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연임 성공 황창규 KT 회장의 유별난 ‘지니’ 사랑
생활비서 ‘지니’는 어디까지 진화할까
(CNB저널 = 황수오 기자) 최근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황 회장이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AI) ‘기가지니’가 주목받고 있다. 기가지니는 TV에 연결하는 음성인식 셋톱박스로 KT가 지난 1월 출시했다.
황 회장은 지난달 26일 올해 기가지니 판매 목표를 50만대로 제시했으며, 새로운 지니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는 인공지능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 2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가 지니가 아마존 에코나 구글 홈보다 월등히 나은 기계라 생각한다”며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황 회장이 기가지니에 주목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AI가 미래먹거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기가지니는 현재 음성만으로 TV채널을 설정하는 것을 비롯해 음악, 날씨, 교통정보 등 15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니야 날씨 알려줘”라고 말하면 날씨 정보를 나타낸다. “지니야 소녀시대 음악 틀어줘”, “지니야 치킨 시켜줘” 등 말만 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말(言)’로 모든 사물 제어 시대
지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갈수록 ‘스마트’해지고 있다. TV와의 연동에 한정됐던 초기기능에서 벗어나 점차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다음달 경기 광교신도시에 분양 예정인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과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부산 영도구 ‘롯데캐슬’ 단지에 도입되는 지니는 ‘소통형 지능’을 갖췄다. 외출 전 “지니야 엘리베이터 불러줘”라고 말하면 미리 엘리베이터를 불러주는 것을 비롯해, 세대 내 난방 제어, 차량 입차 알림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밖에 지니는 자동차에도 연동되고 있다. KT는 3월 30일 시작된 국내 최대 모터쇼인 ‘2017 서울모터쇼’에서 ‘기가’와 현대차 ‘아이오닉’을 연동한 ‘Home to Car’를 선보였다. 원격시동, 위치안내 등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KT는 향후 금융과 부동산에도 인공지능 서비스를 접목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가지니’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황 회장 취임 이후 KT는 2015년 영업이익 1조2929억원, 작년 1조4400억원으로 실적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황 회장은 이전의 수장들과 달리 평생 반도체 연구에 몸바쳐온 전문가 출신이다. 1989년 삼성반도체 DVC 담당으로 입사해 기술분야 요직을 두루 거치며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시킨 인물이다. 그는 삼성전자 사장 시절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증명해 내기도 했다.
이런 ICT분야의 전문성이 첨단통신기술과 접목되면서 오늘의 지니 시대를 열고 있다는 점에서 KT 구성원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홈IoT와 IPTV, 스마트폰을 접목한 첨단복합서비스는 이제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들의 대세가 되고 있다”며 “황 회장이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된 만큼 지니 또한 ‘시즌2’를 향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수오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