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95% 재입주 고려"…이종덕 개성공단입주協 부회장
12일 국회서 개성공단 세미나 개최…입주기업 24% "올해 내 재개 가능" 전망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7주년 '개성공단,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한 토론회 모습. (사진=국민의당 조배숙 국회의원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을 넘어 동북아 평화경제 구축의 시발점이다."
이종덕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영이너폼 대표)은 1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7주년 '개성공단,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한 토론회에서 "비핵화와 연계된 국제환경의 여건조성, UN제재, 북한 설득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략적 유연성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종덕 부회장은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95%의 기업들이 재입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입주기업의 재산권 보호 조치 및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현실적으로 보장되고, 다시는 개성공단의 폐쇄가 재현되지 않는 제도적 개선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개성공단 가동시 경쟁력 있는 인건비, 숙련된 근로자, 빠른 물류, 원활한 언어소통, 소규모 주문생산 가능 등 장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입주기업들은 올해 내 재가동은 쉽지 않고, 빨라도 2018년 이후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체조사결과 24%의 기업들은 올해 내 재개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덕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은 선(先) 재개, 후(後)대책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는 시간이 지체될수록 재개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성공단을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처럼 '정경분리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경제적 관점에서 문제 해결을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가야 공단이 재개되기 보다는, 우선 남북간 협의가 시작되면 개성공단 재개를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을 3단계에 걸쳐 재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새 정부 출범 전후 개성공단 재가동 관련 미세한 입장 변화가 있지만 국제사회가 기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가 지속 중인 만큼 단계적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양무진 교수는 단계적 재가동 추진방안으로 1단계(2017.8~12)로 재가동 여건 및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어 2단계(2018.1~12)로 당국간 대화 및 초보적인 재가동 추진을 제시했다. 이후 3단계(2019.1~?)로 전면 재가동 및 확대발전을 추진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유 옥 변호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개성공단 재개가능성에 대한 법적 검토시 UN안보리결의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될 조항은 북한 지역 내 남한의 상업은행을 개설하거나, 북한과 교역을 위해 금융지원을 금지하는 조항들이라고 분석했다
유 옥 변호사는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 법제는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 한정돼 적용되는 것으로 개성공단의 재개에 장애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융지원 내지 은행개설 등 개성공단 재개에 필요한 준비를 위한 UN안보리 제재위원회의 승인 추진 등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국민의당 조배숙 국회의원은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과,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제재 국면에 맞지 않는다는 서로 다른 입장들이 충돌하고 있다"면서 "개성공단 재개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경협 재개와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풀어가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해결을 주문했다.
한편 6.15 남북공동선언의 성과였던 개성공단은 2005년 24개 기업이 1차 분양을 받은 이래 폐쇄 직전까지 124개 업체와 5만 6320명이 일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2015년 말까지 누적생산액은 3조 5000억 원에 이르렀고, 월 상품생산액은 600억 원에 달했다. 8000개 관련기업이 개성공단과 함께 가동됐으나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를 발표했고, 입주기업의 피해액은 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경석 kangsan0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