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사상최고 코스피, 어디까지 승승장구할까
북한만 잠잠하면…대세론 우세한 가운데 신중론도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0.44포인트(0.02%) 오른 2,490.49에 거래를 마감한 10월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코스피가 추석연휴 이후 연일 오르며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내 2600포인트 돌파가 문제없다는 긍정론과 아직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증시는 계속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까.
코스피가 2500포인트 돌파를 앞두고 있다. 10월 20일 종가기준 2489.5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석황금 연휴 시작 전인 9월 29일 종가(2394.47)와 비교하면 95포인트(4%)나 올랐다.
이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의 기대감이 외국인들의 ‘사자’ 기조를 이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을 기록,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 등 주요 종목들 역시 호성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실적의 힘…2600 돌파 무난”
이에 관심은 국내증시가 올해 2600을 넘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가능하다는 ‘긍정론’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세우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긍정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올해 실적 추정치가 양호하다는 점을 가장 큰 근거로 내세운다. 이들은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고 수출 호조가 여전하기 때문에 코스피에 상장된 대형주의 올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246곳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0조3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4%나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발표하는 미국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만3000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완연한 강세장을 띄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안정되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국면이 지속되는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한국증시에도 긍정적 일 수 있다. 또 미국과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 경제 성장은 국내 수출기업들에 호재로 작용한다. 한마디로 외국인 투자자의 돈이 계속 국내증시에 유입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립 이상의 실적 눈높이가 유지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는 4분기에도 유효하다. 이는 연말 강세장을 암시하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500, 연말까지 2600 돌파를 시도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예측했다.
반면, 신중론을 내세운 전문가들은 각종 악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여전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국내 증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승승장구하면서 시장은 내심 연내 2600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가능할 것이란 ‘긍정론’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 = 한국거래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증시에 부정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한 후 16개월째 이를 유지해왔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식보다 안전한 은행을 찾는 투자자들이 증가한다. 자금흐름이 주식에서 은행으로 이동할 수 있어 증시에는 악재다.
악재 여전…쉬어갈 수도
실제 이 총재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인 10월 19일 오후에는 외인과 기관이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코스피가 한때 2468포인트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오전 중에 900억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최종적으로는 185억원의 주식을 팔았고, 기관 역시 오전에는 300억원을 매수했지만, 장을 마감하는 시점에서는 332억원 매도로 전환했다.
또한 코스피 시장이 너무 외국인과 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들 자금은 대량으로 빠져나가 지수를 확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선 개인들의 투자가 중요한데, 현재 코스피가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들은 소외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가 올해 2500선에서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에 도달하면 가장 많이 오른 IT주에 대한 차익 시현 욕구가 강해져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고,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수상승은 연휴 기간 눌렸던 주가 상승 압력이 갑자기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2500선에서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