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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미래다] 부산상의 허용도 회장 “우주항공·로봇 산업에 주목”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고 해외로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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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5-586호 부산 = 강우권 기자⁄ 2018.05.02 09:10:57

‘활기찬 부산 경제, 따뜻한 지역 사회’라는 슬로건을 내건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자신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사진 = 최원석 기자  

(CNB저널 = 부산 강우권 기자) 23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허용도 태웅 회장을 만나 위기에 처한 부산 경제의 방향과 부산상의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 어려운 부산 경제 여건 속에 부산상의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소감은?


“부산 경제가 조선 산업의 불황과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내수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이 시점에 회장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 관련 상공인들을 최대한 돕고,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우주항공, 로봇, 드론산업 등 신성장 산업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3년 임기 동안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겠다. ‘활기찬 부산 경제, 따뜻한 지역 사회’를 목표로 지역 사회와 상생하겠다. 


위기 때일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과거의 호황에 머물려 하지 말고 우주항공, 드론, 로봇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도전해야 한다. 늦다고 할 수 없고 늦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해외로 나가야 한다.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글로벌 경영을 꼭 해야 한다. 상공회의소가 문을 활짝 열겠다.”  

 

- 회장단 인선은 마무리됐는지?


“18명 부회장과 30명 상임의원에 대한 인선이 완료되면서 부산상의를 이끌 제23대 의원부의 모양을 갖췄다. 4월 8일 제 23대 의원부의 임원 선출을 최종 마무리짓고 의원부를 공식 출범했다. 저를 포함한 5명의 전형위원회는 3월 16일 부산상의 의원부 임시의원총회에서 임원 선출 권한을 일임 받았으며, 이번 임원 구성은 지역 상공계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지역의 업종 대표성을 최우선 인선 기준으로 했다. 차세대 리더가 될 젊은 기업인들에게도 최대한 배려했다. 부회장에는 광명잉크제조㈜ 이남규 대표, ㈜동성화학 백정호 대표, 스타자동차㈜ 유재진 대표 등 기업인 18명을 선임했다. 이 중 진영푸드㈜ 최강호 대표, ㈜영광도서 김윤환 대표, ㈜세기하이텍 배영기 대표, 동진로직스㈜ 오용범 대표, 경성산업 김경조 대표, ㈜화승네트웍스 현지호 대표 등 6명은 이번에 새로 부회장에 임명했다.


부회장 중 ㈜대원플러스건설 최삼섭 대표, 동진로직스㈜ 오용범 대표, ㈜화승네트웍스 현지호 대표 등은 차세대 젊은 기업인이다. 한국선재㈜ 이제훈 대표를 감사로 선출해, 젊은 기업인들의 회장단 진출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30명의 상임의원에는 3선 이상의 상의 의원을 지낸 기업인을 우선 배려했다. 상임의원 중 절반 이상인 17명은 이번에 새로 상임의원에 선출했다. 임원 선출과 별개로 연륜과 경륜이 뛰어난 원로 의원들을 예우하고 부산 경제와 상의 발전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마련했다.”

 

- 부산상공회의소를 소개한다면?


“부산상의는 1889년 설립 이래 부산 지역 유일의 종합 경제 단체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공업계를 대표해 권익을 적극 대변하는 한편, 회원 상호간의 교류와 협력을 위한 사업을 전개한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지역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 정보를 제공하며, 기업의 정보화와 경영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서비스 역시 제공한다. 대외적으로는 27개국 61개 해외 상공회의소 및 경제단체와 자매결연 및 업무제휴를 맺고 부산 기업의 해외 개척과 대외 교류를 적극 지원해드리고 있다.”

 

- 회장님은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전혀 관련이 없는 국내 굴지의 금속업체 경영자로 성공하셨다. 취업준비생들에게 도움말을 주신다면?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다가 중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어서 동아대로 4년제 편입을 했다. 졸업하고 나니까 아시는 분이 단조업체 쪽에 종사하고 있어 중등자격증 취득보다 단조업체 쪽으로 가게 됐다. 


저는 농촌인 산청이 고향이고, 고등학교는 농고, 대학은 교대를 나왔다. 쇠와는 전혀 연관이 없었다. 그런데 교대를 나와 애들 가르치는 그런 마음으로 직원들하고 함께 일해보니 이쪽도 나와 잘 맞는 것 같아 좋았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어떤 일에든 애정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최고다. 상공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단조업계는 예전에 3D업종이라 힘들었다. 쇠를 다루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옛날에 대장장이는 아무나 못 했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야 단조업계도 그렇고 철광, 자동차, 조선업도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 조금씩 세계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 3월 22~24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베트남에 다녀왔는데 현지 경제가 지금 활발하다. 베트남은 한국이 한창 새마을 운동 할 때보다 더 활발하더라. 그래서 조만간 좋아질 것으로 본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다. 젊은이들도 해외로 적극 나가야 한다.”

 

- 허용도 회장이라고 하면 글로벌 종합 철강회사 태웅을 이끄는 전문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태웅의 현황은?


“오는 10월에 새 단조공장을 완공한다. 매출은 대략 4000억 정도다. 지난해 제강공장에 새로 뽑은 300명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태웅은 1981년 창립된 세계에서 두 번째라면 서러운 단조기업이다. 전 세계 풍력 부품 시장의 30%를 장악한 글로벌 기업이며, 2009년 국내 단조업체로는 처음 ‘3억불 수출 탑’을 받았다. 세계 일류상품 2종을 보유하는 등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기업은 늘 글로벌 경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3년부터 약 5000억 원을 투자한 제강공장을 본격 운영하면서 소재 생산부터 단조, 가공까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됐다. 단조는 고체인 금속 재료를 유압프레스 등으로 두들겨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제작 방식이다.


제강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대용량 해상풍력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특수강, 스테인리스강, 우주항공 부품, 비철금속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05년부터 풍력 산업 분야에 진출해 핵심 부품인 메인샤프트와 타워플랜지, 베어링 부품 등을 세계적 기업들에게 수출하고 있다. GE, 지멘스, 베스타스, 도시바 등을 포함해 국내외 600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초일류 기업들과 거래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품질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2012년에는 지멘스그룹이 9만여 개 부품 공급업체 가운데 최고 협력사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경비직에서 청소 담당까지 직원 700여 명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고용대상을 수상했다.”

 

- 조선 기자재업과 자동차 부품업이 한계라면 새로운 길은?


“우주항공 산업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것이 조선 산업인데 갑작스럽게 무너져 어렵다. 자동차도 1차, 2차 협력업체, 부품업체 등으로 잘 준비돼 있다. 현대나 기아, 삼성차 이런 데만 매몰돼 외국을 안 내다 봐서 그렇지 해외로 가서 BMW 같은 곳에 납품을 한번 해보면 우리 부품의 품질도 괜찮고 경쟁력도 있다고 한다. 부품을 독일 자국에서 조달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사서 쓰는 게 낫다고 한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서 일이 잘 안 될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빨리 해외로 뻗어 나가야 한다. 늦지 않았다. 일찍 진출한 사람들은 요즘 큰 문제가 없다. 해외에 자기 제품 하나를 수출하려면 1~2년은 고생 좀 해야 한다. 5년, 10년을 내다보고 해외를 드나들면 겨우 물량을 좀 받는다. 오늘 일거리 없다고 서둘면 한 달 뒤에 오라 하고 한 달 뒤에 가면 이미 늦다. 


미래를 위해 이제 우주항공산업을 선택해야 한다. 항공우주 산업에는 선진국들도 바쁘다. 조선과 자동차에만 연연할 게 아니라 항공우주산업에서 더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후발 국가들도 따라가고 있으니 기존 것을 하면서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된다.”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 건립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회가 3월 30일 결성된 뒤 허용도 회장이 임원들과 4월 9일 후원회 발기인 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 = 부산상공회의소

- 추대로 신임 회장이 됐다. 새 변화가 있다면?


“3년 임기다. 상의 일도 이제 20년, 30년 앞을 내다보고 자기 회사 운영하듯 해야 한다. 전임이 해 놓은 일을 연이어줘야 의미가 생기지 중단해서는 안 된다. 멀리 내다보고 새 아이디어를 자꾸 제공해야 발전이 있다. 


큰일을 하려면 멀리 내다봐야 한다. ‘활기찬 부산 경제, 따뜻한 지역 사회’를 슬로건으로 정한 것은 위기에 처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사회와 동반성장하겠다는 저의 의지이다. 올해를 ‘부산 제품 사랑의 해’로 선포한 뒤 부산시·기업·시민이 한 마음으로 추진한 ‘부산 제품 사랑 범시민 운동’이 결실을 보이고 있다.


부산상의는 주요 향토 기업들과 함께 4월 13일 부산시청에서 ‘셀&바이 부산 2018’ 상생발전 협약식을 개최했다. 협약식에서 ㈜BNK부산은행, 르노삼성자동차(주), 대선주조(주), 에어부산(주), ㈜골든블루,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사)부산우수식품제조사협회 등 10개 기업·기관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력 방안에 뜻을 함께 했다.


부산우수식품제조사협회의 ‘메이드 인 부산’ 선물세트 구매, 부산은행을 통한 급여통장 개설 확대, 백화점 내 지역 브랜드 대거 입점 등을 추진해온 참여 기업들은 이 협약식에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42개의 회원사 모두가 주거래은행을 부산은행으로 전환하고 △올해는 업무용 차량을 르노삼성차로 구매하며 △내년에는 르노삼성의 전기냉장탑차를 협회 회원사가 구매하기로 했다. 또 대선주조와 골든블루 등 지역 주류 애용 SNS 캠페인을 벌이고, 국내·외 출장 시 에어부산을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큰 변화가 아닌가 싶다.” 

 

북항 해양문화지구에 2021년 준공돼 부산의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조감도. 

-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한 후원회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상공회의소의 발전기금이 아니고, 부산오페라하우스 즉 시민을 위한 시설을 짓는 데에 대한 후원금이라고 해야 한다. 부산상의 발전기금으로 기업들한테 돈을 내라고 하면 어려운 시기에 무리가 따른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후원회는 성공적으로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기 위해 범시민 역량을 결집하고 후원금을 모은다. 3월 30일 후원회가 결성됐다. 당연직 회장을 제가 맡고 고문 9명과 부회장 5명, 이사 17명과 감사 3명이 각각 임명됐다. 임원진은 상공계, 학계, 시민사회, 예술계, 금융계, 의료계, 공공기관 등 각계 인사 35인으로 구성됐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북항 재개발사업지 내 해양문화지구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들어선다. 1800명을 수용할 대극장과 300석의 소극장, 전시실, 부대시설 등이 포함된다. 올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1년 준공 예정이다. 부산의 새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 부울경 경제권역에서 협력할 사항이 있다면?


“조선산업이 한창 좋을 때 울산에도, 거제에도 조선소가 호황이었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중간에서 양쪽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어서 구매자는 부산에 오면 됐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 많은만큼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경남 사천의 우주항공산업(KAI)도 잘하고 있지만, 국가에서 우주항공 기술연구센터를 짓는다면 부산이 최적지라고 제안할 것이다. 자동차 부품을 한다고 부산만 하나? 대구도 하고 부울경이 다 한다. 우주항공도 부울경이 함께 할 수 있는 국가전략 사업이다. 여객기, 전투기, 소방헬기, 드론 등 최첨단 산업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해법이다.


바로 옆에 있는 양산과는 산업의 맥락이 같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과는 지하철로 연결돼 많은 교류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김해도 마찬가지이다. 부산이 가야 문화권이고 나도 김해 허씨다.” 

 

- 정부와 시민에게 당부한다면?


“부산 경제가 힘들다고 낙담만 할 것은 아니다. 1월 중 부산의 수출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성장세가 유지된 가운데, 공급 과잉 완화, 원자재 가격 증가에 따른 수출 단가 인상, 신흥국의 설비투자 및 인프라 투자 확대, 조업일수 증가(+2일) 등 요인으로 전년동월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있다. 희소식이다.


상공회의소가 부산 시민과 함께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원칙대로 하고, 정도로 가는 상공회의소가 될 것이다. 시민의 사랑과 관심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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