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경제] 지식 나누고 사랑 짓고…금융사들의 ‘이바지 물결’
▲지난 8월 경남 사천 KB손해보험 인재니움사천 연수원에서 2박3일간 열린 ‘희망플러스 경제금융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보험 윷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 KB손해보험
카드사와 보험사 등 제2 금융권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 롯데카드, KB손해보험의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 사례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CNB저널 = 선명규 기자)
지식 나눔의 산실, 신한카드 ‘독서 사랑방’
500번째 ‘아름인 도서관’ 개관 눈앞에
신한카드가 힘을 쏟고 있는 사회공헌은 ‘도서관 만들기’다. 이미 전국 수백 곳에 구축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편히 찾는 ‘독서 사랑방’으로 자리매김 했다. 꾸준히 새 책을 보급하고, 업종 특성을 살린 귀에 쏙쏙 들어오는 ‘금융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人)’이란 뜻에서 지은 ‘아름인 도서관’은 지난 2010년 처음 세상에 나왔다. 신한카드와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재단’이 다양한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독서문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만들기 시작한 이후 7년째 지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만 460여 개가 세워졌다. 전국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등 비영리기관을 중심으로 마련된 가운데 주민 6만 명이 이용했다. 해외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문 연 상태다.
▲신한카드와 LG전자는 지난 9월 서울 노원구 노원1종합복지관에 459번째인 ‘아름인 도서관’을 개관했다. 개관식에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최상규 LG전자 사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이정숙 노원1종합사회복지관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이 개관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 신한카드
도서관의 건실한 조성을 위해 거드는 손들도 많다. 먼저 이 회사 임직원과 고객. 이들이 낸 성금에 회사는 기부금을 얹어 부피를 키운다. 해당 금액은 기존 도서를 신규 도서로 바꾸는 데 사용된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도 활발한 ‘번식’을 돕는다. 지난 9월엔 LG전자와 손잡고 준비한 ‘아름인 도서관’이 서울 노원구 노원1종합복지관에 들어섰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LG전자 베스트샵’에서 고객이 사용한 마이신한포인트 중 10% 가량을 모은 것이 주춧돌이 됐다.
롯데면세점은 2014년부터 3개의 ‘아름인 도서관’ 설립을 공동 지원했고,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구단은 홈런 기부 등을 통해 지원과 홍보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7년 새 전국 460여 곳에 개관
주민 6만명 찾아 ‘독서 삼매경’
여러기업 동참, 설립확산 ‘속도’
개관이 끝은 아니다. 이후의 발걸음은 보다 빠르다. 일단 끊임없이 새 책을 채워 넣는다. 매년 정기적으로 고객과 시민을 대상으로 ‘아름인 도서 기부 캠페인’을 진행해 신규 도서를 꾸준히 수급한다. 이 때문에 서가의 회전율이 빠르다. 각계서 모은 힘으로 현재까지 50만권 이상의 도서가 새로 들어찼다.
이곳은 도서관 본연의 역할인 ‘독서의 장’은 물론, ‘교육의 산실’로도 활용되고 있다.
▲신한카드 아름인 해외봉사단원들이 인도네시아 센툴에서 도서관 신축작업을 돕고 있다. 사진 = 신한카드
대학생 20~30명으로 구성된 ‘아름인 북멘토’가 어려운 형편에 놓인 아동들의 선생님이 되어준다. 5~6개월간 올바른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멘토, ‘아름인 북리더’란 동화 구연 봉사활동을 통해 책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성장기 아이들의 원만한 인격 형성을 위해 고민 상담 등도 함께 진행한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아름인 금융교실’을 열고 경제 활동의 기본 원리 등을 가르친다. 통장만들기와 보험가입, 카드만들기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게임 형식으로 진행해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름인 금융교실’은 지난달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린 제12회 금융공모전에서 금융교육 우수프로그램 부문 금융감독원상(우수상)을 수상하며 대외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독서와 교육이 집약된 ‘아름인 도서관’은 현재, 새로운 형태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카드 측은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도서관 건립 지원뿐만 아니라 추후 친환경 독서 공간과 도서 지원을 넘어서는 디지털이 융합된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랑을 짓는 ‘러브팩토리’, 롯데카드
임직원 손 거쳐 탄생한 나눔 물품들 ‘이웃에게로’
롯데카드는 ‘만들어서’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소외이웃에 전달할 가재도구도, 신생아를 따듯하게 감싸줄 모자도 임직원들이 직접 제작해서 나눈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브랜드명을 ‘사랑을 짓는다’는 의미에서 ‘러브팩토리(Love Factory)’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바야흐로 봉사도 ‘DIY’(Do It Yourself. 자체제작) 시대다. 롯데카드 임직원은 소외된 이웃에 나눠줄 ‘지원용 가구’들을 직접 만든다. 대상(노인·어린이 등)과 용도(안락·진열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다. 일찍이 이 개념을 도입해 ‘불편함을 팔아’ ‘가구공룡’이 된 이케아의 노하우가 한국으로 들어와서는 봉사의 수단으로 안착한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정체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DIY 가구 나눔’ 봉사활동. 지난 8월 서울 성북구 장위종합사회복지관에는 이 나눔활동에 참여한 ‘목공’들이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로 완성한 가구들이 전달됐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편히 쉴 기다란 의자, 자리 없어 널브러져 있던 책들이 들어앉을 책장, 도란도란 얘기가 오갈 식탁 등이 너른 공간을 채웠다.
지난 6월에는 이 회사 고객들도 거들었다. 롯데카드 임직원으로 구성된 ‘샤롯데 봉사단’과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한 30여명이 서울 노원구 공릉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책상, 의자, 붙박이장 등을 만들었다. 이들의 손끝에서 나온 완제품들은 복지관 내 지역아동센터, 청소년공부방을 학습하기 좋은 쾌적한 환경으로 탈바꿈시켰다.
가구뿐이 아니다. 저개발국에서 갓 태어난 아기들이 저체온증, 폐렴, 감기 등으로 목숨을 잃지 않도록 포근히 감싸주는 모자를 직접 떠서 전달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열린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에는 임직원 150여명이 참여해 털모자 300개를 만들었다. 아기들의 체온을 유지시켜줄 ‘보호 장치’와도 같은 모자들은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우간다, 타지키스탄 등으로 전해졌다.
다달이 쌓아나가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있다. 임직원들이 월급의 끝전을 모아 소아암 환아 치료를 위해 기부하는 ‘급여우수리 나눔’이다.
▲지난 8월 롯데카드 임직원들이 서울 성북구 소재 장위종합사회복지관에서 ‘DIY 가구 나눔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롯데카드
회사는 개개인의 정성에 동일한 부피를 더하는 방식을 취한다. 직원의 모금액에 동일한 액수를 보태는 제도인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를 도입해 시행 3년째인 현재 4121만1808원을 모았다.
이케아式 ‘DIY’, 나눔봉사에 활용
손수 뜨는 신생아 모자 전세계로
급여로 기부금 조성해 암치료 지원
그 중 지난 한 해 동안 모은 2014만5022원과 임직원 헌혈 캠페인으로 모은 헌혈증 279매를 지난 3월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부산 나음소아암센터에 전달했다.
이 센터와 롯데카드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지난 2014년 ‘롯데 아이러브부산카드’ 사용액의 0.1%를 적립한 기금을 재원으로 건립됐기 때문이다. 이곳은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 지역 소아암 환아들과 그 가족들에게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지원 센터로 자리매김 중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임직원 급여우수리 기부는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이 건강을 찾고 꿈을 펼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모으고 있다”며 “앞으로도 롯데카드 사회공헌활동 ‘러브팩토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바지 물결’ 이루다, KB손해보험
함께 커지는 희망…다양한 ‘극복’ 프로그램 눈길
KB손해보험은 ‘희망’에 뿌리를 둔 여러 갈래의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년째 운영 중인 희귀병 치료 지원, 경제금융교실 개최 등이 그 줄기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바람을 갖도록 든든한 ‘키다리아저씨’가 되어 주고 있다. 슬로건 역시 ‘국민의 희망을 함께 하는 기업’이다.
2005년. KB손해보험이 ‘나눔 경영의 원년’을 선포한 해이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로 구성된 ‘KB스타드림봉사단’을 출범시키며 전국단위 나눔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출범 초기 50개이던 봉사팀은 현재 200여개로 대폭 늘었다. 활동 횟수도 첫해 50회에서 작년 기준 1800회로 급증했다. 이 기간, 단원들의 개인별 봉사 시간을 합하면 4만1000시간에 달한다. 그만큼 실시한 프로그램들도 많다. 업종의 특성을 살린 교통사고 유자녀 장학금 지원, 1사1촌 농촌봉사활동, 사랑의 헌혈나눔 캠페인, 희망바자회 등으로 다양하다.
두 달. 연중 이웃사랑에 몰두하는 기간의 합이다. 가정의 달인 5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각각 ‘KB희망봉사한마당’을 개최한다. 이 무렵 ‘KB스타드림봉사단’ 내 각 팀들은 자체 수립한 계획에 따라 지역 복지센터와 아동센터 등에서 전사적 이웃사랑 활동을 실시한다.
여기서 재밌는 건 릴레이 제도 시행이다. 특정 임원을 주자로 선정해 바통을 주면 그 임원은 반드시 그달에 산하 봉사팀과 활동에 나서야 한다. 이후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면 임무 완수. 전해 받은 임원은 이와 똑같이 해야 한다. 끊이지 않는 봉사의 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10년. 일직선이어야 할 등뼈가 좌우 한 방향으로 휘는 희귀 난치질환인 고도척추측만증 환아 치료에 힘쓴 시간이다. 2007년부터 임직원과 회사가 동일한 기부금을 출연하는 ‘KB희망나눔기금’을 조성해 수술비를 지원해왔다.
▲KB손해보험 직원들이 자매결연을 맺은 충북 증평군 정안마을 찾아 고구마 수확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KB손해보험
현재까지 전달한 누적 액수는 9억5000만원. 이 돈은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 220명의 수술과 치료에 쓰였다. 지금도 전체 임직원의 80%가 급여 일부를 출연해 매달 3000여만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200여 사내봉사단, 연1800회 나눔활동
임직원들 급여 쪼개 난치병 아동 돕기
업종 특성 살린 경제금융캠프 ‘눈길’
금전 지원에 더해 돕는 방식의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2014년 자사 스테디셀러 상품인 ‘KB희망플러스자녀보험’에 척추측만증에 대한 수술비 보장 품목을 넣고, 전국 소아병동을 찾아 척추측만증 예방강좌와 문화예술 공연을 진행하는 등의 형태로 폭을 넓히고 있다.
올바른 경제관념 일찍이 심어
회사의 전문성을 반영한 사회공헌 사업도 있다. ‘경제상식 빈곤층’ 해소를 위해 운영하는 ‘희망플러스 경제금융캠프’이다.
지난해 시작한 이 캠프는 찾아가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올바른 금융가치관 형성을 목표로 군인, 저소득층 등이 있는 지방과 도서산간 지역 등을 방문해 개소한다.
지난 8월에는 경남 사천에 위치한 KB손해보험 인재니움사천 연수원에서 열었다. 호남과 경남 지역 초등학생 60여명을 초청해 2박3일 동안 딱딱하지 않은 ‘금융 교육’을 실시했다. ‘DIY저금통만들기’ ‘보험 윷놀이’ ‘금융 보드게임’ ‘경제 빙고’ 등 놀면서 경제원리의 기초를 체득하는 프로그램들을 구성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멘토로 참여한 대학생 16명은 아이들 가까이서 올바른 학습을 유도했다.
오로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2011년부터 다문화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방학마다 무료로 개최하는 ‘KB희망드림캠프’이다. 지금까지 13번 진행되는 동안 52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해 경제와 금융의 기초를 배워갔다.
가장 최근인 지난 8월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캠프에는 50여명이 참가해 ‘금융 연극’ ‘인형 만들기’ 등 배움과 체험이 어우러진 프로그램들을 함께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CNB에 “꿈과 희망이 필요한 어린이들과 그 가족에게 더 나은 내일을 심어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명규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