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을 깨뜨리며 새롭게 진화한 법정 스릴러다. 거대 로펌 소속의 거물 변호사 이야기가 아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서배스천 러드는 거리의 변호사다. 저자는 서배스천 러드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사건을 서로 긴밀하게 엮어, 조각나고 일그러진 사법 제도의 치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폭로한다.
저자의 노련한 문장에 풍부하고 치밀한 법률 지식이 더해진 이 소설은,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여러 피고인들과 함께 거침없이 전진하는 거리의 변호사 서배스천 러드의 ‘불량스러운’ 행보를 보여준다. 그리고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사회와 법 제도에 대한 사고를 과감히 전복시킨다. 그가 살고 있는 시티, 그가 매일같이 드나드는 법정, 그가 내달리는 도로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도시 한복판에서 사기, 납치, 유괴, 테러, 탈옥, 살인을 일삼는 악당들을 변호하며 사력을 다해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몸을 던지기 때문. 희대의 괴짜 변호사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존 그리샴 지음, 강동혁 옮김 / 1만 4000원 / 문학수첩 펴냄 / 5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