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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위기의 통신3사…산 넘어 보편요금제 있다

“지금도 내리막인데…어디까지 내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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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7호 이성호 기자⁄ 2018.07.23 10:53:35

사진은 지난 3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사)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소비자시민모임·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고가요금제 유도 정책은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성호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의 성적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통3사의 올 2분기 실적은 요금할인 및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는 직접적인 수익감소로 이어지는 ‘산 넘어 산’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추이가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새 회계기준(IFRS 15)에 의한 이동통신 3사(SKT·KT·엘지유플러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약 13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약 9698억원이다. 이를 구 회계기준(IFRS 10)에 따른 지난해 동기 실적과 비교해 보면 추정 매출은 0.1% 줄고 영업이익은 무려 10.1% 하락한 수치다.  


1분기 실적은 더 나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910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1.6%나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통신사들의 이익이 줄어든 원인으로 새 회계기준이 적용됐고 요금할인의 탓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기준은 마케팅비를 일거에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늘어난 비용이 계약기간에 따라 올해까지 나눠서 반영됐고,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이 25%로 상향조정됨에 따라 가입자가 늘어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줄었다.


이후 상황도 녹록치 않다. 지난 13일부터는 기초연금 수령 어르신(65세 이상)에 대해 최대 월 1만1000원의 이동통신 요금 감면도 시행,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요금감면 대상자가 올해 83만명, 내년 169만명, 2020년 180만명으로 관측됐다.  


이러한 요금 감면으로 이통 3사 합산 매출액은 올해 118억원, 19년 1435억원, 20년 1989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통사들은 총 3조6183억원으로 낙찰 받은 5G 주파수 할당 대가도 앞으로 단계적으로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에도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국민들이 공평하고 저렴한 요금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본적인 수준의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의 도입 근거 및 산정 기준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국회에 제출됐기 때문이다. 월 3만원대인 ‘음성200분·데이터1GB’를 2만원대로 강제·인하시켜 출시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 제출 배경은 시장에서 경쟁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그동안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은 고가요금제에만 집중되고 저가요금제는 혜택이 늘지 않았다. 저가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의 변화도 없고 가격도 유사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반면, 고가요금제는 요금 인하, 단말보험·멤버십 제공 등 혜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요금제 별 데이터 제공량 차이가 커져 이용자 차별은 심화되고, 저가요금제 가입자가 고가요금제 가입자를 보조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는 계속해서 고가요금제로 변경할 수밖에 없고 결국 통신비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정부에서는 보편요금제 출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보편요금제로 인한 이용자 편익은 약 1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반면 통신 3사의 연간 매출은 약 7800억원 줄어들게 된다.

 

개정안 국회 통과는 ‘안개속’


따라서 국회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법안 심의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반대의 목소리 또한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편요금제 출시 의무화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일단 이통사 측에서는 경영상 타격으로 5G 등에 대한 투자 여력이 떨어짐은 물론 기존의 경쟁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고 민간기업의 서비스 요금을 정부가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고개를 젓고 있다.


법률로 직접적으로 강제하기 보다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요금 경쟁이 활발히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편요금제의 법제화는 일회성으로 요금을 결정하고 마는 게 아니라, 2년 마다 계속적으로 요금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알뜰폰에도 불똥이 튀긴다.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보편요금제 주 수요층이 겹쳐짐에 따라 특별한 지원책이 없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752만명(점유율 12%)인데 지난 6년간 누적손실이 3524억원에 달해 수익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보편요금제는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와 업계가 고사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정들로 인해 여당 내 일부 의원들조차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추혜선 의원(정의당)이 보편요금제 출시 의무화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 제출한 상태에서,  이번 정부안과 함께 병합심사를 하게 될 예정인데 어떤 매듭을 짓게 될 지는 안개속이다. 


추혜선 의원실 관계자는 CNB에 “반대 의견도 꽤 있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보편요금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반기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법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서야 이통사들이 다양한 저가요금제를 내놓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들의 사용량에 비하면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수준은 아니다”며 “2만원대에 음성·문자 무제한과 데이터 2기가바이트(GB) 정도는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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