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1인 구매족 급증에 “가격보다 빠른 배송 중요” 경쟁
▲최근 수입맥주는 홈술·혼술 풍조 확산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상승하며 지난해에는 1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은 기사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유경석 기자)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청년층은 물론 50대 이상도 가세하는 추세다. 혼밥·혼술족이 증가하면서 배송 전쟁이 심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늘고 있는 탓이다. 1인가구를 위한 상품이나 서비스 경쟁은 배송 방식으로 수렴하는 상황이다.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받아볼 수 있기를 원하는 까닭이다. 배송 시장의 지배력 확보를 위한 택배와 직배송, 편의점 간 영역을 초월한 경쟁은 당연한 결과. 온라인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한 혼밥·혼술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배송 시장 경쟁은 승자독식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늘어나는 1인가구…2020년 세 가구 중 1가구 전망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2015~2045년) 결과를 보면 1인가구 시대를 실감할 수 있다. 2년 후 1인가구 수는 590만 700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부부+자녀(미혼) 가구 수인 572만 1000가구보다 18만 6000가구가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계속돼 오는 2045년 1인가구 수는 809만 8000가구까지 늘어 전체 가계 중 36.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기준 27.2%보다 무려 9.1%p가 증가하는 것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소비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1인가구가 소비의 중심세력이 됐기 때문이다. 솔로 이코노미(soloeconomy)가 세력을 확장하며 업계마다 맞춤형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싱글슈머’를 비롯해 ‘포미족(For-me)’, ‘혼밥혼술족’, ‘편도족’ 등 다양한 신조어는 1인가구를 중심으로 한 소비시장의 변화를 가늠하게 한다. 1인가구의 소비 지출 규모는 2020년이면 1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소비 중 15.9%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여행박사가 혼자 여행 떠나는 여행객에게 5%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 사진 = 여행박사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 1인가구 트렌드가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은 물론 혼행(혼자 여행), 혼영(혼자 영화보기), 홈트(홈 트레이닝) 등 혼자서 생활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혼족 트렌드가 소비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이다.
1인가구가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분야는 외식이다.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 1인가구의 지출 비용 중 외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74%로 가장 높았다.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1인가구는 직접 요리를 해먹는 것보다는 외식이나 간편 식사 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늘어나는 1인 가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맞춤형 금융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나홀로족을 위한 금융상품 패키지를 비롯해 다인가구와는 다른 생활패턴에 맞는 혜택을 넣은 맞춤형 금융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온라인쇼핑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조 8577억 원으로 이는 전년동월대비 22.9%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3조 3984억 원에 이른다.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비중의 58.0%에 이른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37.8% 증가한 것이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살펴보면, 전년동월대비 화장품(47.2%), 생활·자동차용품(29.5%), 가전·전자·통신기기(25.7%), 의복(-2.7%), 음·식료품(24.2%) 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상품 범위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종합몰 25.7%, 전문몰 13.0% 각각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 급증세
화장품(47.2%), 생활·자동차용품(29.5%),
가전·전자·통신기기(25.7%) 증가
이는 ‘SOLO’를 위한 신산업이 대세라는 점을 방증하는 구체적인 결과여서 주목된다. ‘SOLO’는 자신을 위해(Self) 온라인 구매를 주로 하며(Online) 가격이 싼 것을(Low-price) 시간을 아끼고자 한 번에(One-stop) 구매한다는 의미다.
▲리빙한국이 최근 한국도자기 전시판매장연희점에서 선보인 1인상 세트 구성 상품 중 하나인 리한 반상기세트 바시미. 사진 = 한국도자기리빙
1인가구는 고른 연령대를 보이고 있다. SK플랫닛이 지난해 11번가 고객 구매 데이터와 소비패턴을 교차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의 1인가구가 38.4%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40.3%, 20대 33.4%, 40대 31.9%, 10대 13.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말부부나 기러기 아빠 등 독신 생활 패턴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인가구의 씀씀이가 크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20대의 경우 1인가구의 거래액은 55만 원으로, 이는 다인가구 30만 원보다 25만 원(83%)이 많았다. 주문건수 역시 1인가구가 9.5회로, 다인가구 4.8회보다 2배가량 많았다.
1인 소비시장 차별화 배송 시스템으로 수렴
인터넷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1인가구가 늘면서 배송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승자독식의 시장 특성 때문이다. 이런 결과 빠른 배송은 기본이고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받아볼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배송 전쟁은 ‘택배·편의점·직배송’ 삼국지로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개개인의 삶의 가치를 중시하는 생활환경과 그에 따른 소비패턴에 맞는 배송으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
▲GS리테일의 자회사 CVSnet이 운영하는 편의점 택배 포스트박스는 배송 업체 핫라인퀵과 손잡고 신개념 배송 서비스 당일택배를 론칭했다. 사진 = GS리테일
쿠팡은 로켓 배송에 더해 정기적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기 배송은 고객이 구매 주기를 직접 설정해 정기적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베이코리아는 GS25와 손잡고 무인안심택배함 스마일박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스마일박스 서비스는 G마켓ㆍ옥션ㆍG9에서 상품을 주문할 때 무인택배함인 스마일박스가 설치된 GS25를 배송지로 지정하는 방식이다.
▲신개념 DIY 데크타일인 퀵데크를 쿠팡에서 구매하면 로캣배송으로 더욱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사진 = 뉴테크우드
GS샵도 GS25 편의점을 통해 상품 수령 서비스를 하고 있다. GS샵 고객들은 주문한 상품을 주변 1만여 곳 GS25에서 받을 수 있다. 포스트박스와 ㈜핫라인퀵이 선보인 당일택배는 1박 2일 이상이 소요되는 기존의 택배보다는 빠르고 2~3시간 내 배송이 완료되는 퀵서비스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이 진행된다. 편의점에서 택배를 찾으려면 상품 주문 시 배송 주소 입력 대신 화면에 있는 픽업 서비스로 받기 버튼을 선택하면 된다. 원하는 GS25 지점을 선택한 뒤 택배가 오면 휴대폰으로 알림 메시지를 확인하고 수령할 수 있다.
특히 편의점 픽업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은 부담 없고 손쉽게 찾을 수 있고 점포 수 역시 전국적으로 3만 개 이상에 이를 만큼 원활한 픽업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오는 2020년 3만 50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마다 1인가구 등 고객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1인분씩 개별 포장돼 있어 혼밥, 혼술을 즐기는 고객들이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간편훈제 시리즈 5종을 선보였다. 사진 = GS리테일
1인가구가 증가하고 대부분 온라인쇼핑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어 차별화 전략이 생존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혼밥·혼술족의 온라인쇼핑이 증가하면서 시장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지만 가격을 내세운 차별화는 경쟁력을 잃었다”며 “이는 가격 혜택은 물론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면서 간편결제ㆍ편의점 택배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을 통한 온라인쇼핑몰 간 차별화 전략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규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이 감동할 수 있도록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곧 승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경기가 불황인 만큼 고객에게 새로운 체험 요소를 끊임없이 제공해 새로운 즐거움과 감동을 제공하는 등 고객체험 기반의 차별적인 서비스로 고객과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