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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책] 카드 수수료 ‘0% 시대’ 오나…카드사들 대응책은?

아홉번 인하된 가맹수수료…역마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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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1호 손정호 기자⁄ 2018.08.20 10:32:43

정부가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0%대로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카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미 잦은 수수료 인하로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0%대 수수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 앞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마트협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카드수수료 인하 협상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정부가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0% 초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놓자 카드사들이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이미 카드업계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파이가 더 작아질 수 있기 때문. 정말 카드수수료 ‘0%대’ 시대가 올까. 카드사들은 눈앞에 닥친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까. 

 

영세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가맹점의 매출에 따라 차등 책정되고 있다. 영세(연 매출 3억원 이하) 0.8%, 중소(3~5억원) 1.3%, 일반(5억원 이상) 2% 내외 수준이다. 


정부는 이중에서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각각 0% 초반, 0%대로 더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현실이 될 경우, 카드사들은 카드 연회비를 높이거나 수익성이 좋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등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G마켓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인하는 이미 결정됐다. 현재 이들은 2% 내외의 수수료를 내는데, 내년부터 중소 1.3%, 영세 0.8%로 떨어진다. 


카드업계는 정부의 ‘0% 수수료율’ 추진에 난감한 분위기다. 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0.8%) 적용 범위를 연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조정한 것도 작년 6월로, 카드 수수료는 지난 2009년부터 9번이나 내려갔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작년 8개 전업카드사(신한·롯데·KB국민·현대·삼성·우리·하나·비씨카드)의 순이익은 전년(1조8132억원)보다 32.3% 감소한 1조2268억원에 머물렀다. 2005년(3000억원)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에 “0%대의 수수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수수료 수익보다 카드 결제를 하는데 드는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밴(VAN)사에게 가맹점모집, 단말기관리, 전표수거 등을 일임하고 있다. 카드수수료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내 밴사에게 지급하고 있는데, 0%대 수수료가 되면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얻는 수익보다 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더 많게 되어 적자상태가 된다는 얘기다.     


카드업계는 ‘0% 수수료율 시대’를 어떻게 돌파할까.


카드사 노조들로 구성된 카드사노조협의회(카노협)는 카드 수수료 문제를 시장경제 논리로만 보는데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카드산업이 발전하면서 정부는 세수를 확보하고, 카드사와 대형가맹점들이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문제도 같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재편 나선 카드사들


카노협 관계자는 CNB에 “영세, 중소상인의 수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은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현재 1%대에서 2%대로 올리는 방법 등으로 해결해 사회 갈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갈등을 줄이면 서울페이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연내 도입을 추진 중인 새로운 결제 플랫폼에 뺏길 파이의 몫도 줄어든다는 셈법이다. 

 

카드업계는 카드 수수료가 계속 하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과 모바일 쿠폰 시장에 진출하고, 생체인증 시스템 등 젊은 고객들의 취향에 맞추려는 노력이 더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손바닥 정맥으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롯데카드 핸드페이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모바일 결제 시장과 생체인증 시스템 등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도 분주하다. 카드 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만큼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에 맞춘 카드를 앞다퉈 선보이는 것. 


현대카드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잡고 ‘상업자 표시 스마일카드’를 내놓았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로 결제하면 2%를 캐시로 쌓을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연동해 하루 최대 5000원까지 할인해주는 ‘톡톡 페이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카드는 ‘탭탭’ 시리즈를 통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이용시 최대 10%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하나카드는 삼성페이를 이용하면 최대 2%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삼성 리워즈 카드’ 2종을 선보였다. 


모바일 쿠폰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롯데카드는 ‘롯데앱카드’에 자체 모바일 선물권 플랫폼인 ‘기프티샷’을, 신한카드는 앱 신한FAN에서 모바일 쿠폰 선물이 가능한 ‘기프티샵’을 오픈했다. 사업 영역을 다양화하는 것이다.


저축은행과 손잡고 카드 판매처도 늘리고 있다. 롯데카드는 저축은행중앙회와 함께 아임(I’m) 시리즈를 적용한 저축은행 전용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저축은행KB카드’ 2종을 출시 3년만에 4만장 판매했다.


새로운 결제 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카드와 비씨카드, 하나카드는 지난 6월 LG히다찌, 나이스정보통신과 손잡고 손가락 정맥으로 결제하는 ‘핑페이(FingPay)’를 오는 10월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카드는 손바닥 정맥으로 카드 계산을 할 수 있는 핸드페이(Hand Pay), 비씨카드는 목소리로 인증하는 앱카드를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신판FAN의 ‘판페이’에 홍채와 지문 인식 방식을 채택했고, KB국민카드는 삼성전자 ‘삼성페이’에 지문 등록 카드를 갖고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 아이폰X의 안면인식 서비스인 ‘페이스 아이디(Face ID)’ 결제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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