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 1633년 6월 22일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법정을 나서며 한 말이다. 여러 달의 재판을 통해 심신이 극도로 지친 칠순 노인 갈릴레이는 서슬 퍼런 바티칸의 요구대로 종교 재판관들 앞에서 지동설을 부인했다. 그는 위압에 소신을 꺾었지만 ‘진실은 결코 덮을 수 없다’며 자신의 양심에게 고백한 것이다. 그의 말은 국가와 권력이 학문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상징적인 표현이 되었다.
탈모의 원인은 DHT다. 십중팔구 맞는 말이다. 필자가 DHT를 탈모 원인으로 강조하는 것은 진실을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탈모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당수는 치료에 실패하게 된다. 알면 지름길을 찾을 수 있다. 알지 못하면 이 방법, 저 방법 모두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탈모인 주변에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다양한 방법들이 춤을 추고 있다. 출처 불명의 ‘카더라 통신’, 개인적인 특수 경험이 난무한다. 이 같은 방법에 의지하면 탈모 치료는 거의 실패한다. 시간과 경제적 손실은 물론 자칫 치료 시기마저 놓칠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이 탈모 원인 되는 이유
탈모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으로 전환되어 생긴다. DHT는 정상 성장 중인 모발세포를 자극한다. 이때 모발 세포에 파괴 신호가 전달되어 세포자살인자(Cell Apoptosis Factor)인 BMP, DKK-1, TGF-beta가 생성된다. 이로 인해 모발의 성장기가 짧아지고, 휴지기가 길게 돼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탈모 예방과 치료는 두피의 모낭에 DHT를 감소시키는 데 있다.
탈모는 활성산소, 스트레스, 흡연, 염색, 헤어드라이기 등에서 멀어지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활성산소는 유전자의 본체인 DNA를 공격, 모발을 성장시키는 유전자 설계도를 망가뜨린다.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모공을 막아 모근에 영양 공급을 어렵게 만든다. 활성산소 증가원인은 잘못된 식단, 오염물질, 과음, 약물, 자외선, 방사선, 스트레스, 노화, 감염, 과다한 운동, 피로, 질병, 염증 등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하수체에서 코티솔(Cortisol) 호르몬이 분비된다. 코티솔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혈관이 수축되면 기관에 영양분 공급이 어렵다.
파마와 염색도 모발 건강에 이롭지 않다. 파마와 염색약에 포함된 과산화수소 등의 화학물질이 피부에 자주 접촉되면 큐티클(cuticle)이 손상될 수 있다. 염색이나 파마를 자주 한 모발의 큐티클 층은 탄력이 떨어진다. 모발 염색약 중 절대다수에는 PPD(Para-phenylenediamine)와 유사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드라이어기는 전자파를 발생시켜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큐티클을 손상시키고, 모공을 막히게 할 수 있다.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헤어드라이어 사용 자제가 좋다. 사용해도 모발에서 20cm 이상 떨어져 높지 않은 온도로 모발을 건조시키는 게 방법이다.
탈모 막는 헤어드라이어 사용법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모가 시작되면 5알파-환원효소를 차단하는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성분 약물로 치료하는 게 정답이다. 전립선비대에 치료제로도 애용되는 이 성분의 약물은 하루에 한 번 1mg을 복용하면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정말 간단한 방법이다. 필자는 조기 탈모의 경우에는 치료하지 않고 피나스테리드 0.5~1mg을 처방한다. 부작용은 2% 이내에서 정력 감퇴, 피로감, 유방통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 약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상당하다. 소소한 부작용이 마치 인체에 큰 부담이 되는 독약처럼 과장 포장된 느낌마저 받는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다. 몸에 맞지 않으면 사용 양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그런데 부작용을 과장하는 극소수 사람도 있다. 그래서 얻는 게 무엇일까, 궁금하다.
필자는 제약회사 홍보 사원이 아니다. 탈모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가장 쉽고,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안내하고 싶을 뿐이다. 누가 뭐래도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DHT다. 지금도 지구는 돌고 있다.
(정리 = 최영태 기자)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