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현대미술’은 데미안 허스트, 신디 셔면, 제프 쿤스 등 이 시대의 가장 유명한 예술가 10인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낸 책이다.
저자 캘빈 톰킨스는 1960년대부터 ‘뉴요커’의 전속 미술평론가로서 현대미술을 소개해왔다. 현대미술에 접근하는 그만의 특별한 방식은 바로 미술 그 자체보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창조하는 조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이 책의 원제 ‘예술가들의 삶(Lives of the Artists)’가 그의 접근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에 대해 저자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삶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것에 너무나 필수적인 요소이기에 그 둘은 분리해서 고려될 수 없다. 작품이 흥미롭다면, 삶 또한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서문을 통해 밝힌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도판이 수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판이 없어도 인물과 작품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도판 이미지를 찾아보고자 하는 흥미를 유발시킨다. 물론 작품 이미지와 함께 글을 읽으면 내용을 한 층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어판은 언급된 작품 이미지를 직접 볼 수 있는 URL을 각 챕터별로 정리하고, QR코드까지 마련했다.
이 책이 말하는 “미술은 무엇보다 삶의 문제에 대한 접근”은, 인정받은 예술가가 “이게 예술이야”라고 제시하면 그게 곧바로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오늘날의 풍토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가 된다.
캘빈 톰킨스 지음, 김세진·손희경 옮김 / 1만 7000원 / 아트북스 펴냄 / 3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