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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특집] 법안 쏟아지고 증시에선 ‘3단論’…접경지역 특구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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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2호 이성호-손정호 기자⁄ 2018.08.27 10:28:33

남북 화해 분위기를 타고 ‘경제협력’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8월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송파구민 1000여명으로 이뤄진 합창단이 대형 한반도기를 펼쳐놓고 합창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남북(南北), 북미(北美)관계가 개선되면서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다. 비핵화가 실현되고 대북제재가 해제돼 북한 경제가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경우,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CNB는 우리 기업들의 대북사업 전망을 관련 법안, 증시 동향, 경제특구 추진, 금융권 움직임으로 나눠 살펴봤다. 

 

[대북 경협 법안들] 차고 넘치는 법안들…대북제재 계속되면 ‘말짱 도루묵’
법안 수십개 줄줄이…트럼프만 바라보는 여의도 정가

 

(CNB저널 = 이성호 기자) 극한의 대립구도였던 한반도 정세는 ‘4.27판문점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합의문’을 통해 화해의 기류를 타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는 남북경협의 맥이 끊긴 상태다.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이어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대북제재를 핵심으로 하는 5.24조치가 단행됐다. 2016년 2월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여파로 개성공단까지 폐쇄됐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경협 재개를 꾀하며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그리고 있다. 3대 벨트(동해권 에너지·자원벨트, 서해안 산업·물류·교통벨트, DMZ 환경·관광벨트) 구축을 통해 한반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북방경제 연계를 추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핵심은 3대 경제벨트다. 자료 = 통일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환동해(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는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한 다음 우리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한다는 것.


또 환황해(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는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경협라인을 건설, DMZ접경지역(환경·관광) 벨트는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을 잇는 관광지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민간경협에도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른바 남북경협 관심주로는 ▲개성공단 관련: 좋은사람들, 제이에스티나, 인지컨트롤스, 재영솔루텍, 신원, 인디에프 ▲대북 관광: 현대엘리베이, 에머슨퍼시픽 ▲가스관: 동양철관, 대동스틸, 삼현철강 ▲시멘트 등: 유진기업, 쌍용양회, 아세아시멘트 ▲도로 건설: 두산인프라코어, 포스코, 남광토건,  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 현대산업 


▲철도: 대호에이엘, 일신석재, 광명전기, 비츠로시스, 이화공영, 특수건설, 대아티아이, 우원개발 ▲에너지·가스: 한국가스공사, 이화전기 ▲운송: CJ대한통운, 한진 ▲전력발전 및 송전: 한국전력, 한전KPS, 한전기술, 풍산, 현대일렉트릭, 대한전선, LS산전, 선도전기, 대원전선, 대한전선, 제룡전기, 제룡산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北부동산 개발법까지 등장


이런 가운데 남북경협을 뒷받침하는 각종 제도적 개선이 요구됨에 따라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먼저 지난 3월·5월 조배숙 의원(민주평화당)과 김경협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대표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있다.


조배숙 의원안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조정명령 등 경영 외적인 사유로 인해 협력사업 수행이 불가능해지거나 사업이 중단돼 경협 사업자에게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경협 사업자가 경제적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조정명령의 처분청인 통일부장관에 대한 행정심판을 제기하거나 ‘국가배상법’에 따른 국가배상청구, 또는 손실보상청구를 제기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즉, 법적 분쟁해결수단을 통해 조정명령의 위법성·부당성을 협력 사업자가 입증해야 하는데 
대법원에서는 5·24조치로 인해 발생한 기업의 손실에 대한 보상청구에 대해 국가배상청구권 및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조배숙 의원안은 정부의 지원근거를 명시해 향후 민간 사업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협력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고, 국민의 기본권인 재산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토록 했다.


김경협 의원안은 민간 남북교류협력의 일상적이고 다면적인 교류 형태인 북한주민접촉행위 중 사후에 신고할 수 있는 경우를 법에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를 협력사업의 주체로 명시해 자발적 교류협력을 꾀하도록 했다.


이 개정안은 특히 민간 입장에서 가장 큰 제약을 느끼는 부문인 사실상 북한주민 접촉 승인제를 신고제로 완화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또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김부겸·윤관석 의원 각각 대표발의)’은 남북 및 대륙 철도의 연결을 위한 교류협력을 촉진토록 명시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법 개정안(윤관석 의원 대표발의)’의 경우 LH의 남북 협력사업의 범위를 넓히도록 함이 골자다. LH가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있어 산업·공공·복합시설용지 개발지원 외에도 주택건설·개량·공급, 주거복지 등의 사업을 탄력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밖에도 20대 국회에는 남북협력 관련법 수십 건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北인도적 지원·트럼프 설득 병행해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장밋빛 구상’에 불과하다.


남북경협 재가동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으나 이 모든 것이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유엔안보리 결의안 외에도 미국의 행정명령과 ‘대북제재강화법’ 등 양자제재로 인해 북한의 현금 거래와 물자 수출을 차단하고 있는 상태로, 아무리 한국이 독자적으로 경제협력을 꾀한들 사실상 단 한건의 사업도 이뤄지기 쉽지 않다.


이승열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은 CNB에 “남북경협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되거나 유예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최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기 때문에 우선 이 부문을 우선시 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 준비작업(경협 관련법, 5.24조치 해제 등)을 꾀해 의지를 보이면서, 대북제재 해제·유예를 위해 유엔과 미 의회·행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증시] 증권가, ‘3단계 대북 투자론’에 쏠린 눈
남북경협으로 뜨는 종목, 시기 따라 다르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남북경협주는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4월27일, 5월26일)과 북미정상회담(6월12일)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비핵화 프로세스와 종전선언 일정이 더뎌지면서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고 정몽헌 회장 금강산 추모식 참석), UN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제재 면제 등으로 다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앞 다퉈 남북경협 전담팀을 만들고 있다. 삼성증권은 리서치센터에 ‘북한투자전략팀’, 하나금융투자는 ‘한반도 통일경제 TF’, 신한금융투자는 ‘한반도신경제팀’을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남북경협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 수집과 분석을 강화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이전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남북경협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더뎌지면서 주춤했지만, 미군 유해 송환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등으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사무실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증권가의 남북경협주에 대한 관심은 지난 7일 하나금융투자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한 ‘한반도 통일경제 포럼’에서 잘 드러났다. 이날 포럼에는 10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북한 비핵화와 북미 수교가 이뤄지면 남북관계가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복원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 협상 속도와 범위를 예의주시하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환서해 물류산업, 환동해 에너지자원, 접경지역 평화 벨트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계획, 북한의 5대 특구와 22개 개발구 사업을 연계해야 한다”며 “남북의 경제 공동체는 사회문화 공동체로 이어져 통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경협의 장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한국 경제의 생존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통일이 아니라 평화와 공존을 이룩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남북한 주변국들이 함께 잘 사는 새로운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선순환을 지향하고 있다”며 “남북한 교역을 확장하는 건 그 출발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긴 안목으로 한반도 정세 내다봐야


특히 증권가에서는 남북경협의 수혜종목이 기간에 따라 나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중기, 장기에 따라 대상 기업이 다르단 얘기다. 


초기(전망시기 올해)에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시작되면서 소규모 대북제재 완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철도와 도로 연결 등이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개성공단(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 입주기업인 태광산업·좋은사람들·신원·쿠쿠홀딩스), 금강산 관광(현대엘리베이터·현대건설·현대상선), 철도·도로(현대로템·현대제철·포스코·동국제강) 관련주들이 일차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남북경협 중기(전망시기 2019~2020년경)에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환동해 에너지·자원, 환서해 산업·물류·교통, DMZ 환경·관광 벨트가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하나금융투자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개최한 ‘한반도 통일경제 포럼’에는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사진 = 손정호 기자

관련주는 철도·도로와 관광, 송전(한국전력·LS산전·한전KPS·대한전선·한전산업개발), 가스(한국가스공사), 물류(CJ대한통운·한진), 기계(현대건설기계·현대로보틱스), 건설(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GS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삼성물산·금호산업·두산건설), 항만(현대상선·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이다.


이날 포럼에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이 계획하고 있는 5대 경제특구와 22개 특별구 계획은 굉장히 거대한 규모”라며 “2000만평 규모의 개성공업지구는 평양급 신도시를 새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현대아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함께 사업을 추진했는데, 국내 공기업들이 북한 SOC 사업을 진행하면 국내 건설사들에게도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본 것이다.


장기적(전망시기 2020년 이후)으로는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북한 시장경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기업들이 북한의 경제특구와 개발구에 투자하고, 북·미 수교와 북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이 현실로 이뤄지면서 ‘한반도 유라시아 프로젝트’의 심장이 뛰기 시작하는 단계다. 


이는 아직 ‘블루 프린트’에 불과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IT·반도체(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KT), 생활소비재(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LF), 음식(농심·오리온·대상·오뚜기·동원산업·동서식품·남양유업·롯데칠성음료) 등 상당히 많은 기업들에 이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포럼에서 “북한은 이미 장마당을 통해 소비재 시장경제가 형성돼 있고 한국 제품들이 선물로 거래되고 있다”며 “하지만 생활소비재 수요는 남북경협 초기에는 매우 미미하다가 상당 기간이 지나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OC 기업 이외의 영역으로 남북경협의 이익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남북경협주의 성장 가능성만큼 거품과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일단 남북경협은 아직 재개되거나 확대되지 않았다. 북한의 비핵화 후 UN과 미국의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남북경협이 가동될 수 있다. 과거에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받아들인 후에 이를 실행하지 않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기대감일 뿐이다. 현재 남북경협주의 주가에는 일부 거품이 있다고 봐야 하는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해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5월24일)에서 보듯 주가가 돌발 변수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특구] 좌충우돌 ‘통일경제특구’…이번엔 힘 받을까
지역개발 vs 통일기반, 엇갈리는 속내 “왜”

 

(CNB저널 = 이성호 기자) 문재인 정부는 ‘통일경제특구(이하 통일특구)’ 지정·운영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휴전선 인접한 지역에 완충지대를 만들어 남북경협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현재 국회에는 통일특구 관련 6개 법안이 제출돼 있다. 

 

남북화해 모드를 타고 ‘통일경제특구’가 조성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김성원 의원 대표발의), 평화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김현미 의원 대표발의), 남북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홍철호 의원 대표발의),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에 따른 보상 및 고성통일경제특별구역의 지정·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양수 의원 대표발의),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윤후덕 의원 대표발의),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박정 의원 대표발의) 등이다.


김성원 의원(자유한국당)·김현미 의원(국토교통부장관, 더불어민주당)안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이남의 인접(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별구역’을 설치하고, 개발사업시행자 및 입주기업 등에 대해 각종 특례 등의 지원을 꾀하도록 함이 골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에 따르면 여기서 인접지역은 경기도 파주시, 연천군, 김포시와 강원도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및 인천광역시 강화군 등으로 볼 수 있다.


나머지 제정안도 대동소이한데 다만 홍철호 의원(자유한국당)안은 경기도 김포시 관할구역 및 그 인근지역, 이양수 의원(자유한국당)안은 금강산관광사업 중단으로 피해를 본 고성지역, 윤후덕 의원(더불어민주당)안은 파주시 관할 지역에 각각 통일특구를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안은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를 설치토록 명시하고 있다.


앞서 19대 국회에서도 이와 같은 통일특구 관련 법안이 다수 올라왔었다. 


하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통일특구 설치 위치, 특구에서 일할 북한 노동자 공급 가능성, 입주 기업 내 노동자의 임금 수준, 특구 내에서 적용할 법의 우선순위, 특구 지정에 따른 부작용, 여타 산업단지 등 기존 특구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文정부, 통일부 손 들어줘


특히 특구 지정권을 관할할 주무부처의 입장 차이가 극명했다. 2014년 3월 국토교통부·통일부는 법제처 주관으로 ‘정부입법정책실무협의회’를 열고 ‘특구지정권’, ‘사업시행 단계에서 개별법 적용’ 등에 대해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법안은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의 접경지역 위치도. 자료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당시 국토부는 부처별로 특구를 신설·운영하게 되면 과잉개발이 우려된다며 현 법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효율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도록 특구 지정·개발은 국토부가, 운영은 통일부가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즉, 법안에서 통일부장관이 하도록 돼 있는 특구지정 및 개발계획 확정을 국토부장관이 수행토록 해야 한다는 것.


반면 통일부는 특구지정권은 입법 목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가장 핵심적인 권한으로서 소관부처가 행사함이 타당하다는 논리였다.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나 지역개발 차원이 아니라 남북경제공동체 중심 지역 육성 및 통일기반조성 기여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기에 개발계획 수립권한 역시 통일부가 가져야한다는 의견이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통일부의 손을 들어줬다. 통일부에게 ‘통일경제특구 지정·운영’을 국정과제로 맡긴 것. 현재 통일부는 6개의 통일특구 관련법을 놓고 실무적으로 내용을 정리해 하나의 대안(병합 정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 기반 조성이라는 순수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후보지역의 부동산이 들썩거리는 등 투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력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기도 파주의 경우, 올 상반기 5.6% 땅값이 상승해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강원도 고성도 4.21%나 올랐다. 이런 가운데 이번 20대 국회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금융] 평양 다녀온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대북 금융사업 신호탄?
금융권, 대북 건설PF 놓고 숨죽인 경쟁 中

 

(CNB저널 = 손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동북아시아 6개국(남북한·중국·일본·러시아·몽골)과 미국이 참여하는 ‘철도 공동체’와 남북 접경지역 통일경제특구를 제안한 가운데,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주목된다.  


김 회장은 17~19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등과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를 찾았다. 


국제유소년축구대회는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한 4·25체육단의 공동 주최로 지난 10~18일  9일간 평양에서 열렸다. 남북한 각각 2개 팀, 유럽 2개 팀,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각각 1개 팀 등 총 8개 팀이 평양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함께 땀을 흘렸다. 


하나금융은 오랫동안 대한축구협회를 후원해왔고, 그 인연으로 후원 요청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등 임직원 10여명은 대회 후원사 자격으로 참여한 셈이다. 이들은 대회가 끝나고 하루 뒤에 남쪽으로 돌아왔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모습. 사진 = 하나금융

하나금융 관계자는 CNB에 “대북 금융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도 “이번 방북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우선 구체적인 협의보다는 축구 경기를 보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대북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가벼운 첫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KEB하나은행)은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금융지주(NH농협은행),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등 5대 금융사중 중 남북경협에 가장 적극적이다.  

 

하나금융, 단계별 대북 시나리오 마련


북미정상회담(6월12일) 직후 리서치센터에 ‘한반도 통일경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으며, 지난 7일에는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에서 ‘한반도 통일경제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 배기주 전무(IB그룹장)은 이날 포럼에서 그룹 차원의 대북 금융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자산신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대북경협 실무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것. 


배 전무는 “대북 제재가 아직 해제되지 않아서 먼저 북한에 대한 리서치와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대북 협력사업을 통해 금융 조력자(Facilitator)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토연구원은 남북경협에 122조원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국제금융기구와 국내 은행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대북 금융은 시기별로 3단계로 진행된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되기 이전인 1단계에서는 대북 7대 사업 독점권을 보유한 현대아산과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것. 공기업(한국전력·가스공사·도로공사), 주요 건설사(현대건설·대림산업) 등과 사업타당성 조사, 금융조달 자문 등을 추진한다.


중국 중앙 또는 지방정부와 공동으로 조인트벤처협약(JVA)을 체결해, 북한의 정치적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의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2단계는 북한의 비핵화와 UN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해제돼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는 시기다. 하나금융은 이 시기에 북한 인프라 전용 투자를 목적으로 국내 정책금융기관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투자자가 참여하는 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다. 


남북 경협이 고도화되는 3단계에서는 민관협력사업(Public-Private Partnership, PPP)이 증대될 전망이다. 3단계에서는 민간투자와 상업차관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시기의 대북 금융 방법으로는 △BOT(Build-Operate-Transfer) △국제금융기구와의 협력을 꼽았다. 


북한은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주가 자금을 조달해 프로젝트를 건설하고 일정기간 운영한 수익으로 운영자금과 부채 상환, 배당 등을 실시하는 BOT방식이 적당하다는 것. 운영기간이 끝나면 시설은 정부 등 관련 기관에 양도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원산-금강산 경제특구 내 풍력발전소 건설 사업에서 이미 이 방식을 제안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총 투자규모는 3250~3900만 달러였다. 원산시 중동토지종합 개발(1억9656만 달러 규모)에는 원산호텔, 금융종합청사 등의 건립을 BOT 방식으로 제안했다. 또 북한은 지난 6월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조선관광’을 새롭게 꾸미고,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3단계에서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기구가 북한 내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지린성 창춘과 쓰핑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ADB의 차관으로, 베트남은 지하철을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와 협력해 건설한 경험이 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행업 담당)은 CNB에 “국내 경제의 성장동력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은행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도 대북 금융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 건설사업이 많아질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신규 대출 등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UN과 북한의 대북 제재가 걸림돌로 꼽힌다. 남북경협이 추진된다고 해도, 과거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금강산 관광 중단 전례 등으로 볼 때 불확실성 리스크가 여전히 일정부분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제약요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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