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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유통 빅3, 변화보다 안정 택한 이유

멈춰 선 성장엔진…연말 인사 ‘정중동(靜中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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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66호 김주경 기자⁄ 2017.12.19 09:30:55

▲대형마트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안정화’ 기조에 맞춰 연말인사를 단행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상품을 살피고 있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김주경 기자) 유통업계 침체가 길어지면서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유통 빅3’의 연말 인사도 ‘변화’ 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유통업계에 대한 정부규제가 심해지는데다 온라인 시장 확대로 인한 백화점·대형마트의 침체 등 실적저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의 연말 인사 분위기를 살펴봤다. 

유통 빅3인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당분간 신규 점포를 열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년 전만 해도 8∼10%에 달했던 ‘빅3’ 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은 지금은 3∼5%대로 반토막 난 상황이다. 대형마트도 최근 10여년 동안 업체들 간 경쟁 출점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유통업에 대한 규제도 심해지고 있어서 신규 출점은 고사하고 구조조정을 걱정할 판이다. 이런 분위기는 이번 연말인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11월 30일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의 경우,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인사의 폭이 예년보다 적었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이갑수 이마트 대표 등 주요 CEO들은 유임이 결정됐다.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양춘만 부사장이 승진해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대부분 임원들도 큰 변동이 없었다.  

이는 신규투자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변화를 도모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 실제로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이후 신규투자가 올스톱 된 상태다.  

신세계가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24년 만에 점포수가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성장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마트의 국내 매장 수는 현재 145곳으로, 작년 말 147곳 대비 2곳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비슷한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의 올 3분기 누적매출은 1조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최근 몇 년간 실적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2020년에 개점하는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을 끝으로 최소 4~5년 내에는 백화점을 열 계획이 없다. 투자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연말 임원인사도 소폭으로 단행됐다. 12월 5일 발표된 정기인사에서 대표급은 제외됐다. 

부사장급 등 고위직에 대한 인사도 상무갑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상무갑 3명을 포함해 승진 20명, 전보 25명 등 총45명이 전부다. 이는 2017년도의 51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달 말 예정된 롯데그룹의 정기 인사도 조용한 가운데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로 인한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기업이다. 롯데마트의 올해 1∼8월 중국 내 매출은 41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조1600억원)에 비해 7500억원(64.7%)이나 줄었다.  롯데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중국 롯데마트 112개를 팔아 중국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국내 롯데마트도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인사 시즌이지만 눈에 띄는 움직임이나 소문이 없다. 

다만 12월 22일로 예정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1심 선고결과가 인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신 회장은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 벌금 1000억원을 구형받은 상태다. 신 회장 뿐 아니라 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과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사장)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의 판결 결과에 따라 인사 폭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롯데는 올해 신사옥 준공과 지난 10월 지주사 전환(롯데지주 출범)에 따라 뉴롯데 체제에 시동을 건 상태다. 주요 경영진의 형량이 낮아질 경우 뉴롯데 체제가 힘을 받겠지만, 반대의 경우 ‘자숙 모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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