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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삶을 읽는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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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7호 김금영⁄ 2018.07.17 10:35:00

일본 상업 그래픽 디자인계 제일선에서 활약 중인 사토 다쿠가 삶과 디자인에 관한 경험과 생각을 풀어낸 책이다. 도쿄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의 광고회사 덴쓰(電通)에서 일을 시작한 사토 다쿠는 일찍이 독립해 닛카위스키 퓨어몰트, 롯데 자일리톨 껌, 메이지유업 맛있는우유 패키지 디자인 같은 유명한 작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한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 프로젝트, 가나자와 21세기현대미술관과 도쿄과학박물관의 아이덴티티 작업, 무사시노미술대학 미술관과 도서관의 로고 및 사이니지, 가구 디자인 작업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대학 시절까지는 밴드에서 퍼커션을 연주하며 음악을 전업으로 삼으려 한 적도 있는 그는 지금도 라틴음악과 서핑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베테랑이고, ‘낡고 이상한 가게’를 구태여 찾아다니며 살금살금 물건을 고르는 취미도 있다. 또 ‘디자인 공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의 소유자로서 NHK ‘일본어로 놀자’ 아트 디렉션을 비롯해 어린이를 위한 교육방송 프로그램 ‘디자인 아’의 제작자로 뛰어들기도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생활과 세계 전반을 아울러 사고하는 그의 예리하고도 흥미로운 견해가 담겨 있다.

 

특히 사토 다쿠는 ‘소성적 사고’가 디자이너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성(塑性)’이란 부드러움의 한 가지 형태로, 마치 찰흙처럼 꾹 누르면 아예 형태가 변해버리는 부드러움을 말한다. 대개 세상에선 자기 형태를 유지하는 탄성이야말로 제대로 된 디자인의 방향이고 삶의 태도라고 하지만, 사토 다쿠는 자아를 억제한 객관적인 관점에서 그때마다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순수하게 대응하는 다양한 ‘소성’의 스킬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흔히 디자이너에게 요구하는 ‘자아’나 ‘개성’보다는 ‘유연함’을 강조하거나, ‘적당함’ ‘위화감’처럼 부정적으로 통용되는 개념들의 숨겨진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시각은 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를 본질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사토 다쿠 지음, 이정환 옮김 / 1만 9000원 / 안그라픽스 펴냄 /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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