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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감성으로 맺은 가족, 페코노미(Pet+Economy)가 뜬다

가구·금융 등 여러 관련상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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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0호 유경석 기자⁄ 2017.04.10 10:23:15

▲3월 2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코리아펫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하고 있다. 사진 = 박현준 기자

(CNB저널 = 유경석 기자) 연인을 위한 날인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최근 변화가 일고 있다. 선물을 받을 대상이 연인인 건 맞는데, 그 연인이 이성 상대가 아닌 또 다른 fam(family를 줄임말), 반려동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설문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수년 전 결혼정보업체 듀오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애인과 펫(pet: 애완동물) 중 더 편한 대상은 누구인가’를 물어봤다. 응답자 열 중 넷은 펫(43.9%)을 꼽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로 ‘존재만으로 행복감을 준다’(39.3%)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해준다’(19.0%), ‘사람 대신 외로움을 달래준다’(17.4%), ‘사람 대신 의지할 수 있다’(15.9%), ‘다른 사람과의 대화 매개체가 된다’(7.9%) 등 순이었다. 이른바 펫코노미(pet+economy)가 뜨는 배경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은 물론 여가·패션·가구·금융 등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펫코노미는 이제 차세대 경제 성장 동력으로도 인식된다. 정부도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고, ‘장미 대선’을 앞둔 후보들 역시 반려동물 관련 공약을 내걸고 있다. 애완동물은 이제 companion(동반자)이 되고, family(가족)가 됐다. 

최근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 조사결과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등 연인의 날 이벤트용으로 반려동물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애견 껌과 애견 수제간식, 애견 종합세트 간식 등 간식류를 비롯해 패션 상품과 장난감 등 판매가 늘었다. 특히 애견 의류와 애견용 머리핀·고무줄과 스카프·모자·가방이 많이 팔렸다. 물론 캣타워 등 고양이 집·놀이용품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반려동물과 동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려동물 가구는 1000만 시대를 맞고 있다. 사회적으로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인식이 공유되는 현상이다. 게다가 어린이와 노인이 있는 가구의 경우 정서적 안정은 물론 친구나 형제 같은 역할을 하면서 이해력을 키워주고 외로움을 잊게 하는 벗이 되고 있다.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2020년 6조 원대 시장 

반려동물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득이 증가하는 가운데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등과 관련이 깊다. 이는 기쁨과 슬픔, 외로움 등 감정을 나눌 ‘존재’가 부재하거나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사회적 감성의 상실 크기만큼 반려동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내 1인 가구가 520만 가구에 달할 만큼 증가하면서 감정 교감 대상이 줄어든 간극을 반려동물이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세계미래학회는 미래 10대 유망산업에 반려동물 산업을 포함시켰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 8000억 원에서 2020년엔 5조 8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왼쪽부터)서울우유의 반려동물 전용 우유 ‘아이펫밀크’, 풀무원생활건강의 반려동물 건강 먹거리 ‘아미오’,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유기농 브랜드 ‘시리우스 윌’, KGC인삼공사가 내놓은 반려견 영양제 ‘지니펫’. 사진출처 = 각사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부문은 먹거리다. 시장 규모는 2012년 3200억 원에서 2020년 6000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월 평균 13만 5632원을 지출한다. 이 중 40%가 넘는 5만 4793원이 사료와 간식 등 먹거리 비용이었다. 이외 의료 분야 30%, 용품 20%, 서비스 10%, 분양 6% 순이었다.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만큼 기업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내 처음으로 반려동물 전용 우유인 ‘아이펫밀크’를 출시했다. “우리 우유 아니잖아!”하는 자막과 함께 우유팩을 쓰러뜨리는 고양이를 내세운 TV 광고는 좋은 효과를 발휘했다고 서울우유 측은 밝혔다. 아이펫밀크는 예상보다 2배가량 높은 매출을 기록, 서울우유는 올해만 3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착안해 수의사들과 공동으로 연구해 제품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유기농 브랜드 ‘Sirius Will(시리우스 윌)’을 론칭했다. 한우와 홍삼이 들어간 반려동물 푸드를 출시한 것. 유기농 원료 95%에 식감까지 고려한 시리우스 윌은 성장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반려견의 필요 영양소를 고려해 퍼피용(1세 미만), 성견용(8세 미만), 노령견용(8세 이상) 3종으로 구성했다. 미국사료협회 기준(AAFCO) 이상의 영양 기준에 맞춰 어류 오일, 아마씨, 홍게 분말 등 원료들을 연령에 맞게 담았다. 

사조동아원은 유기농 펫푸드 ‘오’러브잇(O’LOVEAT)’ 5종을 신규 출시했다. △오리+호박+고구마 △양고기+귀리 △노령견과 체중관리 기능성 함유 ‘양고기+귀리’ △연어+아마씨+참깨 △민감한 피부 기능성 함유 ‘연어+아마씨’를 포함하는 5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기농 원재료 관리에서부터 생산에 이르는 모든 제조 공정에서 호르몬제, 합성보존제, 합성색소 등을 배제했다는 게 사조동아원 측 설명이다. 

제일제당은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오네이처(O’NATURE)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오네이처 센서티브 케어 연어&호박/연어&야채 등 신제품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휴대가 편리한 카톤팩(Carton pack)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제일제당 측은 반려동물 사료 제품으로 연간 200억 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바른먹거리를 표방한 반려동물 건강 먹거리 브랜드 ‘아미오’를, 반려견의 건강 상태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고기능성 프리미엄 간식으로 선보였다. 반려동물 사료 원료의 안전성과 제조환경 위생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게 한 유기농 펫푸드란 설명이다. 

▲3월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21회 코리아펫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 부스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KGC인삼공사도 반려견 전용 영양제와 고급 간식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최근 프리미엄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으로 건강보조식 타블렛 2종을 출시했다. 지니펫에는 정관장의 6년근 홍삼 성분이 함유돼 하루 1정으로 반려견의 면역력을 챙길 수 있으며, 중금속 등 위해성분 혼입을 막아 사람도 섭취할 수 있는 식품 원료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하림 역시 ‘무방부제 펫푸드’를 내세우며 반려동물 사료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 같은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진입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반려동물용 사료의 70% 이상은 네슬레퓨리나, 마스 등 글로벌 기업이 생산한 수입산으로 충당되고 있어 국내 생산기반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먹거리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제품-서비스도 출시 중이다. 이주코리아가 개발한 붐펫드라이룸은 반려동물 전용 드라이룸이다. 목욕 후 드라이 기능은 물론 적외선, 음이온, 펫 전용 음악 감상, 산소 및 아로마 테라피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녀처럼 여기기에” 아낌없이 지갑 열게 만드는 서비스들 

반려동물을 위한 항공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반려동물 국제선 위탁 수하물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인당 최대 2마리, 1편당 최대 5마리까지 반려동물을 위탁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제품들은 성장성과 함께 확장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반려동물 급식기 펫스테이션을 내놓았다. 여행이나 출장 등 집을 비우는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자동 급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 펫스테이션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반려동물이 제때 밥을 먹는지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반려동물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반려동물의 활동량-휴식량을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T펫을 출시했다. KT는 국내 처음으로 IPTV를 통해 반려동물을 살필 수 있는 케어포털 왈하우스 서비스를 내놓았다. 

홀로 남은 반려견을 위해 놀이와 운동, 급식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볼레디’도 눈길을 끈다. 홈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실시간 화면을 보면서 원격으로 볼 슈팅, 급식, 음악 플레이, 음성 전달 등이 가능하다. 반려견이 제품에 놀이공을 넣으면 간식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반려견이 공놀이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심신의 안정과 분리불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볼레디 측 설명이다. 

반려동물 의류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350만 원이 넘는 강아지 가방과 50만 원에 이르는 목줄을 판매하고 있다. 폴로 랄프 로렌은 5만~15만 원짜리 강아지 의류를 판매 중이다. 릿첼 애견 유모차는 세련된 디자인과 편의성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애견유모차는 산책을 싫어하지만 반려견의 기분전환과 건강관리를 위해 야외활동이 필요한 경우 집 주변을 간단하게 산책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일반 반려동물 유모차는 10만 원대이지만 프리미엄 제품은 10배가량 비싼 1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3월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21회 코리아펫쇼’를 찾은 한 관람객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쇼핑몰도 속속 등장했다. 옥션은 2015년 모바일 전용 반려동물 관련 소통과 쇼핑 공간인 펫플러스를 오픈하고 운영 중이다. 스마트파인더를 통해 맞춤 사료 찾기 기능은 물론 브랜드별, 품목별 최저가 검색은 물론 고객들의 소비패턴에 맞게 반려동물 관련 상품들을 선별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반려동물 브랜드 더하츠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로 현재 회원 수가 6만여 명으로 늘었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반려동물 용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스위티펫샵을 오픈하고 98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을 해주고 있다. 오픈마켓 G마켓은 최근 들어 강아지 습식 사료 판매율이 크게 증가한 데 따라 카테고리를 세분화하고 체계화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인 언론사인 타임의 자회사인 피플(People)은 홈페이지에 반려동물 섹션을 따로 구축했다. ‘사람’을 중심으로 다룬 매체였지만, 이제 가족 수준으로 올라선 동물도 콘텐츠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모험적인 시도다. 하지만 뉴스 소비자들은 피플의 시도에 엄지를 추켜세웠다. 지면광고가 줄고 구독자 이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반려동물 이야기와 사진, 동영상 등을 시작으로 보험 서비스 등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 중이다.

반려동물 콘텐츠로 ‘따뜻한 기업’ 이미지 변신 

인천국제공항은 홍보대사로 반려견 ‘달리’를 내세우고 있다. 달리는 현재 소셜네트워크에서 인기가 꽤 높다. 달리는 앞발이 없는 유기견이었으나 직원들의 관심 속에 사랑받는 반려견으로 변신했다. 달리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동행 절차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JFK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화장실과 놀이터가 마련돼 있다. 

㈜더존다스는 250억 원을 들여 남산면 광판 3리 일대 10만㎡에 애견체험박물관을 조성 중이다. 전 세계 애견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과 체험훈련장, 진도견 연구소, 애견호텔, 관련 상품 판매장, 방문객 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18년 개장이 목표이며, 반려견 애호인과 관광객 대상 테마파크 성격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1억 원 예산을 들여 오는 7월 개관 목표로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지원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동물복지지원센터에는 동물병원과 유기동물입양센터, 보호소 등이 마련된다. 서울시는 유기·유실 동물의 안락사 처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동물 사랑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재명 예비후보는 공약으로 △동물방역국 신설 △반려동물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하는 동물 진료수가제 도입 등 8개를 내놓기도 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차원에서, 전국 최대의 개고기 유통시장이었던 성남 모란시장의 관련 업소를 철거한 성적을 토대로 동물보호 강화 정책을 전국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은 반려동물을 사람과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도록 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동물복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높이고, 동물학대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높이도록 했다. 또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여기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가족이라더니… 해마다 버려지는 8만 마리, 예산만 한 해 100억 넘어   

반려동물과 동거 중인 인구는 457만 가구에 약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무책임하게 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휴가철 휴게소마다 버려진 반려동물은 쉽게 목격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해마다 8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고의로 버려지거나 길을 잃고 있다. 여기에 집계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유기 또는 유실된 반려동물을 구조하고 관리 및 처리하는 데 비용이 필요하고, 이에는 예산이 따른다는 점이다. 

실제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유실·유기동물 관련 관리비용만 128억 9000만 원을 썼다. 정부는 반려견 유기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등록제를 도입했으나 등록기피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반려동물 소유자가 동물등록을 위반하는 등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반 횟수와 무관하게 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반려동물을 유기한 소유자에 대한 과태료도 크게 늘었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현행 100만 원인 반려동물 유기 과태료가 300만 원으로 늘었다. 또 소유자와 유기동물의 범위도 기존 ‘소유자 등’을 ‘소유자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동물을 사육·관리 또는 보호하는 사람’으로 확대했다. 

또 동물학대 행위와 동물을 이용한 금지행위 대상을 추가 확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적용하는 벌칙도 상향했다. 동물학대 행위자는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경찰서와 동물보호단체 등에 접수된 동물학대 건수는 1000여 건에 이르지만 처벌된 건수는 벌금형 68건, 징역형 2건에 불과했다. 

▲3월 3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2017 케이펫페어 서울 힐스펫뉴트리션 부스에서 사랑의 쉘터 런칭 기념 ‘유기동물을 위한 소원나무 점등식’에서 관계자들이 유기견과 함께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와 함께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개구리 해부 실험 역시 금지될 전망이다. 현재 동물 해부 실험·실습은 살아있는 채로 실시되고 있으나 동물들이 고통당하는 것을 지켜본 학생들이 정신적 충격과 함께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속초시 청호동 항만부지에서 열린 속초붉은대게 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참가한 가운데 장난감 낚싯대로 돌게를 잡는 이벤트가 열리는 등 생태적 감수성은 고려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산업이 가장 발달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반려동물산업협회(AAP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68% 가량의 미국 가정이 반려동물과 동거하고 있다. 강아지(56.7%)가 가장 인기있는 반려동물이고, 고양이(45.3%), 물고기(14.3%) 순이다. 미국 시장 규모는  2015년 580억 달러(68조 1300억 원)에서 2016년 600억 달러(70조 4800억 원)로 성장했다. 

반려동물 유기 없어야 올바른 사회 평가 받을 수 있어  

일본 시장 역시 성장세다. 일본은 반려견을 위한 미용, 패션, 호텔, 장묘, 보험 등 각종 서비스가 발달했다. 반려동물 산업이 세분화·전문화 되는 추세다.

우리나라 반려동물은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조 8000억 원에서 2016년 2조  3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국내 총생산(GDP)의 0.07%로, 일본의 관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0.3% 수준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4배 이상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에서도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등 반려동물 산업 육성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을 전담하는 동물복지팀을 신설하고, 전담 인력도 기존 2명에서 5명으로 확대했다. 또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 데이터베이스 등을 보완하고 반려동물 기본상식과 관련법령, 훈련방법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또 동물병원 개설을 위한 규제도 완화했다. 비영리법인에 한정됐던 것을 수의사조합원으로 한 협동조합 형태로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한 곳에서 의료·미용·숙박 등 복합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동물간호복지사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반면 동물생산업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했다. ‘강아지 공장’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 관계자는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외국의 유기농 사료가 국내시장의 30~40%를 차지하는 등 고급제품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유기농 사료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 충족과 제품의 관리 차원에서 반려동물의 유기 사료 인증기준을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가축사료와 달리 펫푸드는 반려동물의 노화나 비만 등 건강관리에 대한 보호자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유기농 제품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동물복지 5개년 계획 따라 ‘물건에서 생명으로’ 

“동물은 물건이 아니며, 소유주의 결정에 맡겨져야 하는 소유물(property)이기 이전에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존엄성을 갖는 자의식이 있는 생명체(sentient being)라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비례대표)는 CNB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의 법적 지위 또한 진지하게 모색돼야 하며 사람-동물-물건이 구분되는 법적 위상이 동물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의원은 반려동물을 사람과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도록 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3월 27일 발의했다. 또 동물복지주간을 신설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도 제출했다.

민법 개정안은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동물복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법적 위치를 높일 것 △동물학대(사망, 상해)에 대한 사람의 책임성을 높일 것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 인정하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여기게 해 인권감수성을 높일 것 등을 담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 사진 = 이정미 국회의원실

우리나라는 2014년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에서 동물을 보는 관점을 “물건에서 생명으로 전환하겠다”고 적시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정책패러다임을 수립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선언에 그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1988년에, 독일은 1990년에 각각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을 민법과 관련법에 삽입했다. 

이정미 의원이 내놓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시켜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동물의 생명보호와 안전 보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매년 한 주를 동물복지주간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가 관련 행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동물병원은 2015년 기준 3640개로, 종사자 수가 1만 534명에 달한다. 반면 반려동물을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매달고 달려 죽게 만드는 사건을 비롯해 하루에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움직이는 돌고래를 20~30미터 수조에 가둬 놓은 돌고래쇼가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는 1991년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성숙되고 있는 것과 배치된다는 의견이다. 

이정미 의원은 “동물을 제3의 객체로 규정하도록 민법을 개정하고, 동물복지주간 신설을 가능케 한 동물보호법 개정은 동물권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국민 복지를 증진시켜 생태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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