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경제] 책으로, 졸업선물로 지역을 따뜻하게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서 열리는 IT 진로캠프 ‘꿈이 있니’에 참여한 한 학생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넥슨
(CNB저널 = 선명규 기자) 게임 제작사 넥슨은 책방, 병원, 박물관이라는 세 가지 공간에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교실, 재활병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 컴퓨터의 과거·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 등을 통해 회사 밖 이웃들과 만나고 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회공헌의 핵심은 김조원 사장을 단장으로 한 ‘KAI 나눔봉사단’이다. 재능·봉사·장학으로 나뉜 세 분과는 각 영역에서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세 개의 손길은 모두 소외된 이웃들에게로 향한다.
넥슨, 책방·병원·박물관 ‘다양한 나눔’
게임 제작사 넥슨은 책방, 병원, 박물관이라는 세 가지 공간에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교실, 재활병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 컴퓨터의 과거·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 등을 통해 회사 밖 이웃들과 만나고 있다.
처음은 지난 2005년 문을 연 ‘넥슨작은책방’이다. 책장 가득 꽂힌 책과 야트막한 책상이 조화를 이룬 이곳은 문화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이다.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소년원 등 관련 복지기관을 중심으로 마련된 가운데 전국에서 112개소가 운영 중이다.
책방의 역할은 변화무쌍하다. 종종 교실이 된다. 과목은 독서다. 넥슨과 협약을 맺은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가 전문 독서지도사를 파견해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진행한다. 이름은 ‘상상씨앗독서프로그램’. 20회까지 열리는 동안 이 교실이 추구하는 한 가지 목표는 아이들의 ‘독서습관 함양’이다. 지난 2013년 시작돼 전국 17개 책방에서 4년째 열리고 있다.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전국 ‘넥슨작은책방’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면 옥석을 가려 시상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제7회 ‘작은책방독후감대회’에는 총 435부의 원고가 접수됐다. 그 중 80명이 개인부문에서 당선됐다. 단체부문에서는 ‘희망나눔’ ‘큰사랑’ ‘일동 지역아동센터’ 등 세 곳이 수상하며 도서 50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학생들의 독서교육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3명은 지도자상을 받았다.
어린이가 책도 보고 꿈도 키우는 이 책방은 해외에도 있다. 아프리카의 부룬디, 아시아의 우간다, 네팔,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에서 총 여섯 곳이 운영 중이다. 학교 내 일부 시설을 개조하거나 여의치 않은 경우 단독 건물을 지어 마련했다. 이 지역 어린이 5000여명이 읽고 상상하는 터로 자리매김 하는 중이다.
▲지난 9월 열린 제7회 ‘작은책방독후감대회’ 모습. 사진 = 넥슨
아픈 아동들을 보듬는 공간도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넥슨의 기부금 200억원에 1만여 시민과 500여개 기업, 정부와 지자체의 골고룬 지원으로 지난해 개관했다.
병원은 지상 7층, 지하 3층 규모에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치과, 소아청소년과, 스포츠센터, 직업재활센터, 어린이도서관 등으로 구성됐다. 재활치료와 함께 어린이들이 스스로 일어나도록 돕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때때로 환아와 가족들을 격려하는 장소로 탈바꿈하기기도 한다. 넥슨 측은 아이들이 특히 들뜨는 크리스마스에 선물과 함께 각종 이벤트, 공연 등을 열어준다. 함께 힘을 내야하는 부모들을 위해서는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해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우수 재활치료 참여 아동 10명을 선정해 300만원씩 치료비를 지원하며 응원하고 있다.
독서활동 지원 118개 ‘책방’
어린이재활병원 200억 기부
‘IT’ 꿈 키우는 ‘컴퓨터박물관’
컴퓨터의 어제와 오늘이 망라돼 있는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는 청소년들의 꿈이 구체화되는 과정이 녹아있다. 여기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IT 진로캠프 ‘꿈이 있니’가 그 역할을 한다.
▲문화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을 위한 ‘넥슨작은책방’은 국내외에 총 118 곳이 마련됐다. 사진 = 넥슨
이 프로그램은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필요한 역량을 찾아가는 항로를 제공한다. 나도 몰랐던 나의 재능을 찾아주는 데 목적이 있다. 나침반은 이론보다 값진 체험. 방학기간 중 이틀 동안 제주도에 있는 ‘넥슨 컴퓨터 박물관’에서 개발자와 함께 실제 게임 제작을 하며 실감한다. 지금까지 1만7000여명이 참여해 게임업계에서의 내 미래를 그렸다.
아이디어가 발현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콘텐츠 공모전인 ‘VR/AR/MR(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 오픈콜’이 등용문이다. 참가에 제한(국적, 연령, 성별, 주제, 내용, 분량 등)이 없어 번뜩이는 상상력으로 무장한 실력자들이 공정하게 실력을 겨룬다. 우수작품으로 선정되면 박물관 내 VR존에서 단독 전시를 열 수 있어 각광 받는다.
게다가 입상한 팀은 3박4일 동안 열리는 ‘디벨롭 위크(Develop Week)’에도 참가할 수 있다. 제주도 왕복 항공권과 숙박, 중식, 연구실 등을 제공받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을 갖는다.
박이선 넥슨 사회공헌팀장은 CNB에 “어린이, 청소년, 지역사회의 다양한 계층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내년에도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한 사업을 모색해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공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세 줄기 희망 나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회공헌의 핵심은 김조원 사장을 단장으로 한 ‘KAI 나눔봉사단’이다. 재능·봉사·장학으로 나뉜 세 분과는 각 영역에서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세 개의 손길은 모두 소외된 이웃들에게로 향한다.
▲‘KAI 나눔봉사단’이 연말을 맞아 연탄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산업
최저기온이 영하 5도로 곤두박질친 12월 2일 경상남도 사천시. ‘KAI 나눔봉사단’과 가족 250여명은 한데 모여 소외이웃에게 전할 김치를 담갔다. 이날 김장한 배추만 3500포기. 발그스름한 김치 덩이들은 470여 가정과 40개 복지센터로 전달됐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로 진행된 이날 활동은 올해 열린 겨울 봉사의 대미(大尾)였다. “월동기를 맞이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스한 손길로 함께해 나간다”는 취지로, 앞서 ‘사랑의 난방키트 제공봉사’,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를 실시한 가운데 마지막으로 열린 것이다.
‘KAI 나눔봉사단은’은 지난해 3월 창단했다. 단원 314명에 임직원 2700명의 후원으로 출발했다. 재능기부, 봉사지원, 장학사업 등 세 부문으로 꾸려진 조직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전사적 나눔 행보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운영 프로그램은 봉사 조직의 규모만큼이나 다양하다. 특정 시기나 대상에 따라 방식을 달리해가며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이 그리워지는 명절에는 생활용품지원으로 온정을 나눈다. 지난 설에는 사천시 관내 10개 복지기관에 각각 300만원씩 총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했다. 단원들이 해당 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필요한 물품을 미리 파악한 뒤 전달하는 방식을 취해 지원의 효과를 높였다.
▲12월 2일 ‘KAI 나눔봉사단’과 가족 250여명은 소외이웃에게 전할 김치 3500포기를 함께 담갔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에 참여한 김조원 사장(왼쪽 세번째)이 단원들과 김장을 하는 모습. 사진 = 한국항공우주산업
졸업식이 열리는 2월에는 지역 내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졸업 선물을 해준다. 진학 뒤 공부에 보탬이 될 만한 물품들을 중심으로 준비한다. 올해는 11개 중학교 졸업생 22명에게 테블릿 PC를, 9개 고등학교 졸업생 18명에게 노트북을 전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지역 가족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심어준다. 아직 가족여행 경험이 없는 가정이 대상. 소원편지를 접수받아 교육청과 함께 스무 곳을 선정, 여행과 식사 등을 후원한다.
연말에는 온수보일러와 급탕기 설치 등 ‘온기’ 나누기에 초점 맞춘다. 아직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도 지원 대상이다.
갑작스레 추워지기 시작한 11월 11일 임직원과 가족 100여명은 연탄을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 지역 19개 가정에 ‘사랑의 연탄’ 4000장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을 전개한 것. 이어 21일에는 독거노인에게 전기요와 이불,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난방텐트와 이불 각 100세트 등 3000여만원 상당의 난방용품을 전달하는 후원행사를 가졌다.
임직원 역량 모은 ‘나눔봉사단’
어린이·어르신 위해 다양한 활동
시기별 다채로운 프로그램 ‘눈길’
봉사단은 지역 어르신과 어린이들의 복지증진을 위해서도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과는 문화로 소통한다. 일 년에 두 번, 지역 10개 아동센터와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 아동복지원의 어린이와 교사들을 초청해 단체 영화관람을 한다. 행사 후에도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도록 ‘자유이용 티켓’을 따로 선물한다.
▲한 어르신이 ‘장수사진’을 찍기 위해 자세를 바로잡고 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난 3월에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지역 아동복지 시설에 있는 아이들 중 ‘노래 영재’ 50여명을 선발해 ‘사천하늘사랑어린이합창단’을 창단한 것. 아이들은 매월 두 번 정기 합창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야구장, 노인요양원 공연 등과 합창대회를 통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어르신들과의 소통 주제는 건강이다. 진료와 대화, 정보 제공이 어우러진 이색 활동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월 KBS진주방송국, 진주복음병원과 서부경남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료진료에는 하루에 약 1000여명이 찾아올 만큼 관심이 컸다. 이날 ‘나눔봉사단’은 건강생활 안내, 따뜻한 차 지원, 안내봉사, 의료봉사 등을 통해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무병장수의 의미를 담아 하는 봉사도 있다. “영정사진을 찍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에 따라 실시하는 ‘장수사진 찍어주기’이다. 봉사단은 한 달 걸러 복지기관이나 낙후마을에 있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준다. 형편상 ‘장수사진’이 없던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액자에 담긴 사진을 받은 어르신들은 대체로 “마음이 편해졌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는 CNB에 “‘KAI 나눔봉사단은’ 단순한 지원과 베푸는 차원을 넘어 자활과 재활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가는 활동을 펼치겠다”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봉사활동을 추진해 지역사회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명규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