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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기름값 오르는데 정유사들 웃지 못하는 이유

원유가격 오르면 수입가격도 올라…적정선 유지가 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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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6호 손강훈 기자⁄ 2017.12.19 09:30:55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강훈 기자) 기름값이 연일 오르면서 이를 유통·판매하는 정유사의 수익이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이런 분위기가 난감한 상황. 정유사 이익증가의 핵심은 ‘정제마진’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기름값 상승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를 CNB가 살펴봤다.

국내 석유가격이 고공행진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10일(종가기준) 휘발유 가격은 1538.55원으로 전날보다 0.19원(0.01%) 올랐으며, 1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전주(11월 5주) 평균 휘발유 가격 1532.2원보다 6.35원(0.41%) 상승했다. 1330.33원을 기록한 경유 역시 전주 평균보다 6.23원(0.47%) 올랐다.

이는 산유국들의 원유공급이 조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EPC)는 11월 30일 내년 3월까지 하루 18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한 결정을 9개월(2018년 12월까지) 연장했다. 또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부분 가동 중이었던 멕시코만 항구의 미국 정제시설 가동이 정상화됐다. 감산으로 인해 원유공급은 줄고, 시설 가동으로 인한 수요는 늘어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이에 국내 정유사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내 정유4사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의 합은 2조370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9821억원에 비해 141.3%(1조3880억원) 증가했다. 

보통 3분기는 난방유 수요 감소로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그럼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1배럴당 30~40달러에 머물렀던 유가가 50달러 선까지 오른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흐름을 볼 때 유가가 60달러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은 정유사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난방이 필요한 겨울에 국내 기름값이 오르고 있는 점도 휘발유, 등·경유 등을 유통·판매하는 정유사의 수익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올라도 내려도 문제

다만 정유사들의 표정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기름값이 오르는 것이 이들에게 이익만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정유사의 수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상승이 아닌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료비와 운영비 등을 빼고 남은 이익으로 정유사의 주 수입원이다.

이들은 이번 3분기 호실적의 이유를 국제유가 상승이 정제마진 개선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가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석유제품의 가격도 오른다. 특히 가격이 낮았을 때 미리 사놓았던 원유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이익은 커지게 된다. 실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올 2분기 배럴당 5.7달러 수준이었던 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배럴당 9.3~11.3달러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문제는 기름값이 너무 올라도 정제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사들여 정제한 뒤 석유제품을 다시 내다 파는 수출형 리파이너리(Refinery)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유가가 상승하면 비싼 가격에 원유를 수입해서 정제해야 한다. 정제마진이 높아지더라도 수입단가 상승은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면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게 된다는 점도 실적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정유회사로서는 안정된 가격에 원유를 수입해 일정한 정제마진을 남기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다.  

이와 관련, 증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국제유가가 현 수준에 머무르며 정유사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예측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OPEC이 감산연장을 결정했지만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량 확대로 국제유가는 당분간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4분기와 내년은 유가효과와 정제마진 호조로 이익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 역시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유사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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