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아시아나항공 1편, 제주항공 6편, 진에어 1편의 전세기가 운항신청이 모두 거절됐다. 또 국내 관광업계의 대목인 중국 최대명절 춘절 연휴인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유커 송객을 위해 신청한 중국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의 전세기 운항도 갑작스럽게 철회됐다. 

부정기 항공편인 전세기는 주로 중국인 대규모 패키지 여행객들이 이용한다. 지난해 3월 월미도에서 ‘치맥파티’로 유명세를 탔던 중국 아오란그룹의 2000명의 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다. 아오란그룹은 올해 다시 인천을 방문하겠다고 인천시와 협약까지 체결했지만 아직 재방문 일정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찼던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활기를 잃은 채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화장품 제조·판매사 코우천그룹은 4월 17~21일 인천에서 기업회의를 열고 임직원 4000명에게 포상관광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 중국 의료기기업체 유더그룹 임직원 1만2000명도 당초 3월 인천에서 기업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4월로 한 차례 연기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항공업계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해결책 없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중국 정부의 보복에 민간기업인 항공사들이 할 수 있는 조치는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CNB에 “3월 15일 본격적인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제재 이후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한시적으로 노선을 줄이게 됐다”며 “탑승률이 높은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행 노선의 예약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감축을 하게 됐다”며 “일본과 동남아 등 노선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드 뿐만 아니라 항공업계는 요동치는 미국 금리와 원·달러 환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외국기업으로부터 구입할 때 달러로 결제하는데, 워낙 고가이다 보니 할부로 갚아나간다. 즉 달러의 가치와 미국 금리가 오를수록 항공사가 갚아야 하는 빚과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금리와 달러 상승 흐름이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3월 16일 미국이 3개월 만에 금리를 또다시 인상하면서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차입금의 62.5%(지난해 말 기준)가 달러 부채다. 이 때문에 지난해 4분기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약 8602억원 수준의 외화환산손실이 반영됐고,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차입금 4조4352억원 가운데 33.3%, LCC 1위 제주항공의 경우 외화부채 283억원 중 95%(271억원)가 달러부채다.

이 같은 상황에도 항공사들은 새로운 항공기 도입 경쟁을 벌이고 있어, 장기적인 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보잉 B787-9를 비롯해 신형 항공기 총 16대를 도입, 아시아나항공은 4월 중순 A350-900 1호기를 포함해 연내 총 4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여기에다 유류비, 정비비용, 보험비 등 항공기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대부분의 영업비용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당장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고정금리부 차입금과 변동금리부 차입금의 균형을 유지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사실 국제정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은 없다”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까지 맞물리면서 올 한해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연속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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