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브랜드를 통해 상상력과 실험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탈리아인이 제품을 상상하고 설계하는 방식은 우리와 출발점에서부터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인은 제품을 여러 의미와 철학을 지니고 있는 사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그들은 형태를 생각하기에 앞서 인간의 본성을 먼저 살펴본다”며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초인적인 열정을 보이는 근원”이라고 짚는다.
또한 저자는 이탈리아인은 실패보다는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것을 더 두려워하며, 상상과 모험을 즐긴다고 말한다. 꾸미는 것 이상으로 예술과 학문을 사랑하며,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그에 대한 지식과 관심도 높은 편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탈리아인의 뛰어난 상상력의 바탕에는 인문학적 소양과 넓은 견문이 자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이 그들이 단순히 건축가나 디자이너에 머물지 않고 이론가이자 사상가, 때로는 예술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탈리아 브랜드의 제품들은 때로는 매우 서정적이며 감성적인 요소를 담아내고, 때로는 한껏 웃음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기능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인간의 삶의 언어가 담긴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그런 까닭에 이탈리아에는 조금 난해하거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제품이 많은 편이지만, 그들에게 있어 디자인은 즐기는 생활의 문화임을 강조한다.
임종애 지음 / 1만 8000원 / 부즈펌 펴냄 / 4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