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본격적인 골프 경기 파이널 시즌으로 국내와 해외에서 남녀 메이저대회가 높은 관심 속에서 열렸다. 골프 팬들에게 6월 한낮 주말 경기 볼거리가 풍성한 한 주가 되었다.
미국 뉴욕 주 사우샘프턴에서 열린 제118회 US 오픈은 혈투를 펼친 프로 선수들은 물론 골프장 코스가 화제를 모았다. 유서깊은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Shinnecock Hills Golf Club)은 1891년 출범한 사적지로서, ‘19세기 올드 코스와의 전쟁 미션’이라 불릴 만큼 시속 30km가 넘는 강풍과 비바람 속에서 비좁은 코스와 굴곡이 심한 그린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큰 이슈가 됐다. 연이틀 유명 프로선수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 제이슨 데이 등이 줄줄이 컷아웃되면서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6월 17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 상금 10억 원)에서 박상현이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서코스(파72, 7422야드)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올해 첫 우승 쾌거와 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개인 통산 우승 7승을 기록했다.
오지현(22, KB금융그룹) 역시 1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 / 6869야드)에서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기아자동차 제32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 우승 상금 2억 50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로 한국 여자오픈 챔피언이 되었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오지현은 2위 김보아를 8타 차로 앞서며 압도적으로 우승했다. 이로써 대상 포인트 70점을 포함해 총 272점으로 한국여자프로 대상 랭킹 1위로 질주 중이다.
새 캐디 영입 뒤 첫 우승이라 감회 더해
오지현의 17언더파 우승은 역대 최다 언더파 우승 신기록으로, 종전 기록인 2013년의 전인지보다 13언더파다. FR 라운드 14번, 15번, 16번 홀에서 불타는 연속 버디로 우승을 맛본 그녀의 승부사 기질은 필드 위에서 여전사로 빛났다. 그동안 오지현을 그림자처럼 지키던 아버지 캐디 품을 떠나 새로운 캐디를 맞은 첫 우승으로서 그 감회가 더했다.
우승 소감 인터뷰에서 오지현 프로는 “경기에 임하기 전 체력훈련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나만의 플레이로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오지현은 작년 기아클래식 때 ‘지현 열풍’을 일으킨 같은 조 김지현에게 우승을 내어주고 3위라는 아쉬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년 만에 오지현은 우승에 목마른 듯 숨막히는 접전을 이끌었다. 결국 자신만의 루틴 레이스로 신들린 멋진 샷을 날리며 압승 신기록을 세웠다. 마지막 18번 홀의 태극 깃발을 차마 그린 위에 내려놓지도 않았다. 우승 세리모니 피날레로 기아자동차 리무진의 뒷좌석에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우승을 만끽하는 오지현 프로의 모습은 레드 카펫을 걷는 할리우드 여배우보다 더 아름다웠다. 앞으로 그녀의 남은 경기 행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