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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평창 손님 맞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예술로 휘감다

새로운 예술체험 '아트포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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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71호 김금영⁄ 2018.01.19 09:46:00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 진입부에 313아트프로젝트 소속 작가인 자비에 베이앙의 작품 ‘그레이트 모빌(Great Mobile)’이 설치됐다.(사진=김금영 기자)

(CNB저널= 김금영 기자) 1월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개항한다. 여객 맞이에 분주한 인천국제공항이 특별히 신경을 기울인 ‘아트포트’ 프로젝트도 준비를 마쳤다. 아트포트는 아트(Art)와 공항(Airport)의 합성어로, 첨단 여객서비스에 문화 서비스를 더한 개념이자, 글로벌 리딩 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천국제공항의 새로운 출발을 상징한다. 제2여객터미널 곳곳에 작가의 작품이 설치돼 여객들을 반긴다. 아트포트 프로젝트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가나아트, 313아트프로젝트와의 협업이 이뤄졌다.


이번 아트포트 프로젝트에는 약 46억 원이 투자됐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김혜진 과장은 “제2여객터미널은 전자화돼 출입국 때 빠른 수속이 가능하다. 그래서 여객들은 과거와 달리 두 시간 정도 남는 여유 시간 동안 면세점 구간을 돌아다니기 쉽다. 그래서 공간 활용이 중요하다. 지루하지 않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 구성에 신경썼다”며 “기존 공항에 미술 작품이 설치돼 있었는데 46억 원을 더 투자해 작품들을 새롭게 추가했다. 수많은 전시 기획안을 검토한 뒤 최종으로 작가 4인(자비에 베이앙, 지니서, 율리어스 포프, 김병주)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자비에 베이앙은 “모빌이 끊임없이 움직이기에 같은 작품 아래 사진을 찍었다 할지라도 각 사진에는 다른 움직임이 포착된다”고 작업을 설명했다.(촬영=조영하, 사진=313아트프로젝트)

그는 이어 “자비에 베이앙의 거대 설치 작품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곳곳에 설치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기대 이상의 예술 작품을 만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행을 떠나는 설렘과 동시에 문화 예술을 누리면서 더욱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이 아트포트 프로젝트가 한국의 공공미술 트렌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트포트와의 만남은 공항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3층 출국장 진입부에 313아트프로젝트 소속 작가인 자비에 베이앙의 작품 ‘그레이트 모빌(Great Mobile)’이 설치됐다. ‘미지의 세계와 시간으로 이동하는 여행의 상태’를 주제로 만들어진 모빌 조각이다. 푸른빛 청량감을 주는 톤을 띤 거대 모빌 조각은 조금씩 움직이면서 햇빛에 반사되기도 한다.


▲지니서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는 사람들.(사진=김금영 기자)

자비에는 “이번 작업은 내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미술관을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매우 넒은 공간이라는 것을 가장 염두에 뒀다. 작품이 인상 깊은 동시에 너무 압도적이지 않게,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작업은 디지털 기술과 자연스러움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초반 작업은 컴퓨터를 통해 시뮬레이터를 거치지만, 완성된 작품은 온전히 중력이나 회전시키는 힘에 따라가게 된다. 모빌이 끊임없이 움직이기에 같은 작품 아래 사진을 찍었다 할지라도 각 사진에는 다른 움직임이 포착된다. 즉 작품을 마주하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특별한 풍경이 생긴다”고 작업을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자비에는 여행과 예술이 만나는 특별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자비에는 “내가 어렸을 때 공항을 통해 여행하는 건 굉장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일상 속 편안한 일이 됐다. 예술 또한 그렇기를 바란다. 여행의 설렘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시적인, 특별한 경험을 심어주는 예술 조각이 되기를 바란다”며 “공항에서 ‘우리 자비에 조각 밑에서 만나자’ 식으로 친근하게 작품을 접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공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앙의 모빌로 시작해 구름 표현한 지니서,
물로 단어 만든 율리어스, 랜드마크 담은 김병주까지


▲무빙워크를 따라 펼쳐지는 총 길이 1km에 달하는 3층 윙지역 공간은 갤러리 스트리트 콘셉트로, 지니서의 작품 ‘윙즈 오브 비전(Wings of Vision)’이 설치됐다.(사진=김금영 기자)

처음으로 마주한 자비에의 조각을 지나면 인터랙티브 미디어 라운지와 지니서의 작품이 기다린다. 먼저 출국심사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는 시작점에 있는 3층 면세구역의 유휴 공간에 여객들이 대기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라운지가 설치됐다. 바닥엔 디자인 가구, 그리고 조작이 가능한 터치스크린이 있고, 위쪽을 바라보면 유선형의 곡면 LED 스크린이 있다. 이 스크린에는 기본적으로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가 보이는데, 바닥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이 스크린에 본인의 사진을 넣거나 메시지를 적어 보낼 수 있다. 체험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무빙워크를 따라 펼쳐지는 총 길이 1km에 달하는 3층 윙지역 공간은 갤러리 스트리트 콘셉트로, 지니서의 작품 ‘윙즈 오브 비전(Wings of Vision)’이 설치됐다. 편의시설 외벽에 설치된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구름, 자연의 경이로움을 표현했다. 특히 색의 표현에 중점을 뒀다. 작품은 출국장 동편과 서편 양쪽에 설치됐는데, 서쪽에는 해가 지는 걸 의미하는 노을빛 따뜻한 계열의 색, 동쪽에는 해가 뜨기 전 새벽하늘을 느끼게 하는 푸른빛 계열의 색을 지닌 작업이 각각 설치됐다. 작품 사이를 거닐며 사계절 색상의 변화와 더불어 하루 동안의 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라운지 위쪽에는 유선형의 곡면 LED 스크린이 설치됐다.(사진=김금영 기자)

지니서 작가는 “공항에 대한 나의 사랑은 어머니가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던, 즉 내가 5살 때부터 시작됐다. 어머니가 비행기 입구 계단으로 올라가던 모습,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벗어나 구름 속으로 사라지던 풍경이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구름 저편에 대한 궁금증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수한 시간을 보냈다”며 “구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자연의 일시적이고도 경이로운 현상으로, 우리를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상상의 영역으로 데려가 준다”고 작품의 중심 소재가 된 구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렘, 긴장, 흥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항에서 여객들은 19개의 아트 파빌리온을 통해 구름의 교향곡이 통로에 펼쳐진 순간을 마주한다”며 “보통 미술관에서 예술작품을 만나는데, 열린 공간인 공항으로 상황을 이동시켜 보는 것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다. 관람객이 그 작품 속에서 향유할 때 비로소 공간은 완성된다”고 말했다.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비트. 폴(Bit. Fall)’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방울로 세계 각국의 단어를 만들어 보여준다.(사진=김금영 기자)

1층 입국장 수화물 수취구역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과 새롭게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환영하는 공간(Welcome Hall)이다. 이 공간에는 김병주,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이 설치됐다.


먼저 수화물 수취구역 서편에 설치된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비트. 폴(Bit. Fall)’은 계속해서 바라봐야 하는 특징이 있다. 폭포수처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수많은 물방울로 만들어지는 단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실시간으로 인터넷과 연결돼 뉴스피드(newsfeed)에 게재된 단어의 노출 빈도수를 측정하고, 각 단어의 중요도에 따라 전시장에 보일 단어가 선정된다. 검색 결과로 추출되는 한국어를 비롯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인도어, 아랍어 등 9개 국어의 단어들이 한 순간에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김혜진 과장은 “세계 각국에서 온 여객들은 모국어가 작품에 등장하는 순간 반가움을 느낄 수 있다”며 “또한 이 작품은 오늘날의 주요 사건과 연루된 단어를 보여주면서 인간과 사회가 정보를 어떻게 소비하는지에도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랜드마크로 구성된 김병주 작가의 화면.(사진=김금영 기자)

마지막으로 수화물 수취 구역 동편의 벽면부에는 김병주의 작품 ‘앰비규어스 월(Ambiguous Wall)’이 전시된다. 서울을 상징하는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들이 화면에 등장한다. 작가는 직선을 조합해 건축물의 내·외부 형상을 부조의 형식으로 구현했다.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로 양분되는 개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공간을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병주 작가는 “작품이 설치된 수하물 수취 구역은 입국 바로 직전의 설렘이 최고조에 이르는 공간”이라며 “이 가운데 마주하는 작품엔 서울의 랜드마크가 담겨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낯설음이 흥미로움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타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한국인에게는 익숙함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이 감상의 순간이 일종의 가이드처럼 작용해 실재 건축물을 방문했을 때 흥미로운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굳이 공항을 이용하지 않을 때라도 답답할 때 공항으로 차를 달린다. 비행기를 타지 않더라도 공항이라는 공간은 지난 여행들을 상기시켜주며 당시의 기분 좋은 설렘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라며 “예술이라는 영역도 마찬가지다. 미지의 영역을 넘어보는 흥미로 가득하다. 때문에 이번 공항과 예술의 만남은 각국의 사람들이 열린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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