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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파고에 밀려 '9월 내수 꼴찌' 전락 르노삼성…돌파구는?

"클리오 올해 내 출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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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7-558호 윤지원⁄ 2017.10.18 11:56:38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QM3(왼쪽)와 SM6, QM6.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이 추석 연휴를 전후해 9월 판매 실적을 공개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월 내수 판매량에서 전년 동월 대비 20.2% 감소한 7362대를 기록, 5개 업체 가운데 가장 적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설마 했던 꼴찌 추락에 회사 내부 분위기가 무거워졌으며, 남은 4분기 내수 회복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9월 내수 판매가 상승한 가운데 3위였던 한국지엠과 4위였던 르노삼성만 나란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지엠의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 감소율은 르노삼성차보다 큰 36.1%였다. 그러나 여전히 르노삼성차보다 1629대 많은 8991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전년 동월 대비 18.2% 늘어난 9465대의 내수 판매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의 경우 추석 연휴가 포함되어 있어 올해 9월보다 영업일 수가 적었다. 그런데도 판매실적이 감소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르노삼성의 SUV 모델인 QM3와 QM6.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내수 하락, 무엇이 문제였나?

업계에서는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의 9월 내수 판매 부진에 대해 신차의 부재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를 위협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말리부와 SM6의 기세가 한풀 꺾인 데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UV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및 쌍용차와 달리 새롭게 경쟁에 참여할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것이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의 야심작으로 준비했던 클리오의 국내 출시 일정이 거듭 연기된 것이 뼈아팠다. 클리오는 1990년 처음 출시된 이래 전 세계 1300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르노삼성은 클리오가 국내에서도 해당 세그먼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을 자신했지만, 초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초 6월로 예정됐던 출시 일정을 3개월 이상 미룬 상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볼륨모델(실적 비중이 높은 제품)인 SM6의 부진이 뼈아팠다고 밝혔다. 동급 경쟁 모델인 쏘나타의 신차 효과와 공격적인 마케팅이 거셌으며, 준중형의 그랜저와 비교했을 때에도 SM6의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인식이 소비자 사이에 만연한 것이 주된 외부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SM5의 상품성을 강화해 새로 출시하면서 전월 대비 82.7% 늘어난 내수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SM6의 수요를 깎아내렸다는 점도 9월 내수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올해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목표는 12만 대였다. 3분기까지 르노삼성차의 내수 누계는 7만 5172대에 그치고 있다. 전년 누계 대비 5.6% 늘어난 수치지만 목표에는 한참 못 미친다. 9월 수출은 1만 8820대를 기록, 3분기까지의 누계가 12만 9668대로 올해 목표 17만 대에 제법 가까이 다가갔다. 내수와 수출을 합친 전체 목표 달성률은 다른 완성차업체들보다 높은 편이지만 내수 목표를 남은 3개월 안에 채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7 ITU 텔레콤월드 의전차량으로 지원된 르노삼성 SM6.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NEW QM3 RE 파노라믹 에디션.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소비자를 많이 태워라…시승 통한 상품성 체험 기회 

르노삼성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의 내수 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SM6와 QM6 등 볼륨모델의 실적 회복이다. 그런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 두 차가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동급 최강의 경쟁모델인 쏘나타는 가솔린 2.0 기본사양 2255만 원부터 시작된다. SM6의 가격은 이보다 185만 원 비싼 2440만 원부터다. 옵션이 추가되면 한 체급 위의 그랜저와 맞먹는 가격이다. 

하지만 SM6가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기치로 걸고 처음부터 준중형 세단을 경쟁 모델로 내세운 만큼 상품성을 따져보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결코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르노삼성이 그동안 SM6의 우수한 상품성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던 것이 가격에 대한 오해를 낳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2017년의 남은 4분기에는 보다 많은 시승 기회를 제공해서, 소비자가 직접 SM6의 상품성을 체험해보고 판단할 수 있는 마케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르노삼성차는 10월 13일부터 말일까지 SM6 시승 구매 및 상담을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 경품을 제공하는 'SM6 라이프앳아트(Life@ART)'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와 '타이타닉' VIP 관람권과 '2017 라움아트센터 정기연주회 with 금난새’, ‘2018 빈 소년 합창단 신년 음악회’ 등 예술 공연 관람권과 신세계 상품권 300만 원권, 인터파크 티켓 포인트 등의 경품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SM6를 시승해볼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르노삼성의 프리미엄 중형 SUV 모델인 QM6.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이 관계자는 QM6의 상품성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특히 9월 1일 새롭게 선보인 가솔린 모델이 경쟁모델 대비 우수한 연비와 정숙성, 낮은 가격을 갖추고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효율성 면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출시 13일 만에 1천 대 계약을 돌파하고, 한 달 동안 총 1426대가 팔려 QM6 전체 판매량 중 약 58%나 차지하며 선전했다. 르노삼성차는 조만간 QM6 가솔린 모델에 대한 마케팅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QM3 역시 지난해보다 부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QM3는 9월 한 달간 내수 시장에서 724대를 판매, 전월 대비 20.3%, 전년 동월 대비 29.8%나 하락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지난 10월 11일 New QM3에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와 프리미엄 BOSE 사운드 등의 고급 옵션을 더해 상품성을 강화하면서 가격대는 유지한 'New QM3 RE 파노라믹 에디션'을 출시해 소형 SUV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5월 19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의 '2017 네트워크 컨벤션' 행사에서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이 클리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르노삼성자동차)


클리오는 과연 언제 나오나?

르노삼성차의 내수 부진 원인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이 신차의 부재다. 사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르노삼성차는 클리오의 출시 계획을 야심 차게 제시했었다. 지난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르노삼성차의 메인 모델이 바로 클리오였다. 클리오는 유럽 시장에서 동급 최강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17만 8801대나 판매 되어 폭스바겐 폴로(16만 9921대)와 포드 피에스타(15만 6590대) 등을 제쳤다.

클리오는 국내에서 인기가 주춤한 소형 해치백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유럽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은 제품인 만큼 국내에 수입될 경우 폭스바겐 폴로, 푸조 208 같은 수입산 소형 해치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며, 준중형 해치백인 현대 i30, 폭스바겐 골프와 경차의 수요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클리오의 국내 출시 일정은 계속 미뤄졌다. 원래 6월 중에 국내 출시가 예고됐던 클리오는 9월로, 다시 10월로 출시 일정이 미뤄졌다가 현재는 그마저도 비관적인 상황이다. 국내 출시가 이처럼 계속 미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물량 확보의 어려움이다. 워낙에 인기가 높다 보니 프랑스와 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으로는 유럽지역에 밀려있는 주문을 맞추기도 버겁다.

물량을 확보해두지 않은 채 출시 일정을 확정하고 주문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르노삼성이 QM3를 OEM 방식으로 수입하기로 결정했을 때 사전계약은 7분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물량 수급이 꾸준히 문제가 되는 바람에 한 번도 국내 소형 SUV 시장 1위에 오르지 못했다. QM3의 물량 부족은 결국 잠재 소비자를 붙드는 데 실패했고 경쟁 모델인 쌍용차 티볼리를 시장 1위로 만들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르노삼성이 같은 실수를 재현하지 않으려면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것보다 콜리오의 초기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 소형 해치백 부문 판매 1위인 르노 클리오. (사진 = 르노)


하지만 업계에서는 계속된 클리오 출시 일정 지연이 르노삼성차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소형차 시장의 구도가 소형 SUV로 완전히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의 강세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현대차와 기아차도 올해 코나와 스토닉을 각각 출시해 소형 SUV 붐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지 않은 해치백이 새로운 수요를 형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부진했던 르노삼성차의 내수 회복을 이끌 만큼의 신차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클리오를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물량 수급 곤란은 인기 수입차의 숙명이라 어쩔 수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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