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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0대 그룹 공익법인 들여다보니…삼성‧현대중‧포스코‧LG ‘합격점’

GS‧현대차‧한화‧롯데‧SK‧농협 “사회공헌 비중 현저히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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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5호 정의식⁄ 2018.07.03 17:11:38

공정위가 공개한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 운영 실태. 사진 = 공정거래위원회

주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운영 실태를 분석한 결과 문화‧복지‧교육‧의료‧학술‧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회공헌을 목표로 설립된 이들 법인의 상당수가 설립 고유의 목적이 아닌 별도의 수익사업과 관련한 수입‧지출 금액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그룹의 자산총액 대비 사회공헌 비용의 비중을 살펴본 결과 현대중공업‧포스코‧삼성‧LG 등의 그룹은 비중이 컸지만 GS‧현대차‧한화‧롯데‧SK‧농협 등은 총 지출액 규모 혹은 사회공헌 비용 비중이 현저히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165개 공익법인, 고유목적사업비 30% 불과

 

7월 2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를 통해 조사 대상 165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공익 증진에 기여해오고 있지만, 동시에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에 기여하거나 경영권 승계 등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많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총수 일가가 세제혜택을 받고 설립한 뒤 이사장 등의 직책을 맡는 방식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그룹 내 핵심 기업 혹은 총수 일가 2세가 출자한 회사의 지분을 집중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수입,비용 구성 표.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특히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자산 구성 중 주식의 비중이 21.8%(계열사 주식은 16.2%)에 달해 전체 공익법인의 약 4배 수준이었으나, 이 주식의 수익 기여도는 1.15%(계열사 주식은 1.06%)에 불과했다.

 

이외에도 총수 일가 및 계열회사와 주식·부동산·상품·용역 거래가 많아 내부거래가 의심되는 사례도 많았지만 이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이나 시장감시 장치는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익법인의 설립 목적을 직접 수행하는 사업인 ‘고유목적사업’을 위한 수입‧지출이 전체 수입‧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공익법인(약 60%)의 절반인 30%에 불과했다. 반면 고유목적사업 이외의 사업이지만 수입이 발생하는 사업인 ‘수익사업’의 비중이 나머지 70%를 차지해 공익법인 설립‧운영의 정당성을 훼손할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 ‘규모 1위’‧현대중공업 ‘비중 1위’

 

공정위가 밝힌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재무현황’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공시대상기업집단 총 57곳 중 51곳이 165개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문화‧복지‧교육‧의료‧학술‧연구 등의 목적을 가지고 설립됐으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대기업집단은 단연 삼성그룹이다. 자산총액 약 399조 원으로 재계 순위 1위(2018년 5월 1일 기준)인 삼성그룹은 글로벌투게더경산, 글로벌투게더음성, 삼성문화재단.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삼성미소금융재단,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언론재단, 삼성의료재단,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인성의과학연구재단, 학교법인 성균관대학, 학교법인 충남삼성학원, 호암재단 등 14곳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의 총 지출액은 2016년 기준 약 2조 8887억 원에 달했다. 

 

다만 삼성의료재단의 경우 3776억 원에 달하는 지출액 전액이 수익사업 관련이라 순수 사회공헌 활동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역시 의료사업 등 수익사업 비중이 1조 2989억 원에 달하며, 다른 공익법인들도 수익사업 비중이 큰 경우가 많았다. 각 재단의 수익사업을 제외한 고유목적사업비만 집계한 총액은 약 7469억 원으로 총 지출액 대비 25.86%에 불과했지만 금액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모든 기업집단 중 가장 큰 규모다.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약 0.18%로 10대 그룹 중 3위다. 

10대 그룹 소속 공익법인의 총 지출액 규모.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단위: 억원)

두 번째로 지출액이 많은 기업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자산총액 약 56조 원으로 재계순위가 10위에 불과하지만 아산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 아산정책연구원, 현대오일뱅크일퍼센트나눔재단, 현대오일뱅크 장학사업회, 재단법인 예올, 재단법인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 학교법인 현대학원,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울산과학대학교 산학협력단 등 11곳에 달하는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재단의 총 지출액은 2조 7486억 원으로 삼성그룹에 맞먹는 규모다. 

 

이 중 의료사업 비중이 큰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수익사업비가 약 1조 9891억 원에 달해 이를 포함한 여타 재단의 수익사업비를 제외한 고유목적사업비는 약 4096억 원 규모로 줄어든다. 그래도 삼성그룹에 이은 2위다. 또, 총 지출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율이 14.93%로 낮은 반면,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약 0.73%로 10대 그룹 중 독보적인 1위다. 

 

포스코도 공익법인을 통한 사회공헌에 적극적이다. 포스코1퍼센트 나눔재단, 포스코 교육재단, 포스코 미소금융재단, 포스코 청암재단, 포항공과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7곳의 공익재단을 통해 총 6081억 원을 지출해 10대 그룹 중 3위이며, 이 중 고유목적 사업비 비중은 약 4017억 원으로 66%에 달해 이 역시 3위다. 자산총액 약 79조 원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약 0.50%로 10대 그룹 중 2위다. 

 

LG그룹은 LG연암문화재단, LG복지재단, LG상록재단, 학교법인 LG연암학원, LG상남언론재단, LG미소금융재단, 충북창조경제지원재단 등 7곳의 공익법인을 통해 약 983억 원을 지출해 지출액 기준으로는 5위지만 고유목적사업비가 약 870억 원으로 비중이 88.5%에 달한다. 특히 자산총액 약 123조 원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이 약 0.07%로 10대 기업 중 4위에 해당한다. 

 

GS‧한화 ‘지출액 최하’‧현대차 ‘비중 9위’‧

 

반면 공익법인을 통한 지출액 자체가 낮거나 고유목적사업비 비율이 낮은 경우도 많았다. 

 

GS그룹의 경우 남촌재단, 지에스칼텍스재단, 사회복지법인 동행복지재단 등 3곳의 공익법인을 통한 총 지출액이 약 73억 원 규모였다. 타 대기업과 달리 수익사업비 비중이 전혀 없고 전액 고유목적사업비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지만 자산총액 약 65조 원으로 재계 7위 그룹답지않은 소규모라는 게 문제다. 실제로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도 약 0.011%로 10대 그룹 중 최하위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정몽구재단,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영훈의료재단,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물류산업진흥재단 등 공익법인 5곳의 지출액이 약 2018억 원으로 총 지출액 기준 4위에 머물렀다. 자산총액 약 222조 원으로 재계 순위 2위에 걸맞지 않는 규모다. 게다가 의료법인인 영훈의료재단의 수익사업비 1721억 원을 뺀 고유목적사업비만 집계하면 약 297억 원으로 총 지출액의 14.73%에 불과해 10대 그룹 중 가장 낮았다.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도 약 0.013%로 10대 그룹 중 9위였다. 

10대 그룹 공익법인의 고유목적사업비 규모.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단위: 억원)

재계순위 8위 한화그룹도 사회공헌 비중이 크지 않은 기업으로 집계됐다. 한화그룹의 경우 공익법인이 북일학원, 한화문화재단 2곳에 불과하고, 총 지출액 약 110억 원, 고유목적사업비 약 99억 원(90.00%)이었다. 자산총액 약 61조 원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중은 0.016%로 10대 그룹 중 8위였다.

 

롯데그룹 역시 규모에 비해 사회공헌 비중이 크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미소금융재단, 롯데문화재단 등 5곳의 공익법인을 통해 총 317억 원을 지출했으며 이 중 고유목적사업비는 약 281억 원(88.77%)이었다. 자산총액 약 116조 원으로 재계순위 5위에 해당하는 롯데그룹의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율은 0.024%로 10대 그룹 중 7위였다.

10대 그룹의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율.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SK그룹은 자산총액 약 189조 원의 재계순위 3위 그룹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 행복나눔재단, 행복에프앤씨, 우란문화재단, 사단법인 SK미소금융재단, 행복한학교재단, 부산행복한학교재단, 대구행복한학교재단, 울산행복한학교, 대구행복한미래재단, 행복전통마을, 행복그린넷, 행복아이씨티, 행복한에코폰,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 사단법인 행복투게더, 플라톤아카데미 등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17곳에 달하는 공익법인을 운영해 사회공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 대기업집단이다. 하지만 이 법인들의 총 지출액은 960억 원으로 10대 그룹 중 6위에 머물렀으며, 고유목적사업비만 계산하면 536억 원으로 10대 그룹 중 5위였다.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율은 0.028%로 10대 그룹 중 6위에 그쳤다.

 

자산총액 약 58조 원으로 재계 순위 9위인 농협은 농협재단, 사단법인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학교법인 농협학원, 사단법인 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 등 4곳의 공익법인을 운영 중으로 총 지출액은 247억 원, 고유목적사업비는 208억 원(84.33%)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기 10대 그룹 중 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산총액 대비 고유목적사업비 비율은 0.036%로 10대 그룹 중 5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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