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엔 색이 있다. 컬러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일상에서, 일터에서 우리는 컬러와 함께 살아가지만 색깔이 가진 이름과 힘과 의미를 알지 못한다. 디자인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엘르 데코레이션’에 3년 동안 실었던 ‘색상 칼럼’ 중 대표 컬러들 75가지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여성 패션을 연구하며 색소와 염료, 색조 등 색의 좀 더 깊은 세계에 탐닉했다.
저자는 때론 잔인하고 때론 낭만적인 색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매일 보는 색부터 미술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색까지, 매력적이거나 중요하거나 불쾌한 역사가 깃든 색을 골라 그 이름과 그 색에 얽힌 형형색색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모비 딕을 쓴 허멀 멜빌이 그토록 묘사하고 싶었던 고래의 흰색은 과연 어떤 색이었을까? 윤정미 작가가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장면들은 어떤 사회적 함의를 담는 것일까? 고흐가 빛을 담고자 했던 크롬 옐로는 왜 ‘해바라기’를 결국 시든 모습으로 변화시켰을까? 반 고흐가 사랑한 크롬 옐로,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셸레 그린, 역사상 가장 논쟁적 색상인 누드까지 역사, 사회, 문화, 정치, 예술, 심리를 오가며 색에 관한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선사한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이용재 옮김 / 1만 5800원 / 윌북 펴냄 / 3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