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금융] 은행원들 ‘1등 연봉’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4대 은행 평균연봉 8240만원…그런데 왜 밤잠 설치나

  •  

cnbnews 제551호 이성호 기자⁄ 2017.09.04 10:41:22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성호 기자)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이 올해 1월~6월까지 평균 49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화제다. 씨티은행뿐만 아니라 대부분 은행업 종사자들은 다른 분야 근로자들에 비해 보수가 높아 미취업자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사정이 달라졌다. 은행원들이 1등 연봉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봤다.

올해 상반기 은행원 중 급여 1위는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이 차지했다.

주요 은행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씨티은행원들은 상반기(6개월)에만 49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평균 48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우리은행 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은 33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지난해 신한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직원 연봉은 8240만원이다.

연봉만으로는 은행원들이 단연 상위 레벨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근로자 1544만명의 연봉을 분석한 결과, 2016년 기준 평균연봉은 3387만원으로 조사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심한데 대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은 6521만원, 중소기업 정규직은 3493만원에 머물렀다. 근로자 수를 10%씩 10개 집단으로 나눌 경우 6607만원 이상이면 상위 10%에 속한다.

이에 은행원이라는 직업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한다. 화이트칼라로 대변되며 타 직종에 비해 비교적 높은 월급과 안정적인 근무환경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사람 일을 기계가 대신하는 이른바 핀테크(금융+IT) 혁명이 몰아닥친 것.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면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K뱅크·카카오뱅크 등은 은행창구 하나 없이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온라인 네트워크만을 통해 쉽고 빠르고 간편하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기존 은행대비 예·적금에 높은 이자와 낮은 대출금리를 대대적으로 전면에 내세워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도 전체 은행거래 중 비대면 거래가 90%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대의 흐름인 금융의 디지털화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다.

금융·보험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17 금융보험산업 인력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모바일 뱅킹 및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비대면 거래 확산에 따른 점포 축소로 인해 인력이 감소되고 있다.

▲은행별 임직원 현황. 자료 = 금융감독원

국내 은행 점포수는 2012년 7698개에서 2016년 7103개로 595개가 사라졌다. 은행권 종사자수도 2012년 13만7593명에서 2016년 13만1981명으로 5612명이나 줄었다.

보고서는 핀테크 발전에 따른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대에 따른 지점수 감소와 이를 계기로 고비용·저효율의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고용환경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일자리의 52%는 4차산업 혁명에 따라 인간노동이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직업군에 속한다. 금융·보험업의 경우는 78.9%로 평균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인력구조조정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은행원들은 전에 없던 불안감이 쌓일 수밖에 없다. 탄탄한 직장으로 묵묵히 본인에게 주어진 일만 한다고 해서 과거와 달리 안정된 장래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달라진 세태에 밀려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인생이모작을 꾀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기업은행·SC제일은행·씨티은행 등 7개 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 직원은 올 6월 말 기준 8만2533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4076명(4.68%)이나 감소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CNB에 “최근 핀테크의 발달과 K뱅크·카카오뱅크 등의 열풍으로 인해 전통적 영업방식에 변화가 찾아오고 자의든 타의든 인력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은행원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들과 시중은행들의 핀테크는 아직 일부 영업(리테일)에 국한돼 있어 은행 본연의 상당 업무는 아직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타 산업에 비해 은행권에서 고용불안은 늦게 찾아온 점도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융에 IT를 접목시키고 있어 이 같은 기술의 발달은 보다 가까운 미래에 생존을 위협하는 필연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