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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 중국 부자 칼럼 - 장쩌톈] ‘밀크티 소녀’가 7년만에 13조 신데렐라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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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7-558호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 학자⁄ 2017.10.23 09:52:27

(CNB저널 =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 학자) 인도 철강 재벌 락시미 미탈의 딸인 딜런 로렌(37세)은 상속 재산이 510억 달러(약 56조 원)이다. 딜런 로렌 같은 극소수의 슈퍼리치를 제외한 수많은 여성들은 동화 속의 주인공 신데렐라를 꿈꾼다. 돈 많고 잘생기고 지적이며 품위까지 갖춘 백마 탄 왕자를 만날 수 있다면? 힘겹고 척박한 삶을 사는 시대일수록 그에 대한 갈망은 더욱 불타오른다.   

중국에서 신데렐라에 대한 꿈은 결코 염원에 그치지 않는다. 현실에서 부자와 결혼하고 싶은 욕망을 과감하게 표출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청두에서 성행하는 ‘부자와의 결혼하기’ 학원이다. 교육 과정은 와인, 커피, 의상 등 상류층의 취향 분석 교육에서부터 접근 방법, 첫 데이트에서 자리 고르기, 선물 고르기와 같은 구체적인 연애 절차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돼 있다. 부자 남성들의 품성과 특징, 부호를 만날 기회를 잡는 방법, 연애 방법 등도 가르친다. 수강 중인 여성들은 26~35세의 미혼 여성으로, 학력은 모두 대졸 이상이다. 수업 과정은 한 달간 40시간으로, 수강료는 1만 800위안(약 193만 원)으로 비싸다. 참고로 지난해 베이징 직장인 연봉은 평균 8만 5038위안(약 1470만 원), 월급은 7086위안(약 122만 원)이었다. 

부자의 아내가 되고 싶은 욕망은 학원 수강에 그치지 않는다. 부자와의 결혼을 목표로 한다. 2012년 수백억 원 대 재산을 소유한 한 중국 부자가 공개구혼을 하였다. 여성 2800여명이 ‘지원’을 하면서 큰 이슈가 되었다. 면접관은 심리와 역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 전문가들은 참가자의 가정환경과 학력을 비롯하여 직업, 사진 심사, 인터뷰 등 11개 분야에 걸쳐 면접을 진행했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이기는 능력, 유혹을 뿌리치는 능력, 생활력, 친화력, 관상까지도 테스트했다. 이러다보니 하늘의 별 따기인 공무원 시험보다 어려워 ‘중국 최대 취집’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취집이란 취직과 시집의 합성어로, 일생에서 단 한 번의 결혼 즉, 시집을 통해 인생대박과 인생역전을 실현한다는 뜻이다.   

14억 인민의 부러움을 사는 그녀

최근 중국에서 현대판 신데렐라가 되어 14억 인민들의 온갖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주인공이 등장했다. 바로 장쩌텐이다. 장쩌톈(章澤天)은 현재 중국 최연소 억만장자이다. 억만장자는 ‘갑부 중의 갑부’를 뜻한다. 이 용어는 20세기에 등장했다. 억만장자는 1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 2천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최초의 억만장자는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였다. 2016년 후룬글로벌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억만장자가 제일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568명이었다. 

▲결혼 이후 남편으로부터 5개 기업을 선물받은 장쩌톈이 작년 출산한 딸을 안고 있다. 사진 = 장쩌텐 인스타그램

장쩌톈은 올해 24살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산 보유는 116억 달러(약 13조)로, 중국에서 29번째 부자이다. 그녀는 1993년 장쑤성 난징(南京)에서 태어났다. 2010년 교실에서 한 손에 밀크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던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다. 그 후 순식간에 중국에서 국민 여동생으로 떠올랐다. 심지어 한국과 일본에서까지 유명세를 탔다. 체조선수였던 그는 체육 특기생으로 중국 최고 명문 칭화(淸華)대학교에 입학했다. 그 이후 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엄친딸’로 등극했다.  

그녀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간다. 때마침 류창둥은 콜롬비아대학으로 유학을 간다. 두 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하여 3년간 뜨거운 열애를 한다. 2015년 8월 류창둥과 장쩌톈은 베이징 차오양구 민정국에서 혼인 증명서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결혼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 ‘재벌 돌싱’인 류창둥과 국민 여동생 ‘밀크티녀’가 19년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백년가약을 맺은 것이다. 

2015년 10월 장쩌톈과 류창둥은 호주 대보초(Great Barrier Reef Queensland)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의 결혼은 중국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19살이라는 나이차도 관심꺼리였다. 청순하고 귀여우며 나이 어린 미녀를 아내로 맞이하는 남자는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남성들의 부러움도 ‘헬차이나’에서 사는 수많은 청춘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20대 초반에 단 한 번의 결혼으로 순식간에 억만장자가 되는 현실이 눈 앞에 펼쳐졌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해진 것이다.   

신부 장쩌텐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남편 류창둥은 누구인가. 류창둥(劉强東)은 지난해 420억 위안의 자산으로 중국 부호 순위 16위에 올라있다. 중국의 2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JD닷컴)의 최고경영자(CEO)이다. 징둥은 2004년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해 현재 12만명의 직원을 두고 세계 10대 인터넷업체로 발돋움한 기업이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쇼핑몰과 경쟁을 하는 2위의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JD.com 등을 운영하는 류창둥 회장이 배송 작업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 = JD.com

현대판 신데랄라의 주인공이 된 ‘밀크티녀’ 장쩌톈은 중국인민들로부터 부러움과 시샘을 다 받고 있다. 남성들은 아주 어린 미녀와 결혼하려면 부자이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여성들은 미모 하나만 믿고 아버지뻘 되는 돌싱 남자와 결혼해 순식간에 억만장자가 되었다고 해서. 

출산 기념으로 아내에 회사를 또 선물 

하지만 정작 장쩌톈이 부러움과 시샘의 대상이 된 이유는 또 다른 데 있다. 그녀를 향한 ‘사랑꾼’ 류창둥의 뜨거운 애정 공세 때문이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한창 연애를 할 무렵, 류창둥은 1000만 위안(약 17억7000만 원) 상당의 장쑤장쩌톈문화발전유한공사(江蘇章澤天文化發展有限公司)를 설립했다. 그리고 장쩌톈을 법인대표로 앉혔다. 또한 결혼 전 연인인 그녀를 위해 거액의 전용기를 구입했다. 전용기 가격은 4억 위안(약 701억 7000만 원) 정도로 추정됐다. 약혼 후에는 둥천투자홀딩스(東辰投資控股有限公司), 상하이둥친요식관리유한공사(上海東欽餐飲管理有限公司), 충칭넌뤼차이유한공사(重慶嫩綠茶藝有限公司) 등 여러 회사를 설립하여 선물했다. 법인 등록 자본은 모두 100억 원대에 이른다.

2016년 4월 장쩌톈과 류창둥은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딸을 홍콩에서 출산했다. 딸 출산 기념으로 류창둥은 2000만 위안을 들여 그녀에게 장쑤싸이푸무역유한공사(江蘇賽夫貿易有限公司)를 선물했다. 이 회사는 식품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이후 지금까지 류창둥은 그녀에게 총 5개의 회사를 선물한 것이다.  

최근 중국 경제매체 신차이푸(新財富)가 발표한 ‘중국 부자 랭킹 500’에 따르면, 이들 부부의 합계 자산은 388억 2000 위안이다. 장쩌텐은 남편 사업에 관련된 비즈니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징둥닷컴의 럭셔리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오뜨 꾸뛰르를 순회했다. 또한 호주의 유기농 분유업체 ‘법스 오스트레일리아(Bubs Australia)’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류창둥 회장은 올해 온·오프라인과 물류를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유통 개념인 ‘신소매(新零售)’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100만 곳에 편의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성공한다면 신데렐라 장쩌톈은 향후 중국 최고의 여성 부자가 될지 모른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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