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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사이트] 5개사로 나뉜 ‘뉴효성’… 지주사 전환으로 ‘100년 기업’ 다질까

각 사업부분 가치 재평가 + 안정적 지배체제 ‘일석이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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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7호 정의식⁄ 2018.07.17 16:37:27

지난 6월 1일 열린 효성 지주회사 출범식. 사진 = 효성

재계 26위 그룹인 효성의 핵심 ㈜효성이 지주사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5분할되며 ‘뉴효성’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6월 1일 분할을 단행한 후 7월 13일 5개사가 코스피에 재상장되면서 뉴효성은 이제 시장의 평가를 받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업계는 5분할된 기업들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며 전체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은 분할 이전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줄어든 상황. 개별 기업들의 호재가 충분히 반영된다면 제대로 된 가치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개사로 사업 분할… ‘뉴효성’ 스타트

 

지난 6월 1일 효성은 지주회사인 ㈜효성과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5개사로 나누는 사업 분할을 단행한 후 ‘뉴효성 재출발’을 선언했다. 

 

지주회사는 존속법인으로 남았고, 나머지 4개사는 신생법인이 됐으며, 1일 열린 각사 이사회에서는 사내이사 11명, 사외이사 20명의 이사진이 선임됐다. 이어 열린 조현준 회장과 각 회사 의장이 참여하는 5개 회사 통합 이사회에서는 향후 지주사 체제 아래 회사 간 긴밀한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상생 방안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은 “효성은 지주사 ㈜효성과 신설된 사업회사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 활동에 집중할 것이다.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항상 승리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대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지주사 체제의 뉴효성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의 구상에 따르면, 향후 지주사 효성은 ‘100년 효성’을 이루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 집중하는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각 사업 회사의 성과를 관리하고 이사회와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감독하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 실현을 추구하게 된다,

6월 1일 효성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발언 중인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 = 효성

4개 사업회사의 역할도 확실해졌다. 먼저, 효성티앤씨㈜는 전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의 글로벌 1위 제품인 스판덱스를 기반으로 독자적 기술개발과 품질혁신을 통해 섬유소재 사업의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임무를 맡았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와 산업기계설비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을 기반으로 IT 기반의 신규사업 개발을 통해 토털 에너지솔루션 공급업체로서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주택, 재개발 등의 건설 분야에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 시장점유율 40% 이상의 부동의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타이어보강재, 카매트, 자동차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 원단 등을 중심으로 산업용 고부가 첨단소재 기업으로 성장해 간다는 계획이다. 
 
PP/DH, TPA, 필름 등 화학 소재 전문 기업인 효성화학은 NF3, TAC필름, 폴리케톤 등의 신성장동력 육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국내와 베트남에서 수직 계열화를 이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게 된다.

 

비대해진 효성, 독자적 가치 평가 위해 ‘분할’ 결정

 

효성이 5분할을 결정한 건 지나치게 많은 사업 영역이 한 회사에 집중돼 오히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의 가치나 베트남 등 해외 사업의 성장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를 극복해 적합한 가치 평가를 받겠다는 것.

 

사실 이는 IMF 이전의 구조로 회귀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IMF 이전까지만 해도 효성은 △나일론 원사, 스판덱스,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는 효성티앤씨 △폴리에스터원사, TPA, PET필름 등을 생산하는 효성생활산업 △전력‧건설 등의 효성중공업 △무역업을 영위하는 효성물산 등을 그룹내 별도 회사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1998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이들 4사를 효성에 합병하는 조치가 이뤄졌고, 이후 효성은 20년 간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등 복잡다기한 사업영역을 각 사업부가 맡아서 운영하는 복합기업 형태로 운영됐다. 

분할된 효성 5개사의 자회사 현황. 자료 = 신영증권

20년 가까이 효성의 규모가 비대해지다보니 서서히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효성은 각 사업부의 독립성과 전문성,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며, 사업부문별 독자적 가치 평가를 받기 위해 이번 분할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꼽힌다. 그간 효성은 전임 조석래 회장과 현 조현준 회장이 끊임없이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오너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었고, 특히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문 변호사 사이의 형제갈등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지주사 체제 지배구조 개편 압박까지 더해졌다. 

 

효성 대주주 지분은 36.96%(조석래 10.18%, 조현준 14.57%, 조현상 12.21%)인데 향후 자사주 5.26%를 활용해 지주사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사업회사 간 주식 스왑을 추진하면 대주주의 지배력이 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할 후 기업가치 ‘25%’ 하락… 시간 지나야 재평가 가능

 

이후 지난 7월 13일 지주회사 ㈜효성과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5개사가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되며 뉴효성은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됐다.

 

존속회사인 효성을 제외한 4개사 주권의 시초가는 상장신청일 현재 재상장 종목의 순자산 가액에 따른 평가가격의 5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하는 가격으로 결정될 예정이었다. 

 

상장 첫날인 13일 신생 4개사의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효성화학은 시초가 대비 상한가(30.00%)까지 치솟으며 14만 9500원에 장을 마감했고, 효성티앤씨도 8.55% 올라 기세를 높였다. 반면 효성첨단소재(-28.25%)와 효성중공업(-7.02%)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후 소폭의 반등과 하락이 있었지만 3거래일이 지난 7월 17일 현재 효성의 5분할은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5월 29일 거래정지일인 5월 29일 분할 전 효성의 종가는 약 4조 7060억 원 수준이다. 이 가액을 기준으로 보면 분할 후 효성의 기업가치는 분할비율 약 39%를 적용해 약 1조 8350억 원 규모이지만 17일 종가 기준 효성의 시가총액은 7160억 원으로 분할 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9%에 불과하다. 효성중공업 역시 분할비율 29%로 거래정지일 종가로 환산하면 약 1조 2720억 원 규모였으나 1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679억 원으로 분할 전의 44% 수준이다.

 

반면, 효성첨단소재(13%)는 종가 6120억 원에서 17일 7795억 원으로 약 27% 성장했고, 효성티앤씨(12%)도 종가 5650억 원에서 17일 9391억 원으로 무려 66%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효성화학(9%)도 종가 4240억 원에서 17일 5519억 원으로 약 30%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기업분할 전인 5월 29일과 분할 후인 7월 13일 시가총액 비교. 자료 = NH투자증권

문제는 총액 기준으로 따졌을 경우 5개사 합산 시가총액이 17일 기준 3조 5434억 원에 불과해 분할 전 종가 4조 7060억 원에서 무려 25%나 줄어들었다는 것. 

 

효성 측은 이에 대해 “현 시점에서 시장의 판단에 대해 말하기 쉽지 않다”면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맞는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가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상장된 기업 가치 평가는 분할 이후 각 법인의 연결 재무자료 미비로 어려움이 있다. 주력사업으로 부상 중인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회계 분리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해외법인 등 연결자회사가 포함된 재무자료를 확인한 이후에 가치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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