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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맘의 마음 잡아라” 여성친화 상품 속속

SNS 통해 트렌드 파악하고 여심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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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0호 유경석 기자⁄ 2017.04.10 10:23:15

▲4월 6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유아교육전&키즈페어’에서 한 엄마와 아기가 함께 책을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유경석 기자) 유통시장이 ‘맘(Mom) 편한 세상’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조기 대선에 앞서 펼쳐진 정치적 격랑은, 마음 편한 세상을 바라는 여성들을 광장으로 이끌었다. 여성들이 현실정치 전면에 나서자 주류 사회는 큰 충격을 휩싸였다. 육아와 보육, 먹거리와 환경 등 생활정치를 중심으로 한 여성들의 정치적 이슈는 이념이나 거대담론을 뛰어넘었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비주얼 메뉴로 여심(女心) 자극에 나선 외식업계를 비롯해 여성친화적인 상품 출시로 여성들의 감성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비록 소폭이지만 회복세를 보이는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읽힌다.  

“여성이 불편을 느낀다면 다 바꿔!”

여심(女心) 공략은 비주얼 메뉴가 주도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SNS 동향을 파악하고 트렌드에 맞게 비주얼을 결정하고 있다. 비주얼 메뉴는 SNS 인증샷으로 공유되고, 이는 곧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죠스떡볶이는 최근 3.5cm로 떡의 길이를 표준화한 미니사이즈를 선보이며 여성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미니사이즈는 떡볶이를 먹을 때 입술에 소스가 묻지 않도록 했다. 대개 여성들이 떡볶이 떡을 한 입에 먹기 어려워 잘라 먹기에 소스가 입술에 묻는 불편을 해결한 결과다. 인증샷 공유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쌈밥집은 여성고객들의 취향을 고려해 ‘건물 빼고 다 바꾸는’ 상황이다. 외식 시장의 소비 주체는 주로 여성으로, 안심 먹거리를 찾아 쌈채소를 선호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안전한 먹거리 선호로 웰빙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불신은 외식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믿을 수 있어야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소비뿐만 아니라 창업 시장의 주체가 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설립된 법인은 9만 3768개로, 이 중 여성 창업이 2014년보다 12.7% 늘어난 2만 2229개로 남성의 증가폭 10.1%보다 높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상표출원 역시 여성 비중 증가세가 30%에 육박할 만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허청 자료를 보면 여성 상표출원 비중은 2007년 20.8%에서 2016년 28.2%로, 10년 새 7.8%p가 증가했다. 

특히 민간소비가 소폭 증가세를 보이면서 기업들마다 여성친화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모처럼 상승세를 보이는 경기 상황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KDI 경제동향 4월호에 따르면 소비는 소매판매가 낮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자심리도 다소 회복됐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4.4)보다 2.3p가 상승한 96.7을 기록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크게 위축되었던 소비자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제로투세븐이 TV광고 중인 궁중비책 영상. 사진 = 제로투세븐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월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를 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여행 및 예약 서비스가 18%(1조 812억)로 가장 높고, 음·식료품 13%(7798억), 생활·자동차용품 10.1%(6070억) 순이었다. 특히 상품군별로 온라인 거래액 대비 모바일 비중을 보면 아동·유아용품(71.9%), 화장품(69.5%), 가방(69.0%), 음·식료품(68.3%) 등이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시장을 모바일 쇼핑이 주도하고 있다. 간편한 결제 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 쿠폰, 할인 행사 등 깨알 혜택을 챙기려는 알뜰한 엄마들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맘이 편하도록 마음쓴 제품들 ‘인기 쑥’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을 시판 중인 제로투세븐은 ‘아이가 너무 즐겁거나 흥분된 상황에서 아이를 먼저 진정시키는 일이 필요하다’는 엄마들의 마음을 TV 광고에 녹여냈다. 아이를 진정시키려는 리얼한 육아 상황과, ‘민감한 아기 피부의 균형있는 보습을 위해서는 먼저 피부 진정이 필요하다’는 진정보습 솔루션의 ‘진정’을 중의적으로 표현해 엄마 미소를 자아내려는 의도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인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 어린이용 신제품을 출시했다. 나트륨에 대한 걱정 없이 고소하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는 무조미구운파래김과 무항생제 비엔나소시지, 두유, 마요네즈 등이다. 아워홈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는 MSG, 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 합성감미료 등 화학첨가물을 배제하고 필요 영양소를 강화한 B2B(기업간 거래) 식재 브랜드다. 

KGC인삼공사는 홍삼 특유의 쓴맛이 덜해 아이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정관장 아이패스를 내놓았다. 아이에게 홍삼을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과, 쓴맛을 거부하는 아이의 마음을 반영한 제품이다. 정관장 아이패스는 자라나는 11~13세 성장기 어린 학생들을 위한 아이패스 주니어, 체력과 면역력 증진이 필요한 14~16세 성장기 청소년을 위한 아이패스 엠(M), 공부에 지쳐 피로해소가 필요한 수험생을 위한 아이패스 에이치(H)로 구성됐다.  
제이앤씨글로벌은 아기의 건강상태를 빠르게 알려주는 육아관리 스마트기기인 스마트엔젤을 출시했다. 스마트엔젤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유아동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블루투스 4.0 기반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또 온도와 습도센서가 내장돼 아이가 대소변을 보면 기저귀 상태를 알려준다. 모유수유 시간 알림 기능을 이용해 수유시간과 횟수, 가슴 방향 등 수유기록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아이챌린지는 I-소리책 서비스를 오픈했다. I-소리책 서비스는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 서비스로, 정확한 발음과 풍부한 감성이 담겨 아이가 책 읽기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절한 효과음-배경음악으로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것이 장점이라고 아이챌린지 측 은 설명한다. 

바디브랜드는 임신한 고객을 위해 임산부 모드를 새롭게 개발했다. 임산부 모드는 임산부들이 주로 호소하는 허리와 골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마사지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또 임산부가 안마의자에 앉았을 때 산모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최적의 의자 기울기와 모양을 적용했다. 특히 지압과 주무르기를 중심으로 부드럽고 느린 패턴의 마사지가 이뤄지도록 했다. 

JW중외제약은 기존 습윤밴드와 달리 일반 상처보호 드레싱제로 가벼운 상처보호용 하이맘밴드 베이직을 비롯해 캐릭터밴드 하이맘밴드 베이직 MOOMIN, 물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하이맘밴드 아쿠아, 관절부위용 하이맘밴드 고탄력 등을 선보였다. 상처 부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구성을 다양화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에 마련된 맘스 라운지 전경. 사진 = 롯데백화점

봄 시즌을 맞아 홈플러스 패션브랜드 F2F가 선보인 300여 종의 의류 신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많은 계절에 맞게 가볍고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면서 일생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아동복은 신학기에 어울리는 레이어드 티셔츠, 원피스, 치마레깅스에 셔츠깃이나 스트라이프와 같은 디자인을 가미한 교복 스타일의 스쿨룩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여자가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 여성친화형 서비스 

롯데백화점은 최근 영등포점에 임신부 전용 휴게 공간인 맘스 라운지(Mom’s Lounge)를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맘스 라운지를 통해 임신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맘스 라운지는 임신부 고객을 위해 건강음료 제공, 태교를 위한 음악감상, 영화감상, 부료 마사지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임신부의 건강한 휴식을 위해 맘스 라운지 인테리어를 친환경적으로 구성했다. 

CJ그룹은 여성 직원의 임신 및 출산, 육아 등 생애 주기별로 지원하고 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이후 만 1년까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모성보호 플렉서블 타임(Flexible Time)제도가 있다. 난임 부부를 위해 시술 비용을 지원해 주고, 유산시 휴가 보장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CJ그룹은 임신하거나 임신을 계획중인 여성 직원들이 마음 편히 가정과 직장 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방침이다. CJ직장 어린이집인 CJ키즈빌은 현재 쌍림동 제일제당센터를 비롯해 총 3곳에서 운영중이다. 무엇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한다. 운영시간도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오전 7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넉넉하다. 

효성ITX는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포함해 최장 1년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확립해 경력 단절을 막고, 휴직 종료 이후에는 100% 원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인사평가에 있어서도 출산·육아 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이나 팀 내 갈등 없도록 인사 시스템을 마련해 두고 있다.

▲CJ제일제당센터에 들어선 CJ키즈빌 모습. 사진 = CJ제일제당

이와 함께 임산·출산 직원을 위한 전용 휴게실과 의무실을 만들고 단시간 근무, 시차 출퇴근 등 다양한 근무 제도와 사내 어린이집 운영, 학자금 지원 등 복지혜택도 늘려나가고 있다. 또 각 분야의 여성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원 가족들이 의료, 문화, 금융, 여가 등 생활 복지 혜택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은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해 W인덱스를 도입했다. 2013년부터 여성 직원 비율과 여성 관리자 비율, 채용·승진·퇴직 지수, 육아휴직 이용률 등을 숫자로 체계화했다. SK는 육아휴직 자동전환 프로그램을 도입해 출산휴가에 들어간 여성 직원이 별도의 신청절차 없이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할 수 있게 했다. 출산휴가와 연계한 육아휴직 이용률은 80%가 넘는다. 신임 팀장과 팀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경력과 리더십 개발을 지원하는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은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의 공간을 지원하는 2017 공간문화개선 지원사업 공모를 마감했다. 공간문화개선 사업은 선정된 시설 및 단체의 여성 전용공간을 개선하는 공간 리모델링 및 공간 컨설팅 지원사업과, 기존 지원시설 모니터링과 추가 보수를 지원하는 보수공사 지원사업, 공간을 활용한 우수프로그램을 선발·지원하는 공간활용우수프로그램 지원사업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지난해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이주여성을 위해 경남 이주여성인권센터의 낡고 어두운 사무실과 상담실 등을 말끔하게 수리해 이주여성들이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센터를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마트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기업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임신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선 4월부터 2시간 단축 근무제도를 시행 중이다. 임신을 인지한 순간부터 2시간 단축 근무를 적용하고, 단축근무 시간에 대한 임금을 보존해 주는 제도다. 임신한 근로자에게 업무 부담을 줄여주고 경제적으로도 지원해 건강한 출산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마트는 여성이 전체 근로자의 65%를 차지하는 특성에 맞게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부담 없는 임신·출산, 육아 걱정 없는 기업 문화 정착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신메뉴 개발 시 신기하고 재미있는 메뉴 비주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수시로 SNS 동향과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사 슈가미디어 백지선 대표는 “소비자들이 직접 먹어보고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력을 인정받는 것은 브랜드의 생명을 이어가는 척도가 됐다”며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기 위해 입맛과 취향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해 만족도를 높여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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